안녕하세요.
오유 눈팅만하다가 가입하게 된 31세동정남....입니다.
진짜 31세 동정이구요.-_-
뭐 어떤 신조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구요.
제가 사는 동네도 안마의 메카 장안동인데....그렇게 되네요-_-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마법은.....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ㅜㅠ ..
뭐 하려던 이야기는 그게 아니고 어제 밤에 겪은 이야기.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종로에서 술을 마셨드랬죠.
대학 졸업...도 아니고 군대만 갔다와도 친구들 다들 뿔뿔히 흩어지고,
취업준비, 직장생활, 결혼한 친구는 마누라 눈치, 애인 있는 사람은 애인눈치도 봐야하고
전 프리하지만-_- 친구들끼리 모인다는게 나이들수록 점점 힘들어진다는거에요.
어제는 정말 시간 안맞는 친구들끼리 겨우겨우 시간을 맞춰 만난 자리라는 거에요.
나이가 들면 느끼는게 20대 초중반까지는 돈이 없으니까 맛보다는 양이 많은 곳을 선호했지만,
나이 들수록 점점 그런 양보다는 맛이나 분위기가 중요한 곳을 찾게 되는편인데
어릴 때 친구들을 만나면 왠지 지금 31살이지만 20대 초반으로 돌아간 듯이 양이 많은 그런곳을
찾게 된다는 거지요.
평소에 잘 가는 곳은 아니지만, 갈비를 넣은 김치찌개에 김치찜을 무한리필해 주는 그런 밥집에서
밥을 먹고 바로 그 옆 포장마차 같이 허름한 부침개 가게에서 소주에 부침개를 먹고 있는데
왠 여자가 술에 꼴아서는 제 옆자리에 앉더란 말이에요.
전 이 여자가 술에 취해서 미쳤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여자가 뻘건 얼굴로 제 얼굴에 손가락 삿대질을 하며 정신 놓은 듯한 미소로
"...닮았어..."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는 거에요.
저랑 제 친구들은 좀 벙져서 있으니까 그 여자가 고개 숙인채로 이야기 하더라구요.
"...닮았다구요.. 정말로...... 너... 여기 들어올때... 그 때 그 사람이 돌아온 줄 알았다구요..."
하면서 우는거에요.
이야기를 대충 들어봤는데, 그 여자가 6~7년 정도 사귄 남자가 저랑 똑같이 생겼다...
뭐 그런 이야기에요. 지금은 헤어졌지만.
그렇게 작은 몸으로 엎드려서 서럽게 우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전 그 여자한테 물어봤죠.
"...하...하하하하!!.. 저 같이 생긴사람 세상에 또 없을줄 알았는데, 많은가보네요. 저처럼 생긴사람. 그래.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어요?"
"... 좋은 사람이었죠!! 좋은사람...... 흑흑흑..."
그러고선 막 울더라구요.
전 비록 그 여자의 옛 애인은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위로가 돼 주고 싶었어요..
"다행이다. 좋은사람이라서.."
전 그 여자를 안아줬어요.
비록 엄한 남자의 품이지만, 제 안에서 그 여자가 실컷 울음으로써 그 여자의 슬픔이 좀 가신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했어요.
비록 제 셔츠나 옷에 그 여자의 눈물이 좀 뭍더라도 뭐 어때요?
제 옷보다는 한사람이 치유를 받고 마음의 상처가 아문다면 그게 더 중요한 거 아니겠요?
근데 한 5분 정도면 울음 그치고 갈줄 알았던 그 여자는 30분이 넘도록 제 품을 벗어나질 않고 계속 우는거였어요.
아마 마음의 상처가 그만큼 컸던거 같던데, 저야 그 여자가 계속 울어도 별로 상관은 없었지만, 같이 술먹으러 온 제 친구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게 저도 나중엔 좀 민망해지더라구요.
전 그 여자 머리 쓰다듬어 주면서 이젠 그만이라는 생각에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하려고 했지요.
"괜찮아... 괜찮아.. 실컷 울고나면 괜찮아질꺼야.."
그러면서 그 여자 머리를 계속 쓰다듬어 줬는데, 그 여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제 따귀를 때리는게 아니겠어요?
"어디서 처음보는 사람한테 반말이야!?"
뭐 세게 맞은게 아니라 툭 건드는 수준이라 말았는데, 아무튼 그러고는 나가버리더라구요.
ㅎ.....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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