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몇년간 아파트 요일장(알뜰장)에서 과일을 팔았습니다.(사장아니고 직원...^^ㅋㅋ)
서울 안산 시흥 평택... 멀리멀리 돌아다녔죠.
3년간 꽤 동네를 다양하게 다닌터라 절 보신분이 계실지도....?!
그닥 이렇다할 진상오브 진상은 없고.... 진상들 케이스에요 ㅋㅋ
1. 대놓고 도둑
보통 과일팔때는 시식하시게끔 다양하게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놓고, 직접 깎아드시거나 제가 깎아드리곤 합니다.
가끔 할머님들이 시식과일을 집어가시기도 합니다. (동네장사라 뭐라하지도 못합니다.)
뭐.. 과일 직접 고른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봉투 드리며 몇개 담으시면 돼요~ 했더니 자체적(?)으로 덤도 담으시는분...
사람 많을 때 오셔서 이거 담아달라 저거 담아달라 하고 물건 고르시다가 계산안하고 도망가시는분....
다양한 도둑이 많습니다 =_=ㅋ
2.덤은 내가 결정해/가격은 내가 결정해
사실 이런 케이스는 좀 흔합니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보지요.
음, 이경우도 진상이 보통 할머님인데, 할머님들은 보통 과일을 많이 사시지않습니다.
(동네마다 조금 다릅니다.)
보통 5000원에서 많아야 만원, 가끔은 천원어치만 담아달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지요 ^^
그런데... 오천원 어치 귤을 담아드렸더니 사과 하나 봉투에 넣으며 "시장이 인심이 있어야 장사가 잘되지!!!"하시곤 합니다 =_=ㅋ...
보통 마진이 20%정도 남는데... 천원 마진 남는 귤 오천원을 사시며 덤이 2000원....ㅠㅠ...
마진도 안남는다고 말해봐야 "나도 과일장사해봤어! 오천원 팔면 삼천원 남고 그러는데 이거 못줘? 젊은이가 장사를 못하네~"
이럴땐 정말 울고싶어요..
더불어 가격은 내가 결정해!!! 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만원어치 사놓고 이거 시장가면 팔천원이면 산다며 팔천원 던지고 도망가시는분들도 계셔요.
3.아래 시장가면 더 싸!
가장 이해안가는 케이스 중 하나입니다.
어째 진상썰 풀려고 보니 대부분 할머님이네요...
알뜰장 주위에 종종 시장이나 큰 마트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꼭 물건 사시면서 "이렇게 장사하지마~ 아래 시장가면 만원이면 이만한 사과 열개줘~"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시기별로 다르지만 큰놈은 여섯개~여덟개 만원 선입니다.)
그때마다 "과일이 다 똑같나요~ 생산지마다 당도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하며 넘어가는데,
가격도 맛도 거기가 더 좋고 저렴하다며 역정 아닌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_=;;
이게 그분만 계실땐 괜찮은데... 손님 많으실 때 그런 말씀하시면 상당히 곤란해집니다ㅠㅠ....
과일 집었다가 내려놓는 분들도 계시고 분위기가 약간 술렁여요....
과일들도 동네장사라 싼거보단 꽤 괜찮은 놈들로 선별해서 들고다니는터라, 동네 시장보다 품질이 월등한데....
그래도 손님인데 뭐라 말씀드리기도 그렇고... 그냥 웃으며 하하...
문제는 가실 길 안가시고 계속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요. 억울하다는 뉘앙스로...
저희도 사람인지라... 다른 손님도 받아야하고... 지쳐서 "어무이 그럼 다음엔 거기서 사셔요~ 우리 과일이 조금 비싸요~"하면
장사 이렇게 하지말라며 화내시고 가시죠...
정말 난감하고 이유를 몰긋습니다 정말 ㅠㅠ...
대충 얼추 이런케이스의 진상이 많구요...
그외에 기억나는 큰건...
4.귤 살인사건
한겨울에는 귤이 잘 상하지않지만 겨울 앞뒤로 나오는 귤들은 날이 따뜻해서 금방 상합니다.
베란다등 시원한 곳에 보관해도 한상자 기준으로 하루에 두어개씩은 상해서 솎아내야하죠.
그래서 박스단위로 사시는 분들께는 항상 보관하시며 하루에 한번은 솎아야한다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그런데 여느날과 같이 장사를 나갔는데 한 어머님께서 오시더니 화를 내시더라구요.
그래서 어떤 일이냐고 여쭈니 귤이 전부 상했다고 하시더라구요.
몇개 상했는데 '전부' 상했다고 오시는 손님이야 흔하니까....
"저희가 지금 준비중이니 한시간후에 찾아가서 환불해드릴게요~"하고 말씀 드렸더니 안된다고... 지금 나랑 가자고...
사장님께 다녀오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손님 따라서 손님 댁에 들어가고... 제 눈앞에 있는 귤 상자를 열었는데..!!!
정말 말그대로 '전부'상해서 파랗고 흰 곰팡이가 푸샤아아아 하고 퍼지는게 아니겠습니까 =_=;;;;
온전한거 하나 없이 완전 쑥대밭..... 너무 당황해서 ?????하고 있는데 상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 최근에 판 적 없는 상표인데...?
"어머니 정말 죄송한데 혹시 언제 사셨어요?"
"몰라 한 3주? 4주?? 되었을걸? 빨리 환불해줘~!!!"
"처음부터 이렇게 상했었나요?"
"내가 어떻게 알아? 저번주에 열어봤는데 이꼬라지니까 내가 온거아냐?!"
심지어 귤이 뜨뜻합니다.... 묘하게 온기도는 파란 귤들(....)
"너무 오래 내버려둬서 상한것 같은데..ㅠㅠ... 혹시 어떻게 보관하셨어요?"
"안방에 놔뒀지!"
"헉 귤은 시원한 곳에 보관하셔야...."
"몰라 환불해줘!!!!"
시간이 길어지니 사장님은 빨리 안오냐고 화내시고ㅠㅠ
어쩔 수 없이 가져왔는데 너무 물러서 귤 박스는 이미 터졌고....
장사준비가 좀 할게 많습니다.. 천막치고 과일내리고 진열하고... 그런데 장사준비도 못하고 그거 뒷처리하느라 한시간 걸렸어요 ㅠㅠ
5. 시식은 이정돈 해야지
그날은 평소와는 좀 다른 진상할머님이 오셨습니다.
과일을 사실듯 주욱 둘러보시고는 대뜸 흠을 잡기 시작하십니다.
"아저씨~ 사과 여기 흠났잖아, 이딴걸 지금 사가라고 놓은거야?"
하시며 잘 정렬해놓은 사과 바구니들을 전부 뒤적거려서 흩어놓으시더라구요.
당황해서 "어이고 어떤 사과요?"하며 가볍게 제지하며 여쭈어서 보니.... 흔히 사과에 있는 점박이....=_=;;;
이미 사과며 배며 이거저거 흠잡으시며 바구니들을 초토화 시키시는걸 겨우겨우 막았더니 하시는 말씀이...
"이딴건 팔아도 안팔려!!! 내가 가져간다!" 하시곤 대뜸 막 담기 시작하시는겁니다.
"어이고 어머님, 흠난건 흠난대로 가격 낮춰서 팔 수 있어요. 가져가시면 안되죠~"
하며 온몸으로 막으나 이미 만원어치 넘게 장바구니속으로...=_=;;;
그리고 몸돌려 가시는데 옆에서 보시던 사장님이 "아이 엄마, 그렇게 막 가져가면 안되지~ 도둑도 아니고~"라며 막으려들자,
장바구니를 내동댕이치시며 근처 다들리게 "지금 날 도둑취급하는거야?! 도둑이라고?!"하며 동네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시는 겁니다.
관리소장이며 근처 주민이며 모여들기 시작하자 "아니 못먹는 과일 있길래 두어개 들고간다니까 날 도둑년취급하잖아 저새끼가!"하며 소리소리...
졸지에 무개념 장사꾼이 되가고 이거 뭐 답도 없고...
그와중에 곁에서 장보시던 단골 어머님이 상황중재해주시고 누명 풀어주셔서 어찌저찌 끝났습니다...ㅠㅠ
내동댕이 쳐진 과일들은 다 깨져서 팔지도 못하고... 당황스럽고 황당해서 허허...하고 사장님하고 떨떠름하게 있었죠.
그와중에 할머님은 "봐봐 이거 다 깨져서 먹지도 못하고!! 나 간다!"하고는 쌩......
6. 이건 계산한거야!
여느날과 같이 장사를 하는데 계산안하시고 홀랑 가시는 할머님을 봤습니다.
어어...저..저저!!! 하는데 손님도 많고 이미 줄행랑....
하... 사장님한테 죽었다 ㅠㅠ.....하면서 손님들 다 받고 한숨 돌리려니 옆가게 야채 사장님이 오시드라구요.
"야 서현아 이 할머니 계산했어? 한번 봐봐."
오잉 아까 그 할머니가 궁시렁거리시며 야채천막에서 야채사장님과 대치중이십니다 =_=ㅋ...
알고보니 야채 골라놓고 튀다가 직원한테 걸리심... (야채가게는 손이 많이가서 직원이 많음)
제가 다가가자 "과일은 계산했어!!! 이거봐봐 사과하고 단감하고...!!"
계산 하셨을리가요..ㅋㅋ...
"얼마어치 사셨는데요?"
"사과 오천원하고 단감 오천원 샀잖아! 왜 젊은놈이 기억을 못해?!"
그럴리가요... 딱 보니 사과 만원어치 단감 만원어치더라구요.
가격 말씀드리고 계산 안하셨다고 하니 "사람이 나이들면 계산 잊을 수도 있지...!"하며 역정내시고 내려놓으시드라구요.
고래고래 소리지르시니 사람들은 모이고... 옆가게 건어물 사장님이 어슬렁 오시니까
품에 뻥튀기를 안으시며 "아저씨, 나 이거 계산했어!!!! 이건 진짜 했어!" 하고 사라지시더라구요 =_=ㅋㅋ...
뒷이야기...뻥튀기.... 2000원 어치는 계산하셨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 썰이 워낙 강력해서 별 쓸게 없네요 ㅎㅋㅋㅋㅋㅋ...
진상분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해서.... 콕 집기가 힘들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