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사는 나는 군입대 2주를 앞두고 어디론가 대전으로 친구와 오토바이&스쿠터를 타고 여행하기로 계획했다.
수요일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소식을 듣고 대전 날씨를 보니 영상 4도였다.
우리는 목요일 아침일찍 출발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말처럼 아침일찍 만날 수 없었는데 친구가 늦잠을 자버렷기 때문이다
결국 10시에 서울에서 출발하였다
과천 - 안양 - 평택 - 아산 - 세종 - 대전 루트로 2시반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39번국도와 1번국도를 주로 이용하며 종종 쉬었다)
대전하면 떠오르는게 카이스트 이기 때문에 카이스트 학식을 먹으며
기념 사진도 몇 장 촬영했다
시간을 보니 오후 4시였다
대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충북 영동군 49번 국도를 사전에 인터넷으로 조사한 적이 있었다
따라서 친구에게 가보자고 제안을 했다
우리는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한거라 친구가 탐탁치 않아햇지만
입대 2주를 앞둔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지도상으로 축소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느낌상으로 이쯤 왔을 때 네비가 알려줘야하는데 네비가 조용한 것이다
갓길로 정차해서 네비(스마트폰)을 보니 배터리가 없어서 꺼졌엇다
결국 우리는 5km정도 다시 되돌아가 581 번이라는 지방도를 타게되었다
해가 뉘엿뉘엿지고 잇을 무렵 말 그대로 산길이였다
오토바이로 시속 30km이상 내면 코너를 못도는 수준이였다
마침 마티즈 한대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며 올가가길래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깐 운전 엄청 잘하는거 같앗다 우리나라의타쿠미일수도...)
나는 나름 아웃인아웃 공식을 이용해 코너를 돌며 마티즈를 따라잡으려다 마주오는 트럭에 치일뻔 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 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안키고 다녀서 인지를 못했었다)
그렇게 꼬불꼬불한 도로를 달려 49번 지방도 분기점에 도착햇을 무렵...
해는 다 져버렷다...저녁 6시인것이다...
친구는 무주로 해서 그냥 집가자고 했다
나는 여기까지 왔는데 꼬불꼬불하기로 유명한 49번 지방도 타봐야하지 않겟냐고 말했다
결국 친구가 또 내 손을 들어주었다
올라가는 내내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부분을 제외한 곳 빼고는 아무것도 안보였다
그나마 둘이서 상향등을 다 키니 달릴 수 있는 시야는 확보 되었지만 어둡고 추운 분위기 때문인가 으스스했다
한 2~3km 달렷을까...말로만 듣던 헤어핀이 나타나기 시작햇다
코너에는 모래와 눈이 녹아 흐르는 물로 젖어 있어서 정말 조심히 돌았다
여기서도 아웃인 아웃 공식을 썻지만 속도는 여전히 20~30km/h 속도로 달렷다
우리는 반고리관으로 부터 느껴지는 평형감각을 최대한 이용해 코너를 돌며 마침내 도마령이라는 곳까지 올라갔다
허나 저녁 7시...
아무것도 안보였다...
산과 하늘이 구분이 안될정도로 어두웠다...
가만히 오토바이를 냅두자니 기름 떨어지는게 아까워서 시동을 끄니까
친구도 바로 앞에 있는 얼굴도 안보였다...
으스스한 이 산으로 부터 빨리 내려가자고 얘기했고 오토바이 상향등 두개 켜놓고 사진 딱 1장만 찍고 내려갔다
올라갈때는 서남쪽 내려갈 때는 동북쪽으로 가느라 햇빛이 안비춰져서 그런지
내려가는데 산비탈에 잇는 눈들이 무너져 내려 도로에 눈들이 쫘악 깔려있었다
소위 말하는 블랙 아이스인것이다
나는 브레이크를 잡는 순간 핸들과 뒷바퀴가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브레이크를 떼고 바로 옆에 잇는 눈덩이에 스쿠터를 파묻어버려서 넘어지지도 않고 가까스로 멈췃다 (엔진 브레이크가 없으므로)
뒤따라 오던 친구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야 엔진브레이크! 엔진브레이크!\"
그러자 재빨리 저단변속을 하며 눈없는 부근에서 정지를 했다
우리는 이 때부터 느낌이 안좋았던 것이다
매 코너마다 이런고생을 하며 산에서 내려오는데 1시간 가량 걸렷다
이제 시골길이 나오는데 밤이라 시야확보가 안되 시속 60키로로 달렷다
게다가 기름도 없다고 E가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나름 공인연비 리터당 62km를 갈 수 잇는 스쿠터라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최대한 정속주행을 하며 달렸다
면사무소와 주유소가 보였다
리터당 2040원이였지만 그냥 가득 주유했다
나는 친구에게 대전을 거쳐 1번국도 따라 그냥 쭉 가자라고 말했지만
(폰이 꺼져서 네비가 없는 난 내가 아는 길로 가는게 최선이였다)
친구는 네이버 지도를 검색하며 보은읍 - 청주공항 쪽으로 해서 안성쪽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며 여길로 가자는 것이다...
솔직히 내 의견보다는 네이버 지도가 더 신뢰가 갓으므로
그러자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고생의 시초였다...밤 8시인데 길은 하나도 안보이고 속도도 못내며
10시간 가까이 겨울바람을 쐬며 달렷기 때문에 추웠다
내 친구는 길치 정도 수준이고, 나는 나름 길에 밝다고 생각해서
내가 앞장섯지만 하나도 안보이는 길에선 속수무책이였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이정표를 보며 감을 잡아가며 달리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국도는 길 잘못들면 뺑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길을 잘타야 했는데
첫번째는 황간쪽으로 가야햇지만 영동군청으로 가버렸다
약 20키로 가까이 돌아간 것이다
19번 국도를 타고 보은읍까지 아무것도 안보이는 밤길을 차보다 밝기가 약한 오토바이 헤드라이트 불빛을 믿고 시속 70~100키로로 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 같앗지만 빨리 이 시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일념하나로
내가 예측할 수 있는 거리까지 시야가 안나오는데도 달렸다
한 2시간 가까이 달렸을까...
마치 환각같은게 보이기 시작했다 길이 직진인줄 알앗는데 코너이고 길이 막다른 길 같은데 코너가 나오고
이상태로는 너무 위험한거 같아
잠시 정차해서 친구에게 청주로 가서 자고 날 밝으면 출발하자고 말햇다
친구도 어둠과 추위로부터 많이 지쳣나보다 내 의견에 동의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청주 방향으로 향했다..
5분정도 달리다 신호에 걸려서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봤는데 친구가 안보였다...
갑자기 깜깜했다
\'내 친구 길치인데...게다가 난 핸드폰도 꺼졌는데....\'
갑자기 지나가는 경찰차가 보이길래 뒤따라가며 빵빵거리며 멈춰달라고 햇지만
경찰차는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하는 수 없이 유턴해서 친구랑 잠시 정차햇던 곳으로 가보기로햇다
아니나 다를까...잠시 정차한 곳에 친구가 있었다
친구가 혼자 남겨지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며 오토바이에서 내린채 앉아서 폰으로 지도 보고 잇는것이엿다...
정차한 위치가 미원면 삼거리라는 곳이다
말그대로 삼거리다
자기가 잠시 폰보는 사이 내가 사라져서 이 두갈래길 중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햇다는 것이다
아무튼 친구를 데리고 청주에 밤11시에 도착했다...
밥을 먹고 찜질방에 들어가서 쉬니깐 정신이 어느정도 돌아오고
우리가 왔던 길을 되짚어봤다
영동군부터 청주까지 오는데 무려 4시간정도 걸렷다는 말인데
청주는 대전 바로 위에 잇는 도시인것이다 ㅡ_ㅡ;;
얼마나 길이 꼬불꼬불하고 돌아왓는지 이제 실감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밥 먹자마자
더 빠른 길이 존재하긴 햇지만 나는 내가 아는 길로 가기 위해 청주에서 그냥 세종시로 간 다음
1번국도 타고 서울까지 쭉 올라가는 걸 선택햇다
1번국도가 국도 치고 3~4차선이고 도로도 포장이 잘되어잇어서
125cc로 시속 110키로(최고속도)로 질주해댔다
천안 - 평택 - 오산 - 수원을 3시간만에 왔다
수원에서 1번국도 타고 가다가
이정표에 [과천]이라고 적혀 있는 길이 잇길래
\'어? 새로난 길인가?\'하고 고가도로로 진입햇다가
과천 의왕간 고속도로 ㅡ_ㅡ;;
(방금 로드뷰로 봣는데 자동차 전용도로 또는 고속도로라는 확실히 표지판이 없음)
우리는 여기서 20분동안 그냥 고속도로 타느니 마느니 얘기햇다...
왜냐면 난 번호판이 있어서 과태료 물어봣자 30만원밖에 안나오는데
내친구는 번호판을 안달고 있어서 벌금 100만원 가까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순찰대를 불러서 에스코트를 바랄 수도 없는 일...
인근 휴게소 주유소에 가서 길 잘못들었는데 어떻게 나가냐고 물어봤더니
휴게소 뒷편으로 샛길이 있었다...물론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조심히 인도를 오토바이타고 몰고 내려가 다시 1번국도로 합류해 과천까지 빠르게 갔다
길을 좀 잘못들긴 햇는데
타보니 생각보다 빠른 길이 나왓다
그것은 우면산터널로 가는 길
민자도로로 알려져있어서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가 걱정햇지만
여기는 순찰대 같은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진입햇다
(이제 알앗지만 우면산 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니라고 한다)
톨게이트가 잇으면 뭐하리 오토바이인데
그냥 슝 하고 가버렷다
차들이 별로 없는 우면산 터널을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
이 때 시간 정오
서초역에서 많은 차들로 인해 서로가 안보여 엇갈려버렷다...
나는 혹시 친구가 사고난거 아닌가 하고 되돌아 갓다...
하지만 사고난 상황은 어디에도 없엇다
근처 편의점에서 1000원 주고 핸드폰 충전해서 전화를 걸엇다
친구는 내가 저 멀리 가버린줄알고 따라가려고 칼치기하며 앞으로 갓다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서로의 집으로 갓고
난 집에 도착하자마자 뻗어서 잠잣지만
그친구는 2시에 알바를 갓다
첫번째 사진 49번 지방도를 가기 위해 지나가는 581번 지방도
두번째 사진 49번 지방도 최고의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