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 - 와이구야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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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너나 죽어 이 할망구야."
한 노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경멸하며, 미워했다. 항상 서로에게 죽어라는 말만을 되풀이하며, 저주
를 퍼부어대고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그들은 심히 정
상이였다. 항상 마음속에서만 품어왔던 '죽어'라는 단어를 점점 나이가 들어가자, 이제는 입밖으로 내뱉는
그들이였다. 그렇게 몇년에 세월이 흘러가고있었다. 어느덧 노부부의 몸전체에는 검버섯들이 듬성듬성 자라
있었다. 머리는 이미 새하얗게 변해버렸고, 치아들은 몽땅 빠져 틀니로만 근근이 음식물을 씹어대었다. 그
렇게 늙어갈수록 그들은 더욱더 심하게 저주를 퍼부었다.
"이놈의 할방구야, 쳐죽어라고."
"난 절대 안죽어, 너나 빨리 죽어버려 이 못된 할망구야."
그들은 어느덧 마을에서 최장수의 노부부가 되었고, 결코 숨을 거두지않았다. 하지만 이미 많이 늙어버린
그들은 병상에 누워버릴수밖에 없었다. 서로 나란히 누워 링거를 팔에 꼽고있다. 이미 정상이 아닌 그들이
였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견뎌내었다.
어느날 할아버지가 심한 발작증세를 보였다. 온몸을 부르르 떨며 눈알에선 동공을 찾아볼수가없었다. 입에
선 거품을 뿜어대고있었으며, 몸에있는 모든 구멍에선 액체들이 흘러내리고있었다. 그렇게 할아버지가 힘들
어하고 있을무렵, 옆에있던 할머니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드디어 자신이 퍼붓던 저주가 이루어질려
고 하는것이다. 할머니는 마음속으로 만세 삼창을 외치며, 너무나도 기뻐하였다.
하지만, 할머니에 뜻대로 할아버지는 죽지않으셨다. 죽음의 고통을 견뎌낸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비웃듯이
미소를 짓는다. 그런 할아버지가 할머니는 얄밉기만하였다. 이제서야 드디어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질뻔하였
는데 말이다.
"왜 살아나고 지랄인겨? 그냥 쳐 죽어버리지."
"하하하, 내가 먼저 죽을꺼같아? 난 절대 너보다 먼저 안죽어 이 할망구야."
그렇게 또다시 세월이 흘러만갔다. 그러던중, 이번에는 할머니의 발작증세가 시작되고있었다.
"으으으으으으!!"
"그래! 빨리 죽어버려!"
할머니는 미친듯이 몸을 떨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지도않고, 오히
려 기뻐하며 지켜보고만 있었다. 문이 벌컥 열리며 놀란 눈을 치켜뜬 간호사가 달려왔다. 곧이어 의사도 오
며, 할머니의 상태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는지, 더이상 할머니의 움직임은 없었다.
그렇게 할머니는 죽어버렸다. 상이 치뤄지고 있을무렵, 할아버지는 아픈몸을 이끌며 그곳에 도착하였다. 얄
밉도록 환하게 웃고있는 할머니의 사진이 자신을 반기고있었다. 그런 할머니의 사진앞에 무릎은 꿇은채 할
아버지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눈에서는 투명한 눈물방울이 떨어지고있었다.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에 모
든 사람들은 이상하다는듯이 쳐다보았다. 그렇게 경멸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울고있는 할아버지가 도
통 이해가 되질않았다.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던 할아버지는 고개를 들어 다시한번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바
라보았다.
"그래.. 잘죽었어.. 이 못된 할망구야.."
할아버지는 고통스러운듯 가슴팍을 손으로 꼬집고있었다.
"이런 고통스러움은.. 바로 내가 겪어야만 하는거야.. 어디서 감히.. 지가 겪을려고해? 못된 할망구 같으니라고..콜록 콜록!"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갈색 마룻바닥에 시뻘건 피를 토하던 할아버지를 다들 걱정스러운듯 바라보았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괜찮다
라는 표시를 취하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난.. 이제 편히 갈수있어.. 지금 내가 죽어도.. 슬퍼할 당신은 이미 이세상에 없으니 말이야.. 저 높은 곳에있는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구.. 하하하..."
- 풀썩
"할아버지!!!!!!!!!!!"
말을 끝마친 할아버지는 힘없이 앞으로 쓰러지셨다. 그리고는 영영 일어나시지 않았다.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난 노부부는, 이제는 서로에게 저주를 퍼붓지않고 행복하게 살아갈수있었다
동성고 3학년7반 24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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