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월 전
종로 모 처에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길을 가고 있을때였다
길거리에서 진보신당 청년 당원들로 보이는 몇몇이 전단지를 나누어주며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더라
궁금해서 걸음을 멈추고 들어보니 대기업의 금융장악을 저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더라
서명을 받길래 서명을 하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 시선이 차갑더라 누가봐도 평범한 서민들
지나가면서 한두마디씩 던지는 말이 먹고 살기도 힘든데 세상 씨끄럽게 어쩌구..........
작년 연말 그러니까 불과 며칠전
대학 동창놈을 만나서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결혼한지 이미 5년된 쌍둥이 딸을 둔 아버지 제수씨는 공기업에 다니고 자신은 대형 은행에
다니는 한마디로 월급쟁이들 중에는 선택받은 놈이다
나는 요즘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방송통신법이라던가 인터넷 언론 장악 음모에 대하여 열심히
비판을 했는데 친구녀석 듣기 싫다는 투로 내말을 잘라 버린다......
"너는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 너 정도면 사는데 아무 불편 없잖아? 부모님 정정 하시겠다 두분 모두 노후 걱정 없으시겠다 누나는 공무원에 매형은 대기업직원 너는 지금까지 벌어논거만 해도 잘만 관리하면 평생 걱정 없지않냐? 집 있겠다 차 있겠다 좋은 여자 만나서 장가나 빨리 가 임마 내가 소개시켜준 그 아가씨는
왜 안 만나냐? 그만하면 좋은 조건인데"
그러고는 이 녀석이 하는 말은 자신의 걱정거리......요즘은 조기교육 일찍 시켜야 한다는데 원어민 선생들 있는 유치원에 보내려면 얼마가 들고......그러고는 마지막에 으레 나오는 집값좀 오르면 좋겠다는말
친구야 그런데 그건 아냐?
니가 다니는 은행도 지금 내부에 고름이 썩어 문드러지게 차 있다는걸 아무리 충고해줘도 넌 인정안하려고 하더라........아 그리고 너 지지난달에 나한테 문자 보낸거에 강만수 또라이같은놈이라고 한 말 있지?
앞으로 그런 문자 보내지 마라 잡혀간다
참고로 이놈이 소개시켜준 여자 제수씨 회사 후배.......만난지 10분만에 나보고 아파트 몇평짜리냐고 묻더라 한번만 더 이런 여자 만나라고 하면 죽는다
그리고 오늘
근레에 자주 가는 돈까스 집이 있다
수준이야 동네 분식집 수준이지만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워낙 열심히 장사를 하는데다 돈까스 집 답지 않게 11시 넘어서도 영업을 하는지라 가끔 들려 하나식 포장해서 소로의 외로운 식사를 달래는곳
오늘도 11시 즈음 돈까스 하나 포장 하려고 일 마치고 들렸다
때마침 나오는 방송에는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 점거와 경찰 대치 관련 소식들
부부가 입이라도 맞춘양 욕을 한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엠본부 파업관련 이슈들...역시나 빠지지 않는 귀족 노조 타령에 배때기 부른 것들 우리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어쩌구
뭐라 한마디 할려다가 그냥 체념해 버렸다
무지는 죄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무지가 탐욕으로 인해 기인한 것이라면 그것은 죄다
우리 사회를 병들이고 있는 근본원인 그것은 상식도 무력화 시키는 탐욕이 원인 아닐까?
뭔 짓을 해도 좋으니 내가 살고 있는 집값만 올려라 내 자식 과외 시켜서 좋은 대학만 보내면 된다
집값 떨어지니 임대 아파트 애들은 우리 아파트 앞마당도 지나지 마라 임대 아파트 애들 수준 떨어진다
같은 학교 못다니겠으니 학교 배정 다시해라
이것이 바로 당신들이 우리가 선량 하다고 믿는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본질이다
복지고 나발이고 세금 더 내기 싫다 강바닥을 파헤치건 터트리건 운하 지나가면 내 땅값 오르겠지
노가다 자리라도 하나 더 생기겠지 일시적으로라도 경기 활성되면 장사라도 좀 되겠지
아래 위 할것없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사고의 본질이 이런것이 현실 아닌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있을수 없는 정권이 들어서고 만행이 판을 쳐도 대다수가 침묵하는건
그들의 무지라고 말하는 본질이 실은 탐욕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탐욕으로 가득찬 눈으로 보니 문제의 본질이 보이겠는가?
언젠가 마음 맞는 선배 한명에게 이런 속내를 한탄하듯 털어놓았더니
그 선배가 이런 말을 하더라
"마약 중독자라고 마약이 나쁘다는걸 모를것 같냐? 하지만 마약이 주는 쾌락에 대한 욕심은 그런 사실 마저 보지 못하게 만드는것 뿐이다 허나 그 뒤에는 마약중독자로 비참하게 죽던지 아니면 그 마약을 끊기 위해 쾌락의 몇배나 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만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나와는 거리가 먼 현실이라며 자신의 탐욕에만 집착하는 이들 혹은 괴로운 현실을 피해보고자
더더욱 작은 탐욕에 집착하며 현실을 보기를 포기하는 이들....지금은 탐욕이라는 이름의 마약으로
잠시잠깐 현실을 피해 갈수 있을지 모르나 그 뒤에는 돌이킬수 없는 더 큰 고통이 있다는걸 언제쯤에야
깨닫게 될까?
개구리를 찬물에 담가두고 서서히 끓이면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는다던데 과연 죽으면서도 왜 죽는지도 모르게 죽게될까? 아니면 늦게라도 깨닫고 비참하게 바닥을 기게 될지언정 마지막 희망이라도 잡게 될까?
하지만 말이다 이제는 시간이 정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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