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제가 사는 동네 다음 카페 중거거래 게시판에 사용하지 않은 신품 부르스타 -_-를 1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고 문자메세지로 거래가 성사되어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에 직거래했습니다.
판매글에는 당연히 사진 올렸었구요.
구매자가 사는 동네는 제가 작년까지 살던 동네였고 지금 사는 집으로부터는 차로 10~15분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제가 판매글에 원하면 갖다 주겠다고도 했고, 구매자도 그리해달라고 해서 갖다드렸지요.
비가 약간 부슬부슬 오던 날이었을겁니다.
구매자 집 앞에 도착했더니, 구매자의 자녀일것으로 추정되는 초6~중1 정도로 보이는 학생이 내려왔더군요.
물건 확인 안해보셔도 되겠느냐 했더니 괜찮다며 만원을 주길래 받아들고 집에 왔습니다.
조금전 구매자와 아래와 같은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곧이어 구매자가 전화가 오네요. 필자는 지금 사무실에서 근무중입니다.
대화 내용(구매자를 구로 표현)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화는 반말은 아니었습니다만 편의상 반말로 표현합니다.
구: 문자 내용이 불쾌하다. 누가 환불받자고 문자 보낸줄 아느냐?
나: 나로서는 문자 받고서 구매한 물건이 이상이 있으니 환불을 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구: 내가 보낸 문자에 무슨 환불 얘기가 있었냐? 미안하게 됐다, 다치신덴 없느냐 정도의 얘기가 먼저 나와줘야 하는거 아니냐?
나: 문자에도 썼다시피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내가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구: 그럼 난 누구한테 사과를 받아야 하느냐? 하마터면 사고가 나서 큰일날뻔 했다지 않았냐?
나: 누구한테 사과받아야 할지는 난 모르지만 왜 내가 사과를 해야하냐? 내가 뭘 잘못했길래?
구: 그럼 난 뭘 잘못했냐?
비슷한 내용의 대화가 반복되고, 구매자가 흥분해서 거침없이 쏟아내길래 대화가 안된다 싶어서 전화 끊었습니다.
잠시 뒤 전화 또 오네요.
구: 전화 일부러 끊은것이냐? 돈 달란 소리 안할테니 이 부르스타 가지고 가라.
나: 그걸 내가 왜 가지고 가냐? 쓰기 싫음 버려라.
구: 버리느데도 돈 든다. 사과 한마디 하는게 그리 힘드냐? 내가 그깟돈 만원때문에 환불받고자 이러는거 아니다. 난 사과가 듣고 싶었을 뿐이다.
나: 아니, 그러니까 그 사과를 왜 내가 해야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구: 그럼 난 어디서 사과를 받느냐?
나: @.@ ... 거래가 이뤄진지 꽤 여러날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줄 알고 내가 사과를 해야 하냐? 난 분명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제품 판매했다.
구: 지금 내가 그 사이에 물건 고장내놓고 이제와서 환불받고 싶어서 이런다고 생각하는거냐?
나: 그렇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내가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하는거다.
구: 그렇게 중고거래 하지 마라. 큰 사고 날뻔했다고도 했으면 일단 미안하다 사과부터 하는게 당연한거다. 난 그말이 듣고 싶었을 뿐이다.
나: 아이고, 그러시냐? 미안하게 됐다, 죄송하다, 앞으로 다신 안 그러겠다.
구: 뚝.
담담하게 대화내용 썼지만, 실제 톤이나 말하는 속도는 전혀 담담하지 않았고 매우 흥분이 되어있었습니다.
저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고, 예의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전 제가 뭘 잘못했는지 아직 모르겠어요.
그까짓 만원이나 영혼없는 말 뿐일지언정 사과 하는게 어려운게 아니라, 정말 모르겠어요.
구매자에게 이 정황을 어디에 올려보고 내가 뭘 잘못했는지 물어보겠다 했더니 그러라네요.
댓글 달아주시면 내용보고 제가 잘못했으면 다시 전화걸어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겠고,
반대로 제 의견에 동조하는 분들이 많으시면 캡쳐본 보내주려 합니다.
중고 물품 팔아놓고, 저런 문자 받으면 문자에 "환불"이 언급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매자는 환불을 먼저 떠올리는게 당연하지 않나요?
일하다 말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그걸 또 주저리주저리 여기에 올리고 있는 저도 참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