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불어닥친 트럼패닉(Trumpanicㆍ트럼프+패닉)이 ‘일일천하’로 끝나자 엉터리 분석을 내놓은 증권사들에 대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성토가 빗발쳤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급 후폭풍이 올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에 주식을 투매하다시피 내다팔았는데 예상과 달리 하루 만에 반등하자 ‘멘붕’에 빠져버린 것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 9일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개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6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가 약 90%를 차지하는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이는 와중에도 1289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장중 2010선에서 1930선으로, 코스닥도 620선에서 580선까지 내려앉았다. ‘트럼프 공포’가 증시를 뒤흔든 것이다.
경악한 증권가는 지난 이틀간 증시의 향후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보고서를 쏟아냈다.
A 증권사는 트럼프의 당선에 따른 충격으로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188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 증권사는 연말까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인내심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움직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생할 경우 증시가 상당 기간 공황 상태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탓이다.
하지만 ‘공포’는 단 하루 만에 ‘허탈감’으로 변했다.
트럼패닉으로 주가가 45포인트(-2.25%) 폭락한 바로 다음날인 10일 코스피는 44.22포인트(2.26%) 급반등한 2002.60p로 마감해 대통령 선거일 이전(2003.38p)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여지없이 뒷북 리포트가 출몰했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애초부터 펀더멘털(기초 여건)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온라인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글이 홍수를 이뤘다.
한 개인투자자는 “트럼프가 이기면 세상이 끝날 것처럼 얘기하더니, 이제 와서 트럼프 리스크는 별것 아니었다고 말하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며 “하루 만에 바뀌는 게 전략이라면 믿고 투자할 게 없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브렉시트는 미풍에 불과하고, 트럼프 태풍은 피해가 커서 1900선도 위험하다더니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며 “그저 내일을 보는 눈이 없었다고 말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증권가의 예측 실패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질병인 ‘아니면 말고 식’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6월 말에도 증권가는 브렉시트 투표 직전까지 브리메인(Brimainㆍ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외쳤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증시가 폭락하자 혼비백산했다. 혼란은 고스란히 투자자의 손해로 이어졌다.
증권사도 할 말은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통계 등을 바탕으로 전망을 내놓는 증권사로서는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리포트를 작성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우세를 점치기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하루 만에 회복될 거라고는 증권사도 예상치 못했는데, 정보 대부분을 리포트 등에 의존하는 개인투자자는 오죽하겠냐”며 “시장의 변화는 애초부터 단언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투자자도 긴 안목에서 펀더멘털 중심의 투자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s 오유를보다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주식글이 올라오면서 몇억벌었네 집샀네 주식이 좋네마네 애먼 오유인들을 재앙으로 끌어들이는 몇몇 존재가 보입니다. 주식의 재앙에뛰어드는 불나방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