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해외여행은 네번 해봤습니다.
첫번째 - 미얀마,태국 두번쨰 - 인도네시아(베트남 스탑오버, 자바섬만 다녀옴) 세번째 - 멕시코,쿠바, 과테말라, 네번째- 터키
집이 잘사는 편도 아니고, 못사는 축에 가까운데다 본인의 진로며 인생마저 잘 안풀리고 변화와 굴곡이 많은 삶을 살고있는데,
여러모로 인생이 안정적이지 못한만큼 여행할 시간이 갑작스레 나오는 경우가 있구요
이 때 어차피 여행을 다녀와도 그지, 안다녀와도 그지니까 여행 다녀온 그지가 되겠다 라는 마인드로 여행갑니다 -_-;;
어쨌건 이 네번의 해외여행 모두 예전부터 가보고싶은 곳을 철저한 준비와 함께 떠난 것이 아니라
멘탈이 가루가 된 상태에서 그때 그때 결정해서 간 무계획의 여행이었는데요,
그냥 이렇게 다소 한심하고 자유로운 여행 방식에 대해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
--------------------------------------------------------------------------------------------------
1. 여행지 고르기
스카이 스캐너에서 기간 지정한다음에 모든 곳으로 검색을 한번 돌려봐서 이 중 해당 기간의 항공료 가성비가 괜찮은 곳 중에서 고름
2. 준비
짐은 세상에서 짐 무거운게 제일 싫어서, 큰 책가방에 들어가는 최소한으로 꾸림. 옷같은 건 현지조달...
그리고 딱 세가지를 준비하는데,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방법 알아놓고,
호스텔 월드 닷컴이나 부킹닷컴에서 사람들 많이 가고 평가가 좋은 호스텔을 하나 골라 예약해놓고,
도착 도시에 대한 트립어드바이저 데이터 받아놓음. 가이드북은 무거워서 안가져감.
3. 공항에서 내리면
대중교통이 있으면 대중교통을 탐.
대중교통과 연결된 공항들은 대부분 니가 어디서 그걸 타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표시해놨으니 따라감.
그리고 표를 사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본 뒤 따라서 표를 삼. '
단번에 표사는 방법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멍청한 외국인이 표사려고 애를 쓰고 있으면 누군가 도와줌.
대중교통이 없으면 택시를 타야 할 수 밖에 없는데,
택시를 타기 전 일단 유니폼 입은 공항 사람들한테 택시비 얼마 내면 되냐고 물어보고 흥정함.
호스텔 가는 길에 편의점, 대형슈퍼 등이 있으면 반드시 들러서 물가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파악함.
4. 호스텔에 도착하면
사람이 많은 호스텔로 고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
호스텔 거실에 앉아서 만나는 여행자들하고 인사하면서 해당 도시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어디어디가 괜찮은지 파악함.
호스텔 자체 또한 지도 등 여행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십분 활용함.
다음에 어디 갈까 하는 것도, 처음 도착한 도시에서 뒹굴거리면서 고민해봄.
5. 시내관광
오늘 가고싶은 곳 한두개 찍어놓고 일단 밖에 나감.
택시는 거의 안탐.
보통 사람 새끼면 레일 위를 달리는 대중교통은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거고,
버스 같은 난이도 있는건 현지인들한테 물어봐서 타고, 물어봐서 내리면 됨.
대낮에 대중교통을 잘못 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음.
(쿠바에서는 딴데 가려고 현지인 버스를 탔는데, 예상에 없던 해변가에 내리게 되어
물놀이 하는 현지인 가족한테 붙들려 같이 물놀이하다 옴 -_-)
내리라는 곳에 내리고 나서도 길치라서 지도 볼 줄 모름.
일단 헤매보고 막히면 현지인들한테 물어봄.
애초에 목적지에 빨리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하고 가다가 신기한거 있으면 구경하고 호기심 많은 현지인들이 있으면 같이 놀아줌.
(그 장소에서 같이 놀아주는거지 어디가자 밥먹자 하는데를 따라가지는 않음)
보통 사람들의 관광실적과 속도보다 한 2~30배 느린 것 같음.
6. 밥
원래 스트레스로 인한 알코올의존과 식탐이 있는데,
해외 나가면 마음이 편해져선지 식욕이 좀 사라지는 경향이 있음.
따로 맛집같은건 알아보지 않음. 그냥 끌리는데 가서 끌리는거 먹는데, 주로 로컬시장 옆에 딸린 로컬식당에서 먹는 걸 좋아함
(가성비 제일 좋은...)
7. 특이사항
본래 악세사리를 만드는 취미가 있고, 동대문 남대문시장에 익숙함.
해외 나가서도, 동대문/남대문시장에 상응하는 곳을 찾아서 들러봄.
그런 시장이 어디있는지는,
관광지를 다니다 보면 손으로 악세사리 만드는 미대생 삘 나는 애들이 있는데 얘들하고 친해져서 물어보면 알고있음.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실 재료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라 우리나라와 그 품목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았음.
태국하고 멕시코 시장은 조금 더 독특하고 어느정도 볼만한데 여기도 중국산의 비중이 압도적임.
아울러 내 여비에 땡전한푼 보태준 바 없으면서, 돌아오고나면 은근슬쩍 뭔가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뿌릴 선물은
대체로 여기에서 10~20개씩 포장된 번들로 구입함.
도매시장에선 나같은 외국인이야 소 닭 보듯이 하므로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음.
그리고 여기서 일하는 상인들이 보이는 관심 같은건 기념품점에서 일하는 상인들이 보이는 관심과는 달리
순수한 호기심이거나 심심해서거나 호의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서, 한동안 어울려 노는 경우도 제법 있었음
쓰고보니 뭔가 되게 한심한 여행패턴같기도 하고...
다녀온 곳들이 거의 다 개도국인데, 개도국 한달만 가보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오세훈의 말은 이해되지 않음.
아 또 여행가고싶어지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