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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22009
    작성자 : 쿨가이0218
    추천 : 4
    조회수 : 1116
    IP : 211.36.***.27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12/27 22:46:18
    http://todayhumor.com/?movie_22009 모바일
    변호인을보고... 독백...
    드디어... 변호인을 관람했다....
     
    흠....  점심때 내방역에서 미팅이 있어서 어제 미팅장소에서 가까운 근처 친구집에서 자고....
     
    이놈도 재택근무 중이라 같이 조조로 변호인 보기로 했다...
     
    평일조조인데 만석...?? 응??  머지?  관람방해공작이 만연했던 터라 불안했었는데 다행이었음...
     
    방해공작이라는 것이, 영화상영에 불만을품은 정상적이지 않은 몇몇 집단에서 표를 모조리 예매한뒤
     
    상영 바로직전에 취소하여 관람테러 중인 사건이다.
     
    암튼 어제 예매할때 앞자리 몇개 남은지라 은근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다.
     
     
    대략 어떤 내용인지는 다들 알겠지만.... 정치적인 얘기는 하지 않기로 하겠다.
     
    아는 사람은 알것이고 알아도 외면하는 사람은 외면할 것이기 때문에...

    내주변엔 참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논란거리는 만들고 싶지 않다.
     
     
    다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이 멎어야만 했다...
     
    그리고 멎었던 숨이 한숨으로 간간히 뿜어져 나오고....
     
    옆사람에게 폐가 되지 않았는지 눈치도 보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니 움직이지 못했다.
     
    중간중간 눈시울이 붉어질 때 억지로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나올까봐 힘을 주었던 지라...
     
    눈이 많이도 충혈 되어 있었을 것이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았겠지만 옆에 앉은 친구놈에게 들킬까봐 한없이 스크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마도 친구역시 나와 같았나보다... 움직이질 않는다....
     
     
    중학생정도 되는 아이들도 많이 와서 관람을 했다...
     
    영화시작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아이들...
     
    난 그 애들이 영화보는 내내 신경쓰일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약간 체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가지고 있던 하나의 선입견일 뿐이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3분도 되지않아서 영화관은 조용한 침묵에 쌓였다...
     
    깜짝 놀랄 정도로... 아이들은 집중해서 관람을 했다.
     
    다만 영화가 끝나고 다시 웅성웅성 대는 아이들...
     
    저 아이들은 지금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을까? 아니다...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 그저 그렇게 대견하게 관람해준 모습만으로도 너무너무 기특하다...
     
    오늘의 이 느낌을 마음 속에 심어놓고 너희들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나이가 되었을 때 쯤 이게 그것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앉아계시던 중년 어르신들...
     
    훌쩍훌쩍 울고계시는 어머니 뻘 되시는 분들....

    일어나기 전 큰 한숨과 함께 심호흡을 하며 일어서시던 옆자리 아가씨....
     
     
    엘레베이터에 꾸겨 들어간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시선을 억지로 피한다...
     
    그들도 눈물을 들키고 싶진 않은가보다.
     
     
    어떤 머리 희끗한 아저씨 한분이 조용히 동반자에게 말한다....
     
    참... 타이밍 기가 막히게 만들었네.... 후....

    많은 어르신들이... 바뀌고 있다...
     
    그분들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영화속의 그분 역시 바뀌기 전의 그분들과 생각이 같았던 것에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고
     
    그분이 느낀 변화를 같이 못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이고
     
    애써 외면하며 자식들에게 외면하는 방법을 강요했던 부끄러움이 조금씩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
     
    지금 저 이야기들은 80년대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지금 이사회는 멍들어있고 썩어있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도 외면하는 불치병에 걸려있다.
     
    불과 몇년전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고 촛불켜들고 물대포 맞던 나의 모습이 이제는 삶에 지쳐 하나둘 포기할 때 쯤.... 
     
    나역시 부끄러울 수 있을 때쯤....
     
    그분이 서거하셨을때 엉엉 울며 통곡하던 나를 달래주던 친구들에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나를 잊어 갈때 쯤...
     
    나 역시도 고개를 다시 치켜들게 되었다.
     
     
     
    나는 지금 영화 후기따위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가슴에서 다시 끓어 오르는 감정을 찬찬히 다스려 보고자 손가락으로 에너지를 뿜어대고 있을 뿐이다.
     
    이 영화는 굳이 누구의 이야기인 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가 중요할 뿐이다.
     
     
     
    나는 아까 거짓말을 했다....
     
    영화가 끝나고 내가 친구를 못쳐다본 진짜 이유는....
     
     
     
    결국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이 눈물이 정녕 창피한 눈물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13년 12월 27일 오전 9시 신림 롯데시네마에서 변호인을 관람하고....
    쿨가이0218의 꼬릿말입니다
    꼭 시간내서 봉하마을에 다녀오고 싶다... 그분을 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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