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본의 반발이 거셉니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겠다, 으름장을 놓고 있는데요. 이번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의미는 뭐고 또 일본 반발의 저의는 뭔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옳은지 차근차근 짚어보죠.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이명박 대통령의 울릉도
독도 방문.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 송민순 > 일본이 말이죠. 1세기 전에 제국주의 시절에 침탈을 했던
독도에 대해 지금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우리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데 다만 그 방법은 조금 현명하고 냉철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통령이 거기에 가신 것 그 자체가 이게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그런 결과를 가져오거든요. 그래서 아주 걱정되는 일이고요.
일부에서는 보면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010년에 북방도서 소위 쿠릴아일랜드를 방문한 걸 보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쿠릴열도하고 이건 전혀 다르죠. 거긴 러시아가 분쟁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섬 4개 중에 2개는 일본한테 돌려줄 수도 있다 하는 그런 정도까지 갔던 분쟁지역인데
독도는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역사적 맥락이나 법적인 근거, 국제 정치적 상황, 이런 걸 전혀 무시한 행동이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이 됩니다.
◇
김현정 > 사실 우리나라 땅에 우리 대통령이 방문하는 게 뭐가 문제겠습니까만, 지금까지 전직 대통령들이 안 갔던 이유는 어차피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데 굳이 일본 자극해 봤자, 오히려 그쪽한테 빌미만 주는 거다. 그쪽 좋은 일시키는 거다 해서였는데. 이번에 실제로 간 것. '득과 실을 따져볼 때 실이 더 많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송민순 > 네, 제가 보기에는 굳이 대통령이 그렇게 하셔야 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땅에 우리가 간다고 하면 이 여름에 휴양지도 많이 있고 우리 관광객도 많이 가는 홍도나 흑산도를 가서 자연문화유산을 보호해야지 왜
독도를 갔습니까?
독도를 간 자체가 그게 문제가 있어서 간다는 걸 보여준 거 아닙니까?
◇
김현정 > 그런데 찬성하시는 분들 쪽에서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일본이 요즘 계속된 도발들을 하지 않았습니까? '방위백서에다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쓰는 일이 있는가 하면 일본군 성노예 문제도 계속 얽혀 있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뭔가 단호하게 대응을 해야 되는 순간이 온 게 아닌가, 확실하게 우리 땅이라고 도장 찍는 행동이 필요한 게 아닌가.' 이런 얘기요.
◆ 송민순 > 일본이 말씀이죠. 일본을 알고 국제사회의 상황을 알고 대응하는 게 우리가 맞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대응해서 우리가 실익을 얻을 수 있으면 좋은데 실익이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일본이
독도 문제나 성노예 문제나 이런 것에 대해서 일본 스스로 과거의 굴레에 갇혀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일본이 갖고 있는 역사나 지금 정치 체제나 국내 정세에 봐서 일본이 그렇게 바꿔서 우리가 잘못했다 이렇게 나올, 그러한 능력이 없는 나라예요. 그런데
독도에 관한한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계속 주권을 행사를 하면서 축적을 시켜나가면 그 주권이 응고가 되는 겁니다. 그게 우리가 하는 현명한 조치이고 국제사회도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스스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건 당장의 눈앞에 어떤 이익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그건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거죠.
◇
김현정 > 혹시 그러면 과거, 노무현 대통령 시절. 즉 송민순 장관께서 외교부장관 지내던
참여정부에서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얘기가 나왔었습니까?
◆ 송민순 > 국내 여러 곳에서 그런 요구들이 있었죠.
◇
김현정 > 그때도 있었군요. 그런데 그때 안 간 이유는 역시 이런 이유에서?
◆ 송민순 > 이런 겁니다. 일본이 원하는 판에 우리가 들어가 줄 이유가 없습니다. 이건 일본이 원하는 판입니다. 그 판에 우리가 왜 들어갑니까?
◇
김현정 > 그래서 말입니다. 이번에 조심스럽게 외교부장관이 아니라 문화부장관하고 환경부장관을 동행했거든요.
◆ 송민순 > 그거야 당연하죠. 그런데 대통령이 예를 들어서 제주도나 아까 제가 말씀드린 홍도에 가는데 외교부장관이 수행합니까? 홍도하고
독도하고 지위가 뭐가 다릅니까? 같지 않습니까? 우리 입장은 그런 거 아닙니까? 외교부장관이 수행을 안 하는 건 당연한 거죠. 가서도 안 되지만 대통령이 갈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간다면 홍도에 갈 때 외교부장관이 안 가는 것과 같은 거 아니겠어요.
◇
김현정 > 사실은 말입니다. 여론은 지금 찬반이 반반이고 그래도 가는 게 잘했다는 여론이 좀 높은 편인데, 오늘 송민순 전 장관은 이건 실이 훨씬 많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네요.
◆ 송민순 > 그렇죠. 국가의 이익은 당장에 이렇게 했을때,
독도를 두고 긴장을 올리는 것으로 일본이 원하는 겁니다. 우리는 제가 말씀드린 대로 시간을 두고 우리의 주권이 그대로 거기에
독도의 바위처럼 우리 주권이 응고되는 겁니다.
◇
김현정 > 실효적 지배의 역사를 차곡차곡 계속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
◆ 송민순 > 그게 현실입니다. 현실.
◇
김현정 > 그러면 이걸 외교 전문가들이 몰랐을 리가 없는데,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 방문을 택했을까요?
◆ 송민순 > 글쎄요, 정부에 있는 외교 당국자들 역시 제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봅니다만, 일본 측에서는 이 문제를 가지고 우리 국내 정치와 결부해서 이렇게 했다고 비판하고 그렇게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건 터무니없는 일이고.
◇
김현정 >
레임덕을 빠져나가기 위한 이런 것 아니냐는 주장이요?
◆ 송민순 >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대통령이 가신 이유에 대해서 우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이 먼저 설명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고요. 표면적으로 나타난 이유는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
김현정 > 예상대로 일본 측의 반발이 지금 거셉니다. 당장 한일 간의 연례회의죠, 한일재무장관회의 연기됐고 다음 달 APEC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 하려고 했는데 이거 보류를 고려하고 있다고 그러고. 한일 관계는 어떻게 계속 악화되는 건가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 송민순 > 글쎄요. 이런 걸 가지고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주변국 여러 나라들하고 이렇게 우호적이고 협력적으로 잘 지내는 게 좋지 않습니까?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일본이 여기에 반발하는 건 일본 내 사정이 있겠죠.
◇
김현정 > 일본 내의 사정이라면 그쪽의 보수진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 송민순 > 그렇죠. 일본의 극우파들이 여기에 대해서 굉장한 반발을 하고 있고 그래서 서로 이렇게 이런 것에 대해서 목소리를 올리는. 즉 동해를 두고 한국과 일본에서 목소리를 올려서 자기의 어떤 정치적 위치나 이런 걸 노리는 그런 세력들이 있겠죠.
그런 것 때문에도 일본 쪽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는데, 문제는
독도를 가지고 계속 한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일본이 앞으로 미래를 나아가는 데 굉장히 지장을 줄 겁니다.
◇
김현정 > 그걸 일본이 알아야 될 텐데 말이에요.
◆ 송민순 > 그런데 일본은 제가 이렇게 보면, 2차대전 후 유럽과 아시아를 비교를 해 보면 유럽은 지금 평화롭습니다. 주변국들이 이런 문제 가지고 싸우지 않거든요. 그건 독일이 2차대전에서 있었던 그 상황에 대해서 상당히 죄의식이 담긴 외교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 독일의 자세와 일본의 자세가 좀 다른가요?
◆ 송민순 > 그렇죠. 독일은 주변국에 대해서 2차 대전 상황에 생긴 그것에 대해서 굉장히 죄의식을 안고 외교를 해서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데 일본은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독도라는 것도 일본이 한국을 제국주의 침탈과정에서 점거를 한 거 아닙니까? 그걸 다시 내놓으라고 한다는 것은 과거에 잘못된 역사에 대해서 전혀 반성이 없다는 거거든요.
그래서는 일본이 주변국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환영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일본이 이제 알아야 되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일본이 거기에서 벗어날 그러한 스스로 역량이 있는지 의문시됩니다.
◇
김현정 > 일본은 지금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게 제소가 되는 겁니까?
◆ 송민순 > 글쎄요. 국제사법재판소는 우리가 강제 회부될 수 있는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한 ICJ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될 수가 없는데, 다만 이게 하나의 예외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건 뭐냐 하면 예외적 상황은
독도를 둘러싸고 어떤 무력충돌이 생겨서 그걸 UN안보리에 가져가서 회부되면 국제사법재판소에 강제로 갈 수 있는 그러한 가능성은 있습니다.
◇
김현정 > 군사적 충돌이 만약 여기서 일어나 버리면 그때는 우리가 동의하느냐, 안 하느냐를 떠나서 제소가 될 수 있다고요?
◆ 송민순 > 그렇죠. 그건 국제UN안보리라는 게 그런 문제를 다루는 거기 때문에 UN안전보장이사회 같은 경우에는 ICJ 즉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야 되겠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문제가 상황이 달라지죠. 물론 일본이 여기에서 무력충돌까지를 야기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쪽에서도 그러한 단초는 만들어주지 않아야 됩니다.
◇
김현정 > 저는 지난 참여정부 당시가 잠깐 생각이 나는데, 그때 일본의 해양탐사선이
독도 주변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왔었어요. 그래서 군사적인 긴장이 높아진 적이 있었는데, 혹시 일본이 그런 식으로 뭔가 무력충돌을 유발하지는 않겠습니까?
◆ 송민순 > 그때도 우리가 일본 해양탐사선이 오키섬에서 출발해서
독도로 오겠다고 해서 해경을 동원해서 엄중한 방어막을 쳤죠. 우리 정부가 일본에게 분명하게 이건 절대 우리가 물리칠 것이라고 통보를 하고 그래서 일본의 탐사선 출항이 중지가 됐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보니까 지금 우리가 다음 달에 육‧해‧공군이 해경과 함께 참가하는 합동훈련을 한다고 하는데.
◇
김현정 > 다음 달
독도 근처에서
독도방어합동훈련이라는 게 예정이 되어 있죠.
◆ 송민순 >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말씀드린 무력충돌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독도를 둘러싸고 어떤 그런 군사적 함의를 갖는 행동 좋지 못합니다.
독도라는 건 우리 영토 내에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우리 영토 내에서 자기 주권 관할 지역 내에서도 경찰 활동하지 않습니까? 우리 해양경찰이 중심이 돼서 이걸 잘 지키는 것이 법적 논리나 국제 정치적 상황에서 바람직한데, 저는 그 합동군사훈련은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
김현정 > 그러면 지금 이 시점에는 우리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실익적인 측면에서 빌미를 주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좀 훈련을 연기하는 게 낫다고 보시는 거예요?
◆ 송민순 > 훈련은 해경이 해야죠. 해양경찰은 우리 땅 내에서는 경찰 활동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해경이 평소에 훈련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충분한 그 우리 방어태세를 잘 갖추고 있는 게 그게 바람직하죠.
◇
김현정 > 군대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송민순 > 그렇죠. 군대를 동원한다는 것은 제가 말씀드린 무력충돌의 상황까지 우리가 스스로 상정을 하고 나서는 건데 일본이 먼저 무력충돌까지 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이 이거 하나를 가지고 소탐대실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 우리가 그런 빌미는 제공하지 말자, 이런 뜻입니다.
◇
김현정 > 지금 청취자 문자가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데요. 4255님 외에 여러 분이 이런 문자 주셨어요. '실익을 떠나서 일단 국민의 자부심 면에서는 이번에 간 게 잘한 것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송민순 > 우리가 보통 '
독도는 우리땅'이렇게 외치죠. 그건 만약에 일본이
독도를 강점하고 있으면 우리가 '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당연히 외치고 어떤 수단을 강구해야죠. 그런데 지금
독도는 그 반대 아닙니까?
◇
김현정 >
독도는 우리가 점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죠.
◆ 송민순 > 우리가 실효적인 주권을 행사하고 있고 이런 상황과 반대로 사실 지금 우리 동해를 국제무대에서 일부 국가에서 일본해라고 쓰지 않습니까? 그건 당연히 일본해가 아니다, 동해다 이렇게 주장하는 건 맞는 겁니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그런데
독도는 지금 그 반대 상황입니다. 그 반대 상황인데 우리가 왜 가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그러면 듣는 쪽의 입장에서 볼 때는 ' 아니 이거
독도는 한국 땅인데 한국이 지배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그래서 이건 감정적으로 이렇게 문제를 볼 게 아닙니다.
◇
김현정 > 일본 정치인들이 이것을 빌미로
야스쿠니 신사까지 참배를 할까요?
◆ 송민순 > 일본의 정부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를 한다고 그러면 스스로 무덤을 또 파는 거죠. 일본이 여러 면에 있어서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되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거꾸로 저는 그걸 역사의 감옥이라고 그러는데 자기가 만든 과거의 감옥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것과 같기 때문에 일본이 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
김현정 > 역사의 감옥인 줄 모르고 자꾸 들어가고 있어서 문제죠.
◆ 송민순 > 그런 게 일본이 갖고 있는 제약입니다, 스스로의 제약인데. 제가 이제 이것과 관련해서 이렇게 보면 우리도 일본에 대해서 어떤 낭만적 기대를 접어야 됩니다. 잘 보시면 역대 정부가 말씀이죠. 이명박 정부, 그 전에
노무현 정부, 거슬러 올라갈 때마다 대통령이 들어서자마자 일본하고 잘 한번 해 보겠다, 화끈하게 잘 좀 해 보자, 이렇게 시작은 합니다.
그리고 정권 뒤에 가서는 항상 실망과 좌절로 이렇게 급선회해서 굉장한 파국을 가져오고 그러는데 일본에 대해서는 냉정한 접근을 해야 됩니다. 낭만적 접근은 안 됩니다. 일본은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없게 돼 있는 스스로의 제약이 있습니다.
◇
김현정 > 그럼 지금부터는 우리가 좀 무시전략으로 가는 게 낫겠습니까?
◆ 송민순 > 일본이 방위백서라든지, 교과서 이런 문제가 나오면 엄중하게 구두로 외교공관을 통해서 말 안 되는 이야기하지 말라 하고 단호하게 거기에 대응을 하고 그 다음에 일본이 더 수위를 올리지 않는 한 물리적 수위죠. 그런 한 우리도 그렇게 물리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독도의 주권은 한국의 영원한 영토로 응고될 것이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나가자 하는 겁니다.
◇
김현정 > 알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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