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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219555
    작성자 : MintCookie
    추천 : 2
    조회수 : 280
    IP : 175.223.***.9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4/13 20:43:53
    http://todayhumor.com/?animation_219555 모바일
    [라노콘] 영원히 피고지는 히아신스 - Prologue
    표지.png

     
     
     
     
     
     
    Prologue

    "....부르셨습니까."
    "...그래 히아신스."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인 정체를 알수 없는 건물. 그리고 그 안에는
    권위 있어 보이는 한 남자와 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서있다.
    뒤돌아서있는 남자와 여자의 등엔 모두 하얀 날개가 달려있었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뒤돌아 서있던 남자는 말이 없더니 이내 조용히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를 꺼냈다.

    "히아신스."
    "네."
    "혹시 요즘 '인간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알고 있나?"
    "...인간계 말씀이십니까?"

    여자는 '인간계'라는 말을 듣고 당황하였다.

    "그렇다.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는 돌아서며 말했다.

    " '그들' 이 움직이고 있다. 아니, 움직이고 나서 시간이 조금 흐른 뒤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더 이상 지체하고 있을수만은 없다. 이미 '추격자' 들이 인간계에 파견되기로 결정되었다."

    " '추격자'...!"

    여자는 그 말에 무언가 눈치챈듯했다.

    "그말인즉슨....!"
    "히아신스. 사실 난 최근 너를 관찰하였다."
    "예...? 저를.... 말입니까...?"

    여자는 대화의 흐름이 후반으로 흐를수록 표정의 빛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예상되는 미래에 대한 부담에 얼굴은 어두워지고 어깨는 무거워지기만 하였다.

    "그리고 마음먹었지. 너를 '인간계'로 내려보내는 '추격자' 들에 합류하려고 말이다."
    "저를.... 말입니까?!"

    여자는 그 말을 듣고 놀란 듯했다.

    "너라면 기꺼이 명을 수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야 그렇습니다만....!"

    여자는 얼굴에 그 부담감이 그대로 드러나는듯했다.

    "...저로써 괜찮으신 겁니까?"
    "말했잖나. 얼마 동안 널 관찰했다. 그리고 고민 결과 너를 선택했다."

    남자는 옆에 놓인 상자에서 펜던트를 꺼냈다.

    "이걸 차 보거라."
    "이건...."
    " '악마를 쫓는 천사'들에게 수여되는 펜던트다. 이것은 너를 수호해줄 것이며
    너의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인간들의 눈을 속일 수도 있게 해줄 것이다."

    그녀가 펜던트를 목에 걸자, 펜던트에 박힌 푸른 보석은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이어 그녀의 등의 날개는 크게 펼쳐졌고, 그녀의 복장은 화려한 전투복으로 바뀌었으며
    손엔 화려하게 장식된 검이 쥐어져 있었다.

    "악마를 쫓는 자 히아신스 에레나에게 명한다.
    위험 요소를 관찰하고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한다.
    '변절자' 들을 단죄하고 그들의 펜던트를 회수한다."
    "그 명 받들겠나이다."

    남자는 다시 돌아서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 더 이상 '순환의 고리' 가 깨어져선 안될 것이다."
     

    ----------
     

    따르르르르릉!

    귀를 찢을 듯이 시끄러운 자명종 시계의 알람 소리가 방 한가득 울려 퍼진다.
    휴대전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명종을 고집하는 이유이니라.
    철과 철을 두드리는 그 소리는 휴대전화의 그 알람보다 훨 효과적이다.
    단점을 하나 꼽자면, 신경을 매우 날카롭고 예민하게 만든다.
    짜증이 나서 절로 알람을 끄게끔 유도하여 잠을 깨게 만들 속셈이라면,
    이제 나에게는 안 통한다.

    "크, 윽...!"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자명종을 끈다.
    놀라운 사실인데, 이젠 굳이 보지 않아도 손이 자명종의 위치를 기억하게 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젠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지 않아도 자명종을 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알람을 끈 손을 다시 끌어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다.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취하는 행동이지만, 어차피 전혀 소용없겠지.
    알람을 끈지 채 십 초도 되지 않아, 이내 문 너머의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 묵직한 발걸음이 들려왔다.
    계단을 다 올라온 그 존재는 내 허락도, 그렇다고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는 당당히 내 방을 침범하였다.
    침대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온 그 존재는 나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정말! 내가 이렇게 매번 깨우러 와야 되겠어?!
    다시 잠들어 버리면 알람이 소용이 없잖아!"
    "너무하지 않냐?! 애초에, 내가 알람을 끈지 30초도 안 지났다고?!"
    "그렇게 말해도, 내가 깨우러 올라오지 않았다면 그 상태로 다시 잠들어 버릴 거잖아."
    "어째서 그렇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정 지을 수 있는건데?!"
    "시끄러워! 지금 당장 내려오지 않으면, 아침밥 없을 줄 알아!"

    그렇게 내 망을 침범했던 존재는 '통보'를 하곤 아래층으로 내려가 버렸다.
    한치의 태클이나 자기변호 권리 따위를 깡그리 무시한 통보를 말이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오는군. 뭐, 지금까지도 이래왔지만.
    애초에, 나에게 불평할 권리는 없었다.
    씁쓸한 기분을 뒤로하고 일단 밥은 먹어야 하니까,
    나는 일단 아래층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잘 잤니, 카이?"
    "안녕히 주무셨어요, 고모."
    "그래. 어쩐지 피곤해 보이는구나."

    설거지를 하며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저 자상하신 분은 고모님 이시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를 받아주신 고마운 분이시다.

    "네에... 조금 피곤하네요"

    나는 내 앞, 식탁에 차려져 있던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며 대답했다.

    "흥! 자업자득이야."

    퉁명스럽게 말하곤 토스트를 덥석 베어 무는 내 앞의 소녀는 나스노미 사야.
    사촌동생으로, 고모님의 하나밖에 없는 귀한 따님이시다.
    외모는 보다시피 귀여운 편이다만, 성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침에 봐서 알다시피, 엄청난 잔소리꾼이다.
    난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등교시간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잖아. 어째서 이렇게 일찍 깨우는 거야?"
    "그야 내가 일찍 일어나니까."
    "뭐.....?"

    방금 진심으로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뭐 이런...!

    "아침밥하고 이것저것, 내 몫을 준비하면서 오빠 몫까지 한꺼번에 준비하면 편하잖아.
    괜히 늦게 일어나서 엄마가 두 번 준비하게 해야겠어? 귀찮고 번거롭게 만들지 말란 말이야, 알겠어?"
    ".... 그, 그런..."

    나는 놀란 눈을 하고 입을 쩌억 벌리고 있는 것 이외에는 더 이상 할수 있는게 없었다.
    자신의 승리를 확인한 사야는 마지막 일격의 한마디를 날렸다.

    "그럼 잔말 말고 일찍 일어나."
    "......."

    도저히 반박을 할 수가 없다. 그저 묵묵히 토스트를 베어 무는 나를 보고,
    고모님은 그저 말없이 미소 지으실 뿐이셨다.

    "그럼 난 먼저 출근할 테니, 시간 맞춰서 학교 가야 한다?"
    "다녀오세요."
     
    아... 미리 말을 안 했지만, 고모님은 들은 바와 같이 회사에 출근하시는, 이 집안의 가장이시다.
    안타깝게도, 고모부는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고모님은 딸 하나를 먹여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셨고,
    힘든 현실에도 기꺼이 나를 받아주시기까지 한, 인정이 많고 굳건하신... 강한 분이시다.
    그런 고모님을 보고 있자면, 나도 강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게 된다.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그런 강한 사람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줄곧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밥 먹으면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거야?"
    "아, 응..."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남은 토스트를 한입에 다 욱여넣었다.
    그리고 그 행동의 결과는... 뭐, 불 보듯 뻔한 일이지.

    "컥, 켁?! 쿨럭쿨럭!"
    "아, 정말 미련 맞게!"

    사야는 재빨리 컵에 우유를 따라왔다.

    "자! 빨리 마셔!"

    사야가 컵을 내밀기가 무섭게, 평생 우유를 못 마셔본 사람처럼
    단번에 우유 한 컵을 들이켰다. 정말 죽는 줄만 알았네.

    "하아... 하.. 고맙다. 네 덕분에 살았네."
    "미련 하게 그 크기를 한 번에 입에 넣는 바보가 어디 있어?!"
    "미안, 나도 모르게."
    "정말, 이러다가 지각하면 전부 오빠 탓이야!"

    윽, 그러고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렇게 오래 지난 것 같지 않았는데...!

    "얼른 올라가서 준비하고 와! 늦으면 두고 갈 테니까!"
    "그래... 고맙다."

    뭐,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나는 학 교갈 준비를 하기 위해 다시 2층의 내 방으로 올라왔다.
    음, 그러고 보니 내 소개를 안했네.
    소개는 옷을 갈아입으면서 하겠다. 그게 말이다...
    사야, 말은 저렇게 했어도 분명 기다리고 있을 것이 뻔하다.
    서두르지 않으면 분명 화를 낼 것이기 때문에, 조금 분발해야겠다.
    내 이름은 하쿠나시 카이.
    가족은... 나 하나뿐이다.
    부모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가는 말하자면 길어지니 다음에 말하겠다.
    지금은 사야의 비위를 맞추는 것과 지각을 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니까.
    거울 너머로 비치는 교복을 입은 내 모습에 절로 얼굴이 구겨진다.
    난 이렇게 뭔가에 얽매이는거 정말 싫단 말이다. 특히 학교.

    "오빠~! 아직 다 안됐어?!"
    "올라온 지 5분도 안됐거든?!"

    정말 너무하는군..... 뭐, 그래도 사야의 심기를 건들여서 좋을 건 없으니,
    나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옷을 단정히 하고 당장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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