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기간이었다. 졸업에 교양학점이 필요가 없는 관계로, 언제가 내 시간표는 전공필수와 전공선택만 가득했다.
이번학기에도 마찬가지였다. 21학점. 내가 신청한 학점이다.
그중 하나는 정책학이었다. 예전에 들었던 행정학이 무척 재미가 없었지만, 이번 정책학의 강의계획서는 흥미로워 보여서 신청을 했다.
교재를 미리 읽어보기 위해 찾아보았다. '정책학개론' 유훈 외 공저
학교 도서관엔 이 책이 없었다. 나름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학교 도서관인데. 의외였다.
목차라도 읽어보기 위해 예x24에서 검색을 해봤다. '그런 책 없다'고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이젠 오기가 생긴다. 위대하신 구글의 힘을 빌려보고자 했다.
구글도 못찾는 것이 있었다.
나는 당황했다.
개강을 하고 첫 강의에 들어갔다. 정책학을 담당하는 老교수는 교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 다음주에도 마찬가지였다.
3주차가 되었을 때, 나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교수님, 교재는 어떻게 하나요?'
교수는 자신은 아직까지 이만한 정책학 교재를 본 적이 없다면서 자신이 보던 책 한 권을 우리에게 주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인줄만 알았던 '정책학개론'을 처음 만나는 순간이었다.
그 책은... 나와 띠동갑이었다....
그날 강의가 끝나고, 책을 펼쳐보았다. 신세계였다.
나는 단언컨대, 이 책을 사전 없이 읽을 수 있는 수강생은 없을것이라 자부한다.
어떻게든 읽어보려다가 지친 나는 교수에게 메일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
내 하소연이 어떻게든 먹히길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