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때임
점심에 썩은 우유를 먹었나 오후시간이 되자 췌장과 대장이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함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게 해결하면 되겠지만 이 때만 해도 학교화장실은 온니 소변만 보는 신성한 장소로서
그 신성한 곳에서 똥을 쌌다간 삼대가 연좌제로 묶여 놀림감이 되는 5공때보다 더 무서운 시절이었음
때문에 학교에서 똥을 싼다는건 꿈에도 상상을 못하고 오로지 인내와 끈기로서 그 고통을 견뎌내야 했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오한이 오기 시작했으며 닭살이 나의 매끈한 피부를 덮기
시작했고 머리털은 베지터 부럽지 않게 곤두서 있었음
이미 나의 사투를 눈치 챈 몇몇 친구들은 태연한척 웃으며 조용히 다가와
X마려?? 왜 화장실 안가?? 하며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에 따뜻한 말 한마디씩을 건내 주었지만
나는 그 아이들의 따뜻한 말 속에서 '화장실 가기만 가봐 넌 X 된거야 ㅋㅋ'
하는 무서운 음모를 직감 적으로 느낄 수 있었음
몇 몇 아이들은 이미 화장실 근처에 포진하여 내가 들어가기만 하면
전교생을 화장실로 끌고 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음
누구나 경험이 있듯이
이 고행의 길은 예수가 받았던 핍박이나 부처가 보리수 아래에서 행했던 고행과는
비할 바가 아니었음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자...
나는 점점 무기력해지며 이제 모든걸 포기한 채
대장에 백기투항을 하려고 했음..
짝 사랑했던 진주가 날 보며 코를 막는 모습
아들이 학교에서 똥을 쌌다는 소식에 자모회에서 고개만
숙이고 계셔야 할 엄마의 모습이 주마등 처럼 지나갔음..
그때 하늘에세 구원의 소리가 들림
바로 하교 종소리였음...
오 지저스 크라이스트 나는 이제 됐구나 됐어!! 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나를 놀리려 했던 눈치 빠른 몇몇 아이들도
나의 끈기와 인내에 조용히 엄지를 들어 존경의 표시를 해 주었음
하지만 그 종소리는 비단 나만 들은게 아니었음
귀가 밝은 나의 장들 역시 하교 종소리를 동시에 듣고 만거임
질질 날 데리고 놀던 장들은 이제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는
대규모 무력시위를 단행함
학교에서 집까지는 불과 오분 남짓 거리
그러나 그 마저도 나에게는 천리길과도 같이 느껴졌음
집까지 가기는 무리가 있음을 느낀 나는 결단을 내림
하교시간이니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을거다...그래...
누구도 내가 학교에서 똥 싼줄 모를꺼야 그래!! 그거야 하며
온 힘을 다해 화장실로 뛰어감
이미 나의 벨트와 지퍼는 내려져 있었고 두손은 팬티를 잡고 있는 상태였음
그렇게 화장실에 당도하여 팬티를 내리고 앉는 순간
뻥 하며 터져버리고 만 거임
자세한 묘사는 생략한다
그렇게 완전 똥판이 된 화장실을 뒤로 하고
나는 유유히 국민동요 앞으로를 부르며 경쾌하게 집으로 향했음
다음날...
교실문이 열리자 선생님께서 비통한 얼굴로 들어오심
선생님은 너무 애통해 하시며 자기가 교육을 잘못했다며 6학년이 (6학년만 쓰는 화장실이었음)
어떻게 이런 몰 상식한 행동을 할 수 있냐며 한국 교육의 세태를 신랄하게 비판하셨고
선생님의 화장실 묘사에 몇몇 아이들은 구토를 하기도 했음
결국 화장실을 청소해야 할 사람이 필요했고
선생님은 지원자를 요구함
그러나 이미 모두 그 참담한 상황을 보고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선행상 5회에 빛나는 반장 성민이도 쉽게 나서지 못했음
선생님은 다시 한번 한국 교육의 세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애통해 하셨음
그때 손을 번쩍 든 아이가 있었으니 바로 나였음ㅋ
자책감을 날려버리고 동시에 히어로로 떠오를수 있는 절호의 찬스임을
느낀 나는 눈치빠른 아이들의 몇몇 의심의 눈초리를 의식했지만 과감히
손을 들었음...
아놔 너무 기네요 ㅜㅜ 암튼 그렇게 선행상 받음 ㅎ
베스트 가면 유치원때 제례식 화장실서 2시간동안 사투를 벌인 이야기 올립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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