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나를 처음 재대로 보게된건 고1 1학기였죠. 무슨무슨 식이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하여튼 우리반 부담임선생님이 음악선생님이어서 남자반은 우리반이 대표로 애국가, 교가 등 부르러 내려갔죠. 우리학교는 그런거 촬영하는 강의실처럼 생긴대가 따로있어요.
애국가를 부르는데 2학년인 그 누나가 지휘를 하러 나왔죠. 외모는 성숙한 그런 종류로 이쁜게아니라 귀엽고 순수해보였죠. 처음 봤을 때는 그냥 '귀엽네'라고 생각했죠.
저는 집하고 학교가 버스가 바로 통하는게 없어서 셔틀버스를 신청했어요. 또 가까운 거리에있고 같은 모교 출신들은 그 셔틀을 같이 많이 타죠.
그 셔틀을 타고 다른애들이 타러오는걸 기다릴 때 정문에 그 누나가 안나오나 살펴보게됬죠.
귀엽잖아요.-ㅠ-
그런데 하도 안보이고 그냥 잊고 지냈죠. 그리고 방학식날 우리반이 노래를 잘 불렀다고 다시 나가게 됬죠. 이번에도 그 누나가 나왔어요. 지휘는 그 누나가 계속하나봐요. 지휘를 하러 나올 땐 쑥쓰러운지 활짝 웃더라고요. 이쁘길레 이름표에도 눈길이 갔죠. 그 때 2학년 누나란걸 알았어요. 그리고 '전화번호라도 알아볼까?'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식이 끝나고 선생님이 전달사항이 있다고 일학년은 기다리라고 하네요. 그 누나는 그냥 훌쩍 가버렸죠.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식에 우리반이 또 나가게 됬네요. 잘 부른다고 우리반이 고정이 됬네요. 이번에는 '전화번호를 얻어야지'하고 마음을 먹었죠. 저는 여자친구보단 대화상대를 원했죠. 성적은 안오르고 기분은 계속 우울하고..
제가 활동적인 애랑 코드가 맞을게 없고 말도 많이 안해서 굉장히 친한친구는 세 네명 정도밖에 없어요. 중학교 때 부터요. 그리고 고민 말해도 진지하면서 진심으로 대해줄 남자친구는 사실 거의 없잖아요.
하여튼 개학식이 끝나길 기다렸죠. 분명 그 누나는 먼저 나가버릴테니 우리반을 나가라고 하면 냉큼 뛰어가 물어보려고 했죠. 근대 여자반부터 나가는 거예요. 망했어요. 이름과 학년은 아는데.. 그렇다고 2학년 여자반을 찾아볼 수도 없고.. 그 누나를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있을 수 있으니 몇일 동안 신경써서 제 주위를 잘 확인했죠. 그러다 그 누나를 잊어갈 무렵 2학기 방학식이 훌쩍 와버렸죠. '이번엔 잠시 기다려 달라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고 방학식이 끝나길 기다리는데..
붙잡기엔 거리가 좀 멀었어요ㅋ
"선배! 문옆에서 잠시 기다려주세요!"라고 외칠 수도 없고..ㅠ 방학식의 막바지에 심장이 심하게 뛰었어요. 전화번호 따기에 성공하던 실패하던 굉장히 뻘쭘하기 때문었죠. '사실 친구가 시킨거예요ㅋ'같은 변명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세번째 시도가 실패했어요.
그리고 어제 바로 개학식 전날 그 누나가 생각났죠. 그 동안의 실패 원인이 생각나고 머릿속으로 준비했죠. '자리는 지나가는거 막고 말걸 수 있는 맨 끝자리로 앉아야지. 아 핸드폰 걷어 갈 수도 있겠네, 그러면 전자사전에 적어달라고 해야겠다. 문 옆에서 기다려달라고 해야지. 아 반도 물어볼까? 반은 나가서물어볼까 아니면 먼저 기다려달라 하기전에 물어볼까? 반은 밖에서 물어봐야겠다.'
참고로 경기도는 이제 두발제한이 풀렸어요. 11월달 부터 2월달 까지 머리가 어느정도 자라 이상하지 않죠. 머리가 짧았을적 이상한 머리 때문에 돌아다니기도 싫었어요.
그리고 오늘 개학식 단발머리였던 누나가 머리를 묶고 왔네요. 하지만 앞머리는 계속 가르마예요. 키는 저보다는 많이 작아요. 오늘은 앞에나와서 활짝 웃지는 않고 내려갈때만 살짝 웃네요. 개학식이 끝났어요.
잡을 준비를 하고 마음을 진정 시켰죠. 저 앞에서 걸어오는데 택시잡듯이 손을 내밀었죠. 그리고 저를 쳐다봐요. 제가 말을 시작했죠.
"저기 몇반이예요?"
그러자 활짝 웃으면서
"왜?" "12반인데"
저도 당황해서인지, 누나가 웃길레 저절로 나도 그런건지, 뻘쭘해서 그런건지 저도 활짝 웃게 되네요.
아, 다음말이 바로 안나오네요. 마음속에서 정적이 흐르네요. 0.5초인가 1초동안 웃고만 있다가 말이 나오네요. "문 옆에서 잠시 기다려 주실 수 있으세요? 금방 나가요." 누나가 계속 활짝웃으면서 "알았어." 하고 잠시동안 0.5초인가 서로 가만히 있어요. 그리고 누나가 밖으로 나가는가 싶더니 금방 바로와서 "그냥 여기서 말하면 안되?"그러네요. 계속 웃으면서요. 저는 고민도 하기전에 말을 내뱉어요.
"전화번호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싫어"
활짝 웃는 얼굴로 즉각 대답해버리네요. 뒤로 한발짝 물러나면서요. 이런 반응 이상한 반응은 아니죠. 제가 중1 때 수학을 성적별로 나눠서 배웠어요. 그 때 저는 수학 상반에 서있었고 옆에선 한 여자애랑 어떤애(남자인지 여자인지 기억안남)가 얘기 중이었어요. 근대 여자애가 책상위에 걸터 앉아있었는데 "나 남친같고 싶다" 그러면서 제 팔짱을 끼는거예요. 그 여자애는 중3때 자퇴 많이한 패거리랑 같이 노는 애였죠. 아 외모는 그 패거리 끼리끼리 연애할 정도.. 제 취향은 절대 아니예요. 저는 그 때 당황해서 팔짱을 빼고 뒤로 물러났죠. 그 여자애는 계속 팔짱끼고 물그러지다 살짝 휘청했어요.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당황스러운 느낌은 비슷하겠죠. 잘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그러니. 싫다라고 대답하고 또 서로 1초간 침묵.. 제가 시선을 돌리죠. 뻘쭘한 마음에 옆에 친구를 보게 되네요. 친구는 반대쪽을 보고있어요. 우리 둘이 뭔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처럼. 누나는 가버리네요. 역시 일학년은 기다리레요. 그냥 나가라고하면 혼잡해지니까요.
나가는거 기다리고 있는데 누나가 다시 와서 등을 두번 두드리고 제가 뒤돌아보니 말을 하네요? "아까는 당황해서.. 괜찮아?" 아 물론저는 아무렇지도 않죠. "네 괜찮아요." 근대 아까 한말이 '아까는 당황해서' 였죠. 그 때 우리반은 이제 가도 된다네요. 그 누나도 나가고 저도 나가죠. 저는 바로 뒤에서요. 근대 그러면 알려주겠다는건가? 알려주러 다시온건가? 우와 주저하는거 없이 망설임 없이 생각 없이 생각하는 그대로 막 튀어나왔죠. '전화번호 알려주실거예요?' 이말은 튀어나올뻔 했죠. 근대 안나왔네요. 그 누나는 나가네요. 알려주려고 다시 온게 아닌가봐요ㅋ 문을 나오자 그 누나는 쫑쫑(?)뛰어가네요. 누나하고 얘기를 끝내니 무슨 면접본거 같아요. 그리고 교실에서 진도는 나갈건 없으니 자습시간을 주는데 그 때 수학문제를 풀죠. 그 누나 생각나요. '당황스러웠겠지.' '누군가 자신한테 관심 있는걸 아니까 기쁘려나' '아니면 오히려 부담스러우려나.' 제가 중3 때 전혀 관심 없는데 좋아한다고 했던애가 있었거든요. 근대 즉시 바로 싫다고 했던게 조금씩 마음에 걸리기 시작하네요.. 피부가 좋은 편은 아닌데 그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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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학교 선생님이 오유인이예요. 그 선생님 이런거 많이 사용하는데.. 학습 분위기를 위해...'
단서 많이 안냈으니 '설마 우리학교는 아니겠지'정도로 끝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