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가 지하철 바람을 이용해서 풍력발전을 하려한다는 어이없는 뉴스를 접하고 그냥 무시하려하였으나 그런 내용을 다룬 게시물에 비교적 논리적으로 반대의견을 적은 사람들도 있고 하여 정치적인 고려는 전혀 없이 순수하게 한번 고민해보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의 댓글도 환영합니다.)
일단 몇가지 전제를 두겠습니다. 첫번째는 초기 가속시는 고려하지 않고 일정 속도를 내게 되는 시점만을 계산하겠습니다.(가속시는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이니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겠지요)
두번째는 바람이 가지는 운동에너지는 바람이 지나가면서 프로펠러가 돌게 만드는 에너지만큼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바람을 일으키는 데 발생하는 loss는 없는 것으로 가정합니다.
네번째는 아래에서 사용된 모든 값은 가정치입니다.(실제 10M/s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50W만 필요하다는 식의 딴지는 사양합니다.)
일반적으로 발전만을 위하여 바람을 일으키고 그 앞에 발전설비를 단다면 당연히 비효율적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람이 일정한 목적을 충족하고 남은 에너지를 발전설비를 통해 회수할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분명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합니다. 즉, 지하철내부의 공기를 외부로 빼내기 위하여 10M/s의 바람이 필요하고 10M/s의 바람을 만들기 위하여 10KW의 전력이 소모된다면, 그리고 발전설비를 통과하면 풍속이 10%정도 감소한다면, 10% 감소하는 풍속을 만회하기 위하여 더 빠른 바람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소모되는 전력보다 발전설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력이 크다면 말입니다.(물론 여기에는 발전설비등의 비용 자체는 완전 제외하였습니다)
이거 왠지 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ㅎㅎ
그래서 좀더 찾아보니 풍력발전과 관련하여 베츠의 법칙(Betz's Law)이라는 것이 있네요...(자세한 내용은
http://www.reuk.co.uk/Betz-Limit.htm - 영어가 힘들어서 관련된 한글 자료 :
http://www.powermaster.info/technical/windinfo-1.htm 참조하세요...)
요약하자면 풍력발전기의 후방 쪽 풍속이 3분의 1로 저하된 경우에 최대효율은 약 59.3%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론적인 수치이고 실제로는 20~45% 정도의 에너지 변환 효율이라고 하네요...
앞의 조건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10KW의 전력을 소모하여 만들어낸 10M/s의 바람이 발전설비를 지나고 3.3M/s가 되면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이론적인 최대치가 5.9KW가 된다는 것입니다.(10KW의 전력이 10M/s의 바람을 만들때 발생하는 loss는 없다는 가정하에...) 결론적으로 소모되는 전력은 10 - 5.9 = 4.1KW.
어차피 지하철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서는 10M/s의 바람이 필요하니 발전설비를 지났을 때에 10M/s가 되려면 애초에 바람은 30M/s여야겠지요. 30M/s의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 소모되는 전력을 30KW라고 해보겠습니다.(실제로는 더 들겠지만요...)
30KW의 전력을 소모하여 만들어낸 30M/s의 바람이 발전설비를 지나고 10M/s가 되면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이론적인 최대치가 17.8KW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소모되는 전력은 30 - 17.8 = 12.2KW. 애초에 발전설비 없이 10M/s의 바람을 만들었을 때보다 더 많은 전력이 소모되었네요.
바람의 속도를 더 높여보면 어떨까요?
90KW의 전력을 소모하여 만들어낸 90M/s의 바람이 발전설비를 지나고 30M/s가 되면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이론적인 최대치가 53KW네요... 결론적으로 소모되는 전력은 90 - 53 = 37KW...
여러대의 발전설비를 설치할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90KW의 전력을 소모하여 만들어낸 90M/s의 바람이 발전설비1을 지나고 30M/s가 되면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이론적인 최대치가 53KW이지요. 30M/s가 된 바람이 발전설비2를 지나고 10M/s가 되면 발전설비2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이론적인 최대치가 5.9KW입니다. 그러면 발전설비 2개에서 얻을 수 있는 이론적인 최대치는 58.9KW입니다. 결론적으로 소모되는 전력은 90 - 58.9 = 31.1KW...
아무리 바람의 속도를 높이고 발전설비를 직렬로 연결하더라도 소모되는 전력양만 증가하게 되네요...
결국 정말 비용을 줄이고 싶다면 돈들여서 발전설비 달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풍속 이상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겠네요...
혹시나 정말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귀중한 주말 밤 시간을 허비한 것이 억울하여 글 올립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