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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카나☆안카나 - 등장이라 안카나!
밤이면 검은 안개가 마을을 뒤덮는다.
경상북도 어느 시골마을, 오유시 생기겠군 안생기리의 밤은 항상 이렇다.
몇달 전 부터.
사실 이 곳은 여느 농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곳 이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고, 몇몇 집엔 그런 자식들이 맡긴 아이들이 뛰놀기도 하는-
가을추수가 끝난 지금 시점에선 누렇게 말라가는 짚단에 포대기를 둘러만든 마시멜로우 모양의 그 것들이 논밭에 자리한 평범한 시골마을 말이다.
몇달 전, 밤이면 항상 검은 안개가 뒤덮을 즈음해서 이 마을 어르신들은, 부쩍 몸에 생기가 돌았다.
아프던 허리, 무릎이 멀쩡해지고 굽었던 허리가 펴지기 까지 했다.
반면에 아이들은 묘하게 신경이 날카로워져 서로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그럼-"
그리고, 그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한 작은 교회, 그 첨탑 위에서 10살 남짓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곱게 울려퍼졌다.
소녀는 파란 원피스에 하얀 망토를,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의 옷차림을 한체 서서 마을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어떤 한 덩어리가 되어 꿈틀거리는 그-
"시작 해 볼까?"
경상도 지방 특유의 억양이 한껏 받쳐올라-
그녀의 푸른 눈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녀의 손에 든 푸른 별이 스스로 빛을 반짝였다.
교회의 첨탑을 중심으로 푸른 구체가 퍼져나가 검은 안개를 밀어내자, 곧 어떤 짐승의 기괴한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아따야 아픈갑네...? 그라이 숨을라믄 지대로 숨어야지 이게 뭐꼬?"
하얗게 빛나는 그녀의 천진한 웃음과, 독백처럼 흘러가는 날카로운 도발.
마을 어귀의 작은 사당이 검고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헷, 거 있었나."
승리를 확신한 소녀의 미소는 더욱 밝게, 밤 하늘을 가로질렀다.
이번에는, 논두렁이 빛났다.
뻗어나온 검은 줄기가 하늘을 뒤덮어 그녀를 아래로, 그녀는 푸른 별이 빛나는 지팡이를 바닥으로 내리 꽂았다.
지팡이를 매개로 전개된 방어 필드는 반경 5미터.
힘겹게 착지한 소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시커먼 안개들 뿐이었다.
- 네가 날 쫓는 동안 내가 놀고만 있었다고 생각하나 어린 마법사여
귀를 통해 들려오는, 귀가 아닌 가슴을 긁는듯한 짐승의 목소리.
이윽고 시커먼 안개사이로 사람의 그림자가 비춰졌다.
하나가 아닌, 여럿.
크고 작은 그림자들은 분명-
"니... 장난이 쪼매 심하다꼬 생각 안하나?"
소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넋을 잃은 주민들이 그녀의 필드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고 한 사람이 그 안으로 발을 들여놓자, 하나둘씩 그녀에게로 좁혀 들어오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달님의 미소도 별님의 웃음도 없다.
곧, 가까워져 온 한 주민의 손이 그녀의 어께를 짚었다.
"고마 실례하겠심더"
내던져졌다.
검은 안개를 뚫고 하늘 높이 내던져진 주민의 손에는 어느새, 소녀의 머리에 매여있던 리본이- 안개 아래에 있는 그녀의 손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반전!"
소녀의 외침이 안개를 뚫고 퍼져나와, 작은 빛무리와 함께 그녀가 사라졌다.
그리고 짙게 깔린 안개 위에 그녀가 있었다.
짧은 시간, 허공에 활공하며 주변을 살피는 그녀의 눈.
붉은 입술이 기분좋게 웃어올렸다.
"꼭-꼭- 숨어라-!"
곱디 고운 목소리와 천진한 멜로디.
검붉은 그림자가 안개 속으로 숨으려는 것을 보고, 소녀는 허공에서 몸을 틀어 다시한번 도약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그녀는, 그녀의 지팡이가 따라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머리카락- 보일라!"
안개의 끝, 안개의 경계에 미처 숨지못한 붉은 그림자가 짐승의 형상을 취했다.
그리고 그 앞에 내려선 소녀.
"하늘만 가리모 으찌 될줄 알았는갑제...?"
짐승은 대답없이 으르렁거렸다.
머리 위로 손을 뻗어, 뒤늦게 날아온 지팡이를 잡아챈 소녀는 짐승의 상을 향해 그 끝을 뻗었다.
"웬만하믄 잠만 재울라 캤는데... 니는 마 안되겠다..."
붉은 짐승이 울부짖었다.
주변은 빠르게 검은 안개로 휩싸였고, 그 안을 날뛰는 붉은 그림자가 보였다.
"똑같은 수에-"
소녀의 푸른 눈이 감겨왔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붉은 짐승의 몸부림.
"또 당할 것 긑나!"
그것이 곧 그녀에게로 쏘아졌을 때 그녀는, 그녀의 지팡이는 온 몸으로 새하얀 빛을 뿜어냈다.
달빛의 부드러움과도 닮아있는, 태양빛의 강렬함과도 닮아있는 그 빛에 마을 전체를 감싸고도 남았던 검은 안개가 녹아내리듯 기화하고, 붉은 그림자 역시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자- 밤 하늘 달빛보다 강렬하게 비치던 것이 사라졌다.
"아고... 쪼매 오바했는갑다..."
힘이 들었는지, 혹은 어떤 실수를 저지른 것인지, 힘을 행사한 직후의 소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이고... 내 우짜다가 또..."
스스로를 책망하던 그녀는 이내 밤이 내린 시골의 뚝길에, 홀로 바닥을 살피며 걷기 시작했다.
"아... 요 어디 있을낀데... 없으믄 안대는데... 내 콩알..."
고요하게 울려퍼지는 풀벌레 소리와 저 멀리 들리는 물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아직 끝나지 않은 소녀의 고생이 그날 밤과 함께 끝나가고 있었다.
- - - - -
오전 여덟시.
"가시나야 니 학교 안갈끼가!!"
언제나 처럼 늦잠을 자고,
"엄마야!? 지금 몇신데!?"
언제나 처럼 급하게 씻고,
"가스나 밤에 뭐한다꼬 늦게까지 안자고 그카노?
그카다 밤에 도깨비가 잡아간데이!"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 이거 와이레 안잡히노...
엄마는 몰라도 된다!!"
그 와중에도 언제나처럼 몇번이나 거울을 보며 머리를 옷 매무세를 매만지던 소녀가-
"댕겨오겠심미다!!"
밝고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뛰쳐나간 직후- 그녀의 방 안에는.
넓은 입구를 가진 유리병 안의 붉은 콩알들과, 책상위에 아무렇게나 펼쳐진 그녀의 그림일기가 아침 햇살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림일기 한 구석에 그려진- 별모양의 지팡이를 든 소녀의 형상, 낙서.
그리고 그 아래에는,
마법소녀 카나
그렇게 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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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그럴듯한 표지에-
따로 쓰는 사람도 생겼네...!?
아래는 조아라 주소
http://www.joara.com/view/book/bookPartList.html?book_code=70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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