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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17149
    작성자 : Q-Dragon
    추천 : 61
    조회수 : 4728
    IP : 218.51.***.221
    댓글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11/08 18:14:17
    원글작성시간 : 2008/11/05 10:21:10
    http://todayhumor.com/?humorbest_217149 모바일
    '백수지만 김연아 안부러워요' ^^**
    전 장래에 판사갈 되어 이 나라를 진정한 법치국가로 이끌어나가는데 큰 이바지를 할 대한민국 상위 3% 백수입니다.

    전 현재 아주 잠시동안..내인생의 쥐꼬리 만큼의 시간에 해당하는 백수기간을 보내고 있지만 예비판사의 찬란한 앞길에 이정도 장애는 힘든일이 아니겠죠.

    현재 백수생활 3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몇일전 제가 빨아서 걸어놓은 팬티랑 츄리닝을 누군가가 훔쳐갔더군요.군대 제대할때 가지고 나온 팬티하고 츄리닝인데 4년째 잘쓰고있다가 이렇게 하루아침에 내눈에 사라지니 그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전 이성을 잃을만했죠.


    고시원 주인에게 가서 CCTV를 틀어줄것을 강력 요청하고
    각방에 SECOM을 설치하여 고시생들의 안전과 평안을 보장하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이 보장을 들어주지 않을시 법의 이름으로 당신을 심판대위에 올려놓겠다고 말이죠.

    돌아온 주인의 대답은
    "2층짜리 고시원건물에 무슨 CCTV가 있느냐?"
    "SECOM"한달 이용료가 니가 내는 방세보다 비싸다"
    였습니다.

    주인의 말이 무책임하고 차가웠지만
    논리적으로 완벽했기때문에 전 반박할수가 없었고 
    또한 제 신조가 약한 서민을 괴롭혀 자신의 행복을 가지려는 사람이 되지 말자 였기
    때문에 그냥 그 주인을 봐주기로 하였습니다.
    법위에 도덕이 있고 도덕안에 법이 존재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여 전 짐짓 자비롭고 여유있는 표정을 지으며
    봐주는 댓가로 신라면 1개만 달라고 주인에게 살짝 요구했고
    이런 주인장은 나에게 

    "꺼져"

    라는 답장을 주더군요.
    하하하~ 저희 고시원집 주인아저씨 참 위트있죠~?
    악의 없는 농담에 한번 웃어주고는 그렇게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졸지에 츄리닝과 팬티를 잃어버린 저는 주말에 고시원근처 웨딩홀안의
    부페나 갈비탕을 이용하기 용이한 ...
    달랑 하나 남은 ...그리고 저의 생존과 직결된
    흰색 정장바지를 입고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진 바지라고는 팬티 2벌.바지(츄리닝1,정장바지1)가 전부였기때문에 정장바지를
    입고 생활하는것은 어쩔수없는 저의 생존 선택이었습니다.

    어느날이었을까요??
    그런 저에게 악마의 속삭임이 들린것이요...
    그날도 한벌남은 팬티와 바지를 빨고 입을 옷이 없어 담요를 둘둘 말고는 라면을 사기위해
    근처 슈퍼마켓으로 향하는 도중이었습니다.

    헌데 옆고시원 옥상에 한장의 츄리닝이 바람에 넘실대고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츄리닝 옆면에 쉬원하게 줄이 그어진 일명 고시원 츄리닝계의 전설 "아디다스 삼선 츄리닝"
    이 였던겁니다.

    솔직히 이바지가 상당한 고가의 제품이라 이 마을 고시원전체에서도 부잣집 자식들이나
    재벌2세 애들의 전유물로 알려져있는 제품이었거든요.

    그런 제품이 아무런 방비도 없이 저렇게 널려있는걸 보니 사람의 마음에 탐심이 생기더군요..
    몰래몰래 그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서 빨랫줄에 걸려있는 그 츄리닝을 훔쳐서 달아났습니다.

    법을 지키고 준수해야할 미래의 예비판사에게는 평생의 수치로 기억될 만한 사건이었죠..

    그리고는 서둘러 방에 돌아와 빨간색 보드마카로 선을 한개 더 그었습니다.
    그렇게 4선을 만들고 나서 보니 정말 깜쪽같더라구요~

    하지만 이옷을 빨면 보드마카가 다 지워져버려 들통날 염려가 컸습니다.

    그리하여 현재 8개월째 이 옷을 그대로 입고 있습니다.
    최대한 옷을 깨끗히 유지하기 위해 밖에 외출할때는 정장바지를 이용하고
    방안에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은 자연인의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츄리닝을 입는 시기는 오직 제가 좋아하는 1층의 고시녀를 보는 그 순간인..
    오전 아침밥을 타러 갈때 뿐이죠...
    전 일부러 밥을 타러갈때 그녀의 방문앞에서 아디다스를 상징하는 뚜렷한 선들을
    일부러 그녀의 방문쪽으로 한껏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의 메이커 츄리닝을 본 그녀의 놀란 두눈과 그런 행동이 나에게 들어날까봐
    애써 침착해 보이려는 모습들을 보니 
    역시 그녀도 한명의 인간이기 이전에 어쩔수없이 돈앞에서 무너지는
    한명의 여자이구나를 느낄수 있더군요.


    여러분..
    츄리닝은 백수의 상징이자 재산입니다.

    그러한 상징을 짝퉁메이커나 길거리 츄리닝으로 대신하시겠습니까??

    츄리닝만은 명품으로 구입하십시요.
    그렇게 하신다면 아마도 당신은 느끼실수 있을것입니다.
    당신에 대한 주위의 여자들의 바뀌어버린 시선과 태도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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