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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17128
    작성자 : gfgg
    추천 : 96
    조회수 : 3384
    IP : 121.182.***.32
    댓글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11/08 13:20:19
    원글작성시간 : 2008/11/08 09:04:23
    http://todayhumor.com/?humorbest_217128 모바일
    겨우 버텨온 근성이 무너질 거 같습니다.
    저희 집안은 가난합니다. 아버지 한 달 수입이 100이 될까 말까 하는 정도지요.
    우리집이 이렇게 가난해진 까닭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하시면서 먼저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무너지셨기 때문입니다.
    제 동생이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동생의 대학비를 밀어주고 전 학교를 제대로 다닐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자퇴하고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와 음식점 서빙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한달에 100만원 조금 넘게 벌어 근근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 초등학교 때, 소위 '우등생'이었고 꿈을 물으면 대통령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하던 아이였습니다.
    또한 말을 너무 조리있게 잘한다고 어릴때 부터 어른들로 부터 '판사감, 변호사감'이라는 칭찬을 듣고 자랐습니다.
    제 초등학교 4,5 학년 담임을 맡으신 선생님이 그런 저를 정말 굉장히 끔찍히 아껴 주셨습니다.
    특히나 어머니가 없는 (제 부모님은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이혼을 하셨습니다)저를 매우 동정하시며 정말 친 어머니 처럼 집에 데려와서 밥도 주시고 잠도 재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저보고 항상 '너는 정말 크게 될 자질이 있는 아이다. 나는 네가 크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후 아버지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파셔서 대구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 절친했던 선생님과도 이별을 해야 했기에 전 그때부터 왠지 모를 분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 그후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 성적이 별로 신통치 않고 아버지가 항상 눈치를 주는것도 싫어서 학교를 자퇴하고 차라리 공부 잘 하는 동생을 밀어주기 위해 일을 할 것을 자청했습니다.
    그 후 전 몇개의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 중 하나가 야간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였습니다.

    여느날과 다름이 없이 아르바이트에 집중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손님이 저를 멀뚱멀뚱 처다보고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그 시선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절 극진히 보살펴주셨던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은 "네가 여기서 뭘 하고 있니"라고 물었고 전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선생님은 한참동안을 할 말을 찾지 못하시더니 아주 슬픈듯한 눈을 하시고 "네가 여기 있으면 안돼는데.. 이런곳에 있으면 안돼."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전 순간 제 여린 마음을 송곳으로 힘껏 쑤신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 "제가 성적이 좋아서 검정고시를 보기위해 학교를 그만뒀는데 검정고시를 치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것 뿐입니다"라고 거짓말을 하고 선생님을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선생님이 가시고 나서 계속계속 한가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네가 여기 있으면 안돼는데..."라는 말, 알바가 끝나기 까지 5시간 정도를 그 생각에 신경을 쓰여 계속 멍하니 있었습니다.

    계속 멍한 상태로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출근하는 직장인과 학교가는 학생이 오고가는 길 한 복판에서 갑자기 가슴에서 뭔가 참고도 참은, 족히 수십년은 됨직한 어떤 커다란 슬픔과 분노가 핵폭발을 일으키듯 폭발하는걸 느꼈습니다.
    전 정말 '제 정신을 잃은것'을 느꼈고 전 1시간 이상이나 길 한복판에서 쓰러져 폭포와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느꼈지만 가슴에서 끊임없이 폭발하는 감정 때문에 아무런 신경이 써지지 않더군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집에 와 봤더니 눈이 너무 부어 제대로 떠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만큼 많이 울었던 거지요.
    그 후 저는 아무런 의욕이 없어 아르바이트도 벌써 몇일째 병을 핑계로 무단결석을 하고 있고 거의 24시간을 제 방속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전, 절 이렇게 만든 제 자신을 우선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원인과 동기를 제공한 가난과 가족역시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제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주지 않은 다른 모든 사람들 역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제 가슴을 느껴보면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차있음을 느끼고 모든게 다 그저 밉습니다.
    전 이대로 무너져 절대 일어설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제가 잃어버린.. 크게 빛나는 재능을 가진, 모두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나 자신'은 영영 되찾을수가 없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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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8 09:20:34  221.148.***.100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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