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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217034
    작성자 : 슬픈고양이
    추천 : 12
    조회수 : 693
    IP : 211.194.***.10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1/02/06 01:05:46
    http://todayhumor.com/?humorstory_217034 모바일
    두번째 사랑-캠퍼스 러브 스토리 5-7화



    ☆★☆★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5화 ☆★☆★




    ◐ 지연의 일기 ◑



    뭔가 재미난일 없을까?

    집이 너무 멀어.. 주말인데도 내려가기가 싫다.

    그나마 같이 놀아줄 친구들마저 다 집에 가버려서..

    황금같은 주말을.. 홀로 방에 쳐박혀있다.

    상민선배한테 술이나 한잔 사달래 볼까?

    그나마.. 동아리에서 제일 맘에 드는 선배다.

    편하고.. 재밌고.. 매너좋고.. 거기에 훈남이기까지..

    아.. 상민선배 여친은 누가될지 몰라도 좋겠따~~

    내가 되어줄까?

    인심한번 써줘?

    훗.. 

    뭐 맘만 먹으면 상민선배라고.. 안넘어오겠어?

    어디..보자.. 번호를 저장해 놨을텐데..

    * 선배님.. 저 지연인데요? 뭐하세요? *

    상민선배에게.. 문자를 보낸다.

    5분안에 연락 안오면.. 접는다.

    띵동..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훗.. 빨리도 오네..

    * 어.. 지금 도서관이야.. 왜? *

    * 아니 그냥 심심해서요. 주말인데 집에 안가니까 할게없네요.. *

    답장내용은 뻔한거 아니겠어?

    * 그래? 선배가 술이나 한잔 사줄까? *

    역시나.. 예상대로의 진행이다.

    * 공부하시는데 방해되는거 아니에요? *

    * 아냐.. 어짜피 주말이라 공부도 안돼네.. 어디서 볼까? *

    ..............

    왜 이렇게 적극적이야?

    평소에 나한테 관심있었나?





    모처럼 화장도 하고.. 새로 사놨던 옷도 꺼내입는다.

    이거.. 너무 이쁘게 하고나가면 넋나가버리는거 아냐?

    후훗.. 

    들뜬 마음으로.. 문을 나선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비가.. 내릴거 같은데.. 우산 들고올걸 그랬나?

    아니지..

    비가 오면.. 상민선배랑.. 우산한개로 나눠써야 되는데..

    절대 안되지..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구나...훗..

    버스를 기다리며.. 동네 상가들을 한바퀴.. 쭉 훑어본다.

    만화방.. 당구장.. 술집.. 오락실..

    ............

    어쩜.. 학교앞인데도 이런것들만 있는건지..

    오락실 윗층에 있는.. 이쁜 호프집은 제법 맘에 들었다.

    나중에.. 술마실일 있으면 한번 가봐야지..

    아.. 그나저나 버스는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헛..

    봉구 선배?

    선배가 오락실문을 열고 나오고 있다.

    눈이 서로 마주치자마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야~~~~"

    ............

    아.. 아는척 하지좀 말지..

    그냥 좀 모른척 하고 가면 안되나?

    "아.. 안녕하세요.."

    "어.. 어디 가냐?"

    "네.. 좀 볼일이 있어서요.."

    자.. 이제 할말 끝났으면 가주세요..

    "아.. 그래?"

    ................

    뭐 할말있나? 

    가만히 서서 뜸을 들이는 선배..

    "너.. 엊그제 술마시자고 했던거.. 그거 오늘밤에 어때?"

    ...................

    뭐야.. 팅길땐 언제고..

    "저 오늘 바쁜데요.."

    "아 그래? 그럼 내일 마실까?"

    "내일도 바뻐요.."

    "아.. 그래? 아.. 알았다.. 그럼.. 난 간다.. 빠이~"

    "네.. 안녕히.. 가세요"

    훗..

    재대로 복수했군..

    힘없이 뒤돌아 가는 선배의 모습을 보니 

    어제부터 꽉 막혔던 답답함이 한번에 뚤리는 느낌이었다.

    선배..

    절 거절하면.. 이렇게 된답니다. 아셨죠? 

    근데.. 좀 냉정한 말투였던거 같은데..

    기분 많이 상했으려나?

    뭐 어때.. 

    만화책보다도 못한 존재가 된 나도 있는데..

    흥~!!!!!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

    기대가 커서였나?

    실망도 크다.

    내가 원하던 만남은 이게 아니었는데..

    뭐지?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심심하다고 먼저 연락할땐 언제고.. 막상.. 고백해오니까.. 

    나도 모르게 거절해버렸다.

    아.. 나 내일부터 상민선배 얼굴 어떻게봐.. 흑..

    설마 동아리에 소문나는건 아니겠지?






    ◐ 봉구의 일기 ◑



    요즘들어 철권이 너무 재밌다.

    스트리트 파이트 이후로 이렇게 푹 빠져본 오락은 첨인듯..

    한동안 끊었던 오락실을 다시 다니고 있다.

    오늘도 역시나 신나게 동전들을 탕진한후..

    가뿐한 맘으로 오락실문을 나선다.




    지연이?

    문을 열자.. 버스정류장에 지연이가 서있다.

    아.. 오락실에서 나오는 모습.. 보이긴 싫은데..

    하필 눈이 마주쳐 버린다.

    어쩔수 없이 아는척을 해야했다.

    "야~~~~"

    "안..안녕하세요"

    아참..

    생각해보니..

    지연이와는 술을 마셔야할일이 있엇다.

    안그래도 어제 연락처를 몰라 

    술마실 기회를 날려버렸었는데..

    이렇게 만난거.. 지금보니 참 다행이다.

    뭐.. 나랑 술마시고 싶었던건 지연이였으니..

    맘편히 물어봐도 되겠지?

    "너.. 엊그제 술마시자고 했던거.. 그거 오늘밤에 어때?"

    "저 오늘 바쁜데요.."

    ................

    하긴.. 옷차림 보니까.. 어디 놀러갈 모양새구나..

    "아 그래? 그럼 내일 마실까?"

    "내일도 바뻐요.."

    ..................

    얘 무슨 화나는일 있나? 말투가 왜이래?

    아니 술마시자고 할땐 언제고..

    누군 뭐 좋아서 이러는줄 아나...

    ..............

    좋아서 이러나?

    아리송하네..

    아무튼.. 뭔가 지금 기분은 엄청 안좋아보이긴 한다.

    그래.. 나중에 기분좋아보이면.. 그때 말하지뭐..

    아니.. 그전에 그녀가 먼저 청해올테지..

    "아.. 그래? 아.. 알았다.. 그럼.. 난 간다.. 빠이~"

    그녀와 인사를 한후 집으로 향한다.

    하도 오락을 열심히 했더니..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네..

    어깨까지 축~ 처진다..






    ☆★☆★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6화 ☆★☆★




    ◐ 지연의 일기 ◑



    누군가 쫓아온다.

    분명 느껴진다.

    몇분전부터 계속.. 나의 스텝에 맞춰.. 꾸준히 쫓아오는.. 발걸음..

    무섭다.

    아직 집에 도착하려면 10분은 더가야 되는데..

    누구지? 스토커인가? 

    가로등조차도 꺼져버린 어두컴컴한 골목..

    아.. 저 멀리.. 분식집 간판이 보인다..

    저기까지만 가면돼..

    제발 저기까지만..

    하지만 발자국 소리가 내 바로 뒤까지 다가온 느낌이다.

    심박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불안정해진다.

    뛰어갈까?

    그러면 웬지 뒤에서 확 덮칠꺼 같은 두려움이 든다.

    공포가 밀려온다..

    50m.. 

    제발 좀만더..

    하지만.. 스토커가 내 바로 뒤까지.. 다가와버렸다.

    발걸음이 무겁다.

    갑자기... 나의 팔목을 .. 낚아챈다..

    "꺅~~~~~~"

    그때 누군가가 분식집 문을 열고 나온다..

    "살려주세요.. 엄마야......."

    나의 비명소리와.. 분식집에서 나온 누군가에 놀란 스토커는..

    다급히.. 잡았던 손을 놓고.. 후다닥 도망쳐 버린다.

    털썩.. 주저앉아 버린다.

    온몸에 힘이 없다.

    너무 놀라서.. 안정이 되질 않는다.

    "괜찮아요?"

    "아..네.."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한다..

    "어라? 지연이?"

    헛.. 봉구선배..

    아..... 선배님..... 흑..

    눈물을 터뜨리고 만다.




    "자.. 마셔.."

    "고마워요.."

    봉구선배가 분식집에서 따뜻한 물을 가져다 준다.

    "괜찮냐?"

    "아.. 네.. 너무 고마워요 선배님.."

    "고맙긴뭘.. 내가 뭐했다고.."

    "아뇨.. 그때 봉구선배님 아니었으면.. 저 진짜.. 심장마비라도 걸렸을거에요..흑.."

    하긴.. 틀린말은 아니었다. 너무 놀래서.. 충격으로 쓰러질뻔 했으니..

    "그나저나.. 너희집 이쪽이냐?"

    "네.. 저 윗쪽에.. "

    "그래? 여기 골목들 좀 으슥해서.. 혼자다니기 쉽지 않을텐데.."

    .........

    정말 그랬다.

    이제까진 별 생각 없었는데

    막상 이런일 당하고 나니까.. 

    갑자기 이런 으슥한 동네에 방을 얻은게 너무 후회되었다.

    "저.. 저.. 선배님.."

    "어.."

    "저기.. 죄송한데 오늘만 좀 집까지 데려다 주시면 안될까요? "

    혼자가기 너무 무서웠다.

    아까 그 스토커가 웬지 뒤에 숨어 있다가 다시 쫓아올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

    "고마워요.."




    의외로 좋은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그동안 너무 삐딱하게 본건 아니었을까..

    그냥.. 말없이 옆에서 동행해주는 선배가 너무 고마울 따름이었다.

    "선배님은 이근처 사시나봐요?"

    "나? 아니.. 난 저 아래쪽에.."

    "그런데 여기 분식집까진 왜 오셨어요?"

    "어.. 여기가 맛이 좋아서.. 그리고 좀 싸거든.."

    "그래요?"

    "어.. "



    하지만.. 머지않아 알게되었다.

    그 분식집 가격은 결코 싸지가 않았다는걸..

    그리고..

    그집에서 잠깐씩 일도와주는 딸이.. 너무 이쁜 아가씨였다는걸..

     




    ◐ 봉구의 일기 ◑



    오늘도 그 아가씬 안왔다.

    타이밍을 잘못잡았나?

    내일부턴 좀 일찍 와봐야겠다.

    "아줌마.. 여기 계산이요."

    "어.. 학생.. 2천원이야"

    "그나저나.. 오늘은 따님 안보이시네요?"

    "어.. 아까 잠깐 봐주고 갔어. 그런데 왜? 혹시 관심있어?"

    ........................

    "푸하하.. 관심은 무슨.."

    후다닥 돈을 건네고.. 나온다.

    저 아줌마.. 눈치가 장난 아니네..

    담부턴 좀 티안나게 먹어야겠다.

    "꺅~~~~~"

    저쪽편에서 웬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이지?

    "살려주세요.. 엄마야......."

    어떤 남자가.. 후다닥 도망을 친다.

    뭐지?

    한 여자가.. 힘없이 주저앉아 버린다.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라? 저건 지연이 같은데?

    "어라? 지연이?"

    날 한번 쳐다보더니 갑자기 울음을 떠뜨려버린다.

    그리곤.. 그자리에서 한참을 울어버린다.




    스토킹을 당했단다..

    이놈의 동네가 혼자사는 여자들에게 좀 위험하단 얘길 종종 듣긴했는데..

    실제로 이런일이 일어나는걸 목격하다니....

    여자들은 정말 힘들게 사는구나.. 

    "저.. 저.. 선배님.."

    "어.."

    "저기.. 죄송한데 오늘만 좀 집까지 데려다 주시면 안될까요? "

    헛.. 그녀가 나보고 집까지 바래다 달랜다.

    하긴.. 이런일을 당했는데.. 무섭긴 하겠다. 

    그나저나 졸지에 이게 웬 횡재래?

    그 스토커.. 누군지 몰라도 밥한끼 사주고 싶네..

    나란히 그녀의 집을 향한다.

    뭔가 어색한 분위기라.. 말을 꺼내긴 해야겠는데..

    겁에 질려있는 애한테 무슨말을 해야할지 딱히 떠오르질 않았다.

    그냥.. 말없이 걷기만했다.

    이거.. 얼마만에 여자랑 걷는것이냐 ..

    감격에 눈물이 찔끔 흘러내린다.

    앞으로도 이렇게 맨날 집에 바래다 주면 좋을거 같은데..

    꿈같은 얘기려나?







    ☆★☆★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6화 ☆★☆★





    ◐ 지연의 일기 ◑



    남자들이 무섭다.

    자꾸 누군가가 쳐다보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공부가 될리가 없었다.

    아침일찍 도서관에 자리를 맡아놨지만.. 

    몇시간째.. 알수없는 불안감에 헤메여야 했다.

    출입문쪽으로.. 봉구 선배가 들어오는게 보인다.

    아..왜 이렇게 반가운걸까..

    뭔가 안도감이 든다.

    마치 길잃은 아이가 엄마를 찾았을때의 느낌처럼..말이다.




    이리 저리 자리를 찾는 선배...

    그러다.. 내가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자리에 앉아버린다.

    평소엔.. 눈에 보이는 것조차 그렇게 신경쓰이고.. 싫었었는데..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너무나 좋다.

    봉구선배의 존재자체가.. 

    나의 마음에 평온함을 되찾게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선배님.. 커피한잔 하실래요?"

    어제일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할겸.. 커피한잔 뽑아드리고 싶었다.

    "어? 나.. 지금 좀 바쁜데.."

    .................

    뭐야.. 또 팅기는거야?

    아니 뭐 맨날 팅겨?

    일부러 그러나? 

    "아.. 그러세요? 그럼 좀있다가 한잔해요. 제가 사드릴께요.."

    "그래? 그래 알았어.."

    그리곤 이어폰을 귀에 꼽아버리는 선배..

    좋은 사람같다는거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점심을 먹을 사람이 없다.. 

    아.. 민정이 마저 몸이 안좋아서 학교를 안나오니..

    밥을 같이 먹을 유일한 사람이 사라진거였다.

    그렇다고 혼자먹긴 싫은데..

    매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들고.. 도서관앞 벤치에 앉았다.

    아.. 드라마같은거 보면 이쁜 여학생들은 남자들 맨날 바꿔가면서 밥먹어주고 그러는데..

    난 왜 아무 남자도 밥먹자는 사람이 없지?

    너무 이뻐서 말걸기가 힘든건가?

    그런거겠지?  

    그런걸꺼야..

    "뭐해?"

    헛.. 봉구선배다.

    "아.. 그냥 출출해서요.."

    "그래? 그거 혹시 점심으로 먹는거냐?"

    "네? 아.. 아니요.. 점심이야 먹었죠.."

    처량한 모습 보이기 싫어..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리고 만다.

    "점심 먹었는데 그걸 또먹어?"

    ...................

    "하긴.. 한참 먹긴 할때지.. 그럼.. 열심히 먹어.."

    그리곤 다시 이어폰을 꼽고.. 도서관으로 들어가버리는 선배.

    ...............................

    1분만에.. 나를 엄청 처량한 여인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버린다.





    "저.. 선배님.."

    "어.."

    "집에 안가시나요?"

    12시가 다 되었는데.. 봉구선배는 도무지 집에 갈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하는수없이 먼저 봉구선배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집에? 나.. 내일 시험이라.. 2시까진 해야될거 같은데.."

    "아.. 그러세요?"

    "어.. 근데 왜?"

    "아.. 아니에요.. 그냥 언제 가시나 해서요.."

    사실 봉구선배 집에 갈때 따라 붙어서.. 

    집까지 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볼 생각이었다.

    혼자 집에갈 생각하니 끔찍해서였다.

    하지만..아무래도 그 끔찍함을 또한번 경험해야만 할꺼 같았다.

    가방을 챙기고.. 도서관을 나선다.

    휑.......

    오늘은 그나마 있던 달빛도 안보인다.

    아.. 벌써부터 긴장되면 20분이나 걸리는 집까지 어찌 간단 말인가..

    그냥.. 2시까지 기다렸다가 봉구선배랑 같이 갈까?

    하지만..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이미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는것도 웬지 웃기고..

    그래서 그냥.. 마음을 다시 잡고 집으로 향한다.

    "야........."

    헛.. 이건 봉구선배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봉구선배가 가방을 들고 나오고 있다.

    설마?

    나의 마음을 눈치채고 저렇게 가방들고 나와준거야?

    "어머.. 봉구선배님도 집에 가시려구요?"

    "어.. 배가 고파서 도저히 안되겠네. 가다가 라면이나 사먹고 방에가서 하지뭐.."

     ...................

    진짜로 배가 고파서 그런거야?



    하지만.. 분식집에서 봉구선배는.. 

    라면을 반이나 남겨버렸다.

    웬지 재밌을꺼 같다... 이사람..








    ◐ 봉구의 일기 ◑



    도서관에 간다.

    몇일전부터 지연이가 도서관엘 다니는거 같다.

    그녀가 보이기 시작한 이후로.. 집중도는 이미 50%로 줄어들었다.

    오전 11시에  전공과목 시험이 있다. 

    바짝 하지 않으면.. 큰일난다. 부디 오전만큼은 집중하자.....

    문을 열고 빈자리를 확인한다.

    일찍와서인지.. 제법 빈자리가 보였다.

    쭉.. 한바퀴를 돌아보며.. 적당한 자리를 찾는다.

    헛..

    그녀가 있다.

    아..

    안돼!

    오늘은 시험이다.

    그래.. 오늘만큼은.. 제발 딴생각말고 공부만 하자..

    그녀가 안보이는 구석자리로 가는거야..

    하지만..

    이런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은 그녀가 앉아있는 책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결국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곳에..

    책가방을 내려놓는다.

    ...............

    나란놈은 에휴..




    바빠죽겠다.

    1시간후면 시험인데.. 아직 반절이나 남았다.

    급박함이 몰려드니.. 저쪽편에 그녀가 앉아있다는것도 내내 잊고 있었다.

    "선배님.. 커피한잔 하실래요?"

    헛.. 지연이가 내게 커피를 한잔 청한다.

    "어? 나.. 지금 좀 바쁜데.."

    좀 아쉽지만.. 지금은 커피한잔의 여유도 사치였다.

    "아.. 그러세요? 그럼 좀있다가 한잔해요. 제가 사드릴께요.."

    흠.. 그래.. 좀있다.. 좋지..

    하지만.. 그녀는 결코 다시 커피한잔을 청하지 않았다.

    ....................





    시험은 그럭저럭 잘 본편이다. 

    마지막 1시간 사이에 본 부분에서 3문제나 나왔던 것이다.

    흐뭇한 맘으로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들어가는길..

    벤치에 앉아 빵과 우유를 먹고 있는 지연이가 보인다.

    점심 안먹어서 빵으로 때우나보다.

    나도 처음에  혼자 밥먹는게 창피할땐 저렇게 빵과 우유로 때우곤 했는데..

    그나저나.. 점심 같이 먹을 사람이 없나? 

    미스테리네.. 

    지연이처럼 이쁜애를 늑대같은 우리학교 남정네들이 그냥 놔둔단말야?

    애가 싸가지가 좀 없나?

    딱히 그래보이진 않던데..

    왜 저렇게 청승맞게 혼자 앉아있는거야?

    불쌍해보이게..





    "저.. 선배님... 집에 안가시나요?"

    12시쯤 된 야심한 시간.. 그녀가 책가방을 들고와  묻는다.

    집에 가려나보다.

    하지만 내일도 시험이 있는 나로선.. 지금 갈 상황이 못되었다.

    웬지 같이 가자는 뉘앙스 같은데..

    무너지면 안된다 김봉구!!!

    뭔가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 나가는 그녀..

    아.. 안돼.. 공부해야돼...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다시 책속에 파뭍혔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나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나간거였다.

    혼자 외롭게.. 그 무서운 밤길....

    헛.. 맞다

    무서운 밤길..

    그랬구나..

    무서웠던 거구나...

    어제 그런일이 있고나서.. 

    집에 혼자 가는길이 너무 무서웠을터인데..

    그래서 내게.. 뭔가 의지를 해오려던 것인데..

    난 왜 그걸 눈치채지 못했던걸까..

    후다닥.. 가방을 챙기고 그녀에게 향한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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