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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217009
    작성자 : 슬픈고양이
    추천 : 13
    조회수 : 703
    IP : 211.194.***.10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1/02/05 22:01:5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217009 모바일
    두번째 사랑-캠퍼스 러브 스토리 1-4화


    ---------------------------------------------------------------

    새벽에 올렸는데.. 글이 삭제되었네요.

    여기에 이런거 올리면 안되나?

    일단 올려보고 또 짤리면.. 안되는건줄 알고 그만 올리겠습니다. 

    즐감하시길..

    ---------------------------------------------------------------




    ☆★☆★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1화 ☆★☆★





    ◐ 지연의 일기 ◑


    "안녕하세요.."

    엊그제 가입한 동아리를 방문했다.

    "오.. 지연이.. 어서와.."

    격한 환영을 해주는 선배들..

    "잘 잤어 우리애기?"

    ................

    좀 느끼한 선배들도 몇 있었다.

    "야.. 그나저나 봉구 언제 온데? 재대 했다며.."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던 도중 장민선배가.. 기태선배에게 묻는다.

    봉구? 혹시 내가 아는 그사람인가?

    "어.. 어제 연락왔는데 이번주 중에 올라올거래..."

    "그놈.. 그래도 군생활은 어찌어찌 버티긴 했나보네.. 탈영이라도 할줄 알았더니.."

    "그러게말야.."

    ............

    "저기.. 혹시 봉구선배가.. 그분 맞나요? 그 사고나서 죽었다는 그.. 선배하고 사귀던.. 분.."

    옆에 앉아있던.. 나와 동기인 윤아가 묻는다.

    "어? 어.. 어떻게 알았어?"

    맞구나.. 그사람..

    이 동아리 사람이었네..

    "어제 술자리에서 들었어요.. 아.. 어쩜 그런일이.."

    "니들.. 봉구 오면 잘좀 챙겨줘라. 불쌍한놈이다.."

    "네..."

    자그맣게 속삭이듯 대답해본다.

    우연치곤 신기한 인연..

    알수없는 묘한 기분이 온몸을 휘감아온다.






    ◐ 봉구의 일기 ◑



    지난주에 재대를 했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난다. 아침만 되면 기상나팔소리가 들려오는거 같다.

    6시만 되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고.. 점심만 먹으면 잠이 와버린다. 역시나 10시면 눈꺼풀이 무겁다.

    그래도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헤메는 중이다.

    군시절은 내게 있어서.. 윤경이에 대한 아픈기억을 지우게 해준.. 고마운 곳이었다.

    첫 몇달은 너무 힘들었지만..

    조금씩.. 힘든 훈련과.. 그 사이에서 피어난 전우애로.. 극복해 나갈수 있었던 것이다.

    이젠..

    완전히는 아니지만..

    추억의 한조각 정도로만만 담아두기엔.. 충분해진것 같다.




    내일은 학교에 간다.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시작해보자.. 김봉구..

    화이팅..






    ☆★☆★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2화 ☆★☆★




    ◐ 지연의 일기 ◑



    누구지?

    동아리방 문을 열자.. 누군가 자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

    이 아니다.

    봉구 선배다..

    비록 실제로 본적은 한번뿐이지만.. 

    사진에서 너무 자주 봐왔다..

    재대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빡빡머리..

    아직 군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 선배를 보니..

    잠시 잊고 지냈던 윤경언니가 떠오른다.

    마음이 잠시 아려오려던 찰나.. 전화가 온다.

    "네.. 여기 있어요. 제가 깨면 모시고 갈께요.."

    그나저나..

    나 알아볼까?

    알아보면 뭐라고 해야되나..

    아.. 마음이 심난해진다.

    "아..."

    책꽃이에 다가가려다 선배의 발을 밟아버렸다.

    봉구선배가 깼다.

    "어.. 괜찮아..요.. 근데.. 누구세요?"

    잉? 나 못알아보네..

    뭐야.. 

    난 이렇게 완전 잘 기억하고 있는데..

    웬지모를 서운함이 든다.

    이름 들으면 알려나?

    때마침 이름을 묻는다.

    "저요? 지연이라고 해요. 이지연"

    "아.. 그래?"

    .......................

    이름 들어도 모르는듯..

    이 선배.. 머리가 좀 나쁜가?

    윤경언니 얘기를 좀 해볼까 했는데..

    망설이고 말았다.




    ◐ 봉구의 일기 ◑



    오늘.. 동아리에서 아주 이쁜 신입여자회원을 만났다.

    이름 이지연..

    얼굴..이름.. 웬지 모르게 익숙하다.

    언제 만난적 있나?

    여자란 존재를 별로 만난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안떠오르지?




    "자.. 올해 복학한.. 99학번 김봉구입니다. 박수.."

    ................

    임시총회날 컴백을 해서.. 뜻하지 않은 엄청난 환영을 받게 되었다.

    "봉구.. 나와서 소감발표좀 해..."

    ..............

    무슨 소감? 군대 다녀온거?

    뭐 그런걸 하라고 시키냐..

    "저.. 그냥 반갑습니다. 전.. 뭐.. 그냥.. 99학번이고.. 뭐..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아.. 쪽팔려..

    미리 알려줬으면 소감문 준비라도 했을꺼아냐..




    잠시 휴식시간..

    삼삼오오 모여 커피한잔과 담배의 시간을 갖는다.

    나의 관심사는 역시나.. 지연이라는 여학생. 

    커피한잔 하며 말이나 걸어봐야겠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남정네들에게 둘러쌓여..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녀...

    ...............

    "봉구야.. 잘 지냈냐.."

    오랫만에 보는 철수형..

    "아.. 네.. 형도 잘 지내셨어요?"

    "어.. 짜식.. 군대 다녀오더니 군기가 꽉잡혔구만.."

    "하하.. 그래요?"

    하지만 대화는 그게 끝이었다.

    예의상 한마디 건낸후.. 지연이를 둘러싼 무리로 합류하는 철수형..

    .................

    오늘 주인공은 따로 있었군..




    술자리를 가졌다.

    새내기들의 환영식과 복학생들의 복학 기념이라는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신입생만을 위한 환영회로 바뀐지 오래였다.

    나를 포함.. 2명의 복학생들은.. 한쪽 구석에서 아무런 관심도 받지못한채

    서로 소주잔만 기울이며 군시절의 추억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3화 ☆★☆★




    ◐ 지연의 일기 ◑


    "지연아.. 엠티 갈꺼야?"

    "아.. 죄송해요.. 저는 알바때문에 시간이 안나네요..."




    동아리 엠티..

    가고 싶었는데..

    얼마전 구한 알바때문에 도무지 시간을 낼수 없었다.

    고등학교시절.. 가장 꿈이었던게.. 대학 엠티였는데.. 흑

    알바 괜히 구했나? 엠티 끝나고 시작할껄..

    그나저나 다들 엠티를 가버리니.. 할일이 없다..

    뭐 별로 친하진 않지만.. 학과 친구들도 다들 집에 내려가 버렸고.. 

    아.. 정말 무료해.. 

    이건 내가 원한 대학생활이 아니잖아... 

    영화나 한편 빌려보고 싶은데.. 집에 비디오도 없다. 

    에공.. 알바비 받으면 제일먼저 중고 비디오라도 한대 장만해야지..

    그래도.. 다행히 동아리방엔 비디오가 있다.

    뭐 어짜피 다들 엠티가서 아무도 없을테니.. 

    오랫만에 재대로 슬픈 영화나 한편 감상해볼까나?




    "아.. 안녕하세요.."

    .............

    동아리방 문을열자.. 봉구 선배가 있다. 

    "어? 너 엠티 안갔냐?"

    내가 올거란 생각을 못해서인지.. 갑자기 당황해하며 벌떡 일어나는 선배..

    "알바때문에 못갔어요"

    아.. 괜히 왔다.

    둘만 있는거 싫은데..

    그렇다고.. 왔는데 바로 나가면 너무 티나고..

    일단 잠깐 앉았다가 바로 나가야겠다..

    "뭐 보세요?"

    "아.. 이거? 뭐.. 그냥.."

    갑자기 화면에선.. 남녀가 홀랑벗고 뒤엉켜있는 장면이 흘러나온다..

    ........................

    "어라? 이게 이런 내용이었나?"

    뭐야.. 지금 에로비디오 보던거였어?

    남자들이란.. 아무튼..

    당황을 해서 그런가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는 선배.

    선배 바로앞엔.. 

    .............

    말하기도 민망한 제목의 에로비디오 두편이 놓여있었다.

    "저 괜찮아요. 보던거 그냥 보세요.. 전 잠깐 앉았다 갈꺼에요"

    "아.. 그러냐? 그나저나 이거 재미없네.. 딴거 뭐없나?"

    그러면서 책꽃이에 꼽혀있는 다른 테잎으로 교체를 한다.

    에휴.. 한심하다 한심해..




    잠깐의 침묵..

    아.. 이 기회에 윤경언니 얘기나 해볼까?

    자꾸 미루면 말하기 더 힘들어질텐데..

    그래.. 지금 해보자..

    막 말을 하려던 찰나..

    봉구선배가 전화기를 들고 어딘가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네.. 여기 XX동아리인데요.. 짬뽕 하나만 갖다주세요"

    ...................

    아.. 아니다. 나중에 하자..

    그래.. 술마실 자리 생기면 그때 재대로 얘기하는거야.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다. 

    근데.. 잠깐..

    지금 이선배.. 짬뽕 하나만 시킨거 같았는데.. 

    뭐야?

    설마.. 내가 앞에 빤히 앉아있는데 혼자만 먹겠다는거야?

    아무리 매너가 없어도 그렇지.. 어쩜 대놓고 혼자먹을 생각을해?

    내가 잘못 들은거였나?  

    하지만.. 10분도 안되 배달된 짬뽕은.. 한그릇 뿐이었다.

    "삼천 오백원입니다."

    "네? 삼천오백원이요?"

    "네.."

    "어.. 언제올랐지?"

    "오른지 꽤 됐는데요?"

    "아.. 그래요? 지금 삼천원 뿐인데.."

    "5백원 없으세요?"

    "네.. 제가 지금..  어.. 야.. 너 혹시 5백원 있냐?"

    ................

    말없이 5백원을 건낸다.

    "나중에 갚을께.. 암튼 땡큐.. 근데 너 안가냐?"

    ................

    "아뇨.. 가긴.. 가야죠.."

    그래놓곤 나를 앞에 놔둔채 혼자 짬뽕을 먹는 선배..

    아.. 뭐야 이사람..

    이 남자가 정말 윤경언니를 뿅가게 만든 그사람 맞아?

    정말?

    말도 안돼~





    ◐ 봉구의 일기 ◑



    동아리에서 엠티를 갔다.

    난 내일 교수님과의 중요한 면담이 있어서.. 

    그거 마치고 저녁때 가기로 했다.

    오늘은 동아리방이 텅빈 날이다.

    오랫만에.. 에로 비디오나 실컷 봐야지..

    비디오 가게에서 가장 재밌어 보일 3편을 선정후 즐거운 맘으로 동아리방으로 향한다.




    서양에로 한편과 한국에로 두편을 빌렸다.

    먼저 서양 에로 영화로 가뿐하게 스타트를 끊는다.

    한국에로와는 달리.. 서양에로에는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음향이나 색감등도 한국꺼보단 훨씬 낫다.

    괜히 선진국이 아닌거다.

    링고가 문을 닫아.. 비디오방을 못가게된 나로선..

    동아리방이 유일한 비디오 관람 장소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주말이나.. 이런 엠티처럼 텅 비어있어야 가능한 일이니..

    하루빨리 집에 중고비디오 하나 장만해야겠단 다짐을 해본다.




    똑똑..

    헛.. 누구야?

    비디오를 끌 시간도 없이 누군가가 순식간에 문을 들고 들어온다.

    "아.. 안녕하세요?"

    엥? 지연이?

    엠티 안갔나?

    그나저나 왜 하필 이럴때 오냐.. 

    이거 또 체면 구겨지겠네..

    그래도 잠깐 앉았다 간다니.. 다행이긴 하다.




    배가 고프다.

    짬뽕이라도 한그릇 시켜먹고 싶은데..

    옆에 앉아있는 그녀가 자꾸 신경쓰인다.

    돈이 딱 3천원 뿐이라.. 나 사먹을 돈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금방 간다더니 왜 안가지?.

    그냥 더치페이로 먹자고 해볼까?

    아니다.. 금방 간다고 하긴 했으니 가겠지뭐... 

    괜한거 물어볼꺼 없다는 생각에 바로 전화해서 짬뽕 한그릇을 주문하였다.

    ..........

    짬뽕이 도착할때까지 안가는 그녀..

    뭐야.. 

    아직도 안가면.. 

    "삼천오백원입니다.."

    "네 삼천오백원이요?"

    언제 올랐지? 나.. 군대가기전엔.. 3천원이었던거 같은데..

    그새 올랐나?

    아.. 가격좀 알아보고 시킬껄..

    딱 3천원뿐인데.. 큰일이다.

    눈앞에서 돈 빨리 내놓으라고 인상쓰는 배달원의 표정을 보니.. 맘이 급해진다.

    "야.. 너 혹시 5백원 있냐?"

    다행히 그녀가 돈을 건낸다.

    계산을 하고 배달원을 보낸후.. 얌전히 구석에 앉아 짬뽕을 먹기 시작한다.

    혼자만 먹으려니 신경이 쓰여 맛도 안느껴진다.

    아니 쟤는 눈치도 없게.. 왜 안가는거야..

    설마 짬뽕 얻어먹고 싶어서 버티는건가?

    하긴.. 그럴리가 있나..

    부잣집 딸내미같이 생겼구만..

    뭐 먹고 싶으면 가다 사먹겠지..

    근데 자꾸 그녀가 힐끔힐끔 쳐다보는게 느껴진다.

    쟤 정말 배고파서 저러는거야?

    좀 달라고 하긴 쪽팔리니 내가 좀 먹어볼래.. 하고 

    물어볼때까지 기다리는거?

    웬지 그럴거 같다는 결론에 이른다..

    근데.. 이미 짬뽕은 거의 다 먹어버렸는데..

    급 미안해지네..

    진작 눈치챘다면.. 나눠 먹는건데..

    너무 늦게 깨달았다.

    하는수없이 짬뽕 한그릇을 다 비우자.. 

    성급히 인사를 하고 떠나버리는 그녀..

    웬지 화가난 표정이었다.

    아.. 정말 배가 고프긴 고팠나보네.

    미안하게시리..






    ☆★☆★ 캠퍼스 러브 스토리 제4화 ☆★☆★




    ◐ 지연의 일기 ◑



    "어이.. 어디가?"

    "아.. 안녕하세요.. 매점 가는 길이에요.."

    벤치에 앉아 귀에 이어폰 꼽고 책을 보는 선배..

    자세히 보니 만화책이다. 으이그..

    "아.. 그래.."

    ...............

    솔직히 마주치고 싶진 않은데.. 

    이상하게 동선이 겹친다.

    대학생활 한달하면서.. 가장많이 마주친 사람이 봉구선배였다.

    이쯤되니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 쫓아다니면서 우연히 만나는척 하는건가?

    하긴.. 뭐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이상할건 없었다.

    훗.. 이쁜건 알아가지고..

    설마 좋아한다고 고백해오는건 아니겠지?

    아우.. 싫다... 정말..



    매점에서 캔커피와.. 샤프 한자루를 계산후.. 다시 나온다.

    역시나 벤치에 얌전히 앉아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있는 선배..

    저선배 인생도 참 우중충하구나..

    이런 화창한날.. 

    만화책이나 보고 앉아 있구.. 쯧쯧..

    도대체 윤경언니는 뭘보고 저런 남자가 좋다고 그 난리를 친거야?

    아무리봐도.. 평범하다 못해.. 아니 그 이하잖아.. 완전 최악이구만..

    윤경언니의 취향.. 참.. 특이했구나..

    그나저나.. 빨리 저 선배한테 윤경이 얘기를 좀 꺼내야돼는데..

    계속 미루고 있다.

    벌써 한달이나 지났는데..

    이러다 영원히 말 못하는거 아냐?

    나중에 가면 더 이상해질텐데..

    빨리 해결짓고.. 속편히 지내는게 낫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진지하게 얘기 꺼내보자..

    싫지만.. 그래도 거쳐야할 일이었기에..

    큰맘먹고 선배에게 다가갔다.

    "저.. 선배님.."

    "어?"

    "저기 오늘 시간좀 되세요?"

    "나? 왜?"

    "괜찮으시면.. 저랑 술한잔 안하실래요? 드릴 말씀도 좀 있고~"

    "할말? 뭔데?"

    ................

    이렇게 이쁜 숙녀가 술한잔 하자고 하면.. 

    어이쿠.. 감사합니다.. 하고 넙쭉 받으면 돼는거지.. 묻긴 왜물어..

    "아.. 그냥.. 술마시면서 말씀드릴께요.."

    "근데 어쩌나.. 나 오늘 좀 바쁜데.... 나중에 마시면 안될까?"

    ................

    이거 지금 거절한거지?

    나 지연이가.. 지금 남자한테 거절당한거 맞지?

    그 수많은 남자들을 상대로.. 거절만 해오던 천하의 지연이가...

    눈앞의 평범하다 못해.. 불쌍해보이기까지 한 이남자한테 거절당한거..

    맞는거지?

    이런 기분이구나..

    하하하..

    어이없어서 말이 안나온다.

    "중요한 일 있으시구나.. 죄.. 죄송해요"

    "아.. 아냐 괜찮아. 암튼 미안해.."

    .....................




    짜증나서 아무일도 안됀다.

    뭐야?

    얼마나 급한일이기에.. 

    귀여운 후배가 큰맘먹고 술한잔 하자는데.. 그걸 거절해?

    아.. 증말.. 괜히 말꺼내서 자존심만 더 상한다.

    나중에.. 술마시자는 말만 해봐라..

    단칼에 거절해줄테니까..




    수업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나니..

    딱히 할일이 없다.

    숙제도 할겸... 도서관에나 가볼까?

    학교 들어와서 처음 와본 도서관..

    생각보다 좋다.. 

    시험기간되면.. 여기서 살아야겠네.

    괜히 혼자 청승떨지 말고..

    자리를 찾고자 한바퀴.. 휙.. 둘러본다.

    시험기간도 아닌데 사람들이 제법 많아서 빈자리가 별로 보이질 않는다.

    후아.. 대학생들은 맨날 놀고 먹는줄 알았더니..

    공부도 열심히 하는구나..

    멋지네..

    나도 저런 멋있는 대학생이 되야...

    헛... 

    멀리.. 책상에 파뭍혀 있는..  낯익은 뒷모습..

    봉구 선배???

    슬쩍 가까이 다가가 재차 확인을 해본다.

    낮에 입고 있던 셔츠.. 그리고 푸마 가방..

    맞잖아 봉구선배!! 

    중요한일 있다더니? 

    뭐야..

    나하고의 술자리보다.. 도서관이 더 중요하단 거였어? 

    아.. 갑자기 화가 치민다.

    아니 도대체 뭔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기에..

    그의 뒤로 몰래.. 다가가.. 

    ................

    고개를 푹 숙인채.. 만화책을 읽고 있는 선배..

    작은 소리로 킥킥 거리며.. 아주 몰입을 했다.

    내가 다가가도 모를정도로..

    화난 상태를 넘어.. 허탈한 경지에 이른다.

    지금 난.. 봉구선배에게 만화책보다도 못한 존재인 거였다.

    하하하..

    서글프네 이거..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거야?

    천하의 이지연이가..

    어쩌다..

    씁슬함과 허탈함을 안고.. 몰래 도서관을 빠져나온다.






    ◐ 봉구의 일기 ◑



    헐..

    지연이가 술을 마시잔다..

    그것도 나랑 단둘이..

    이거 꿈인가?

    아직 술마실정도로 친분이 생긴거같진 않은데..

    왜 이러는 거지?

    근데.. 왜 하필 오늘이냐..

    저녁땐.. 학과 조교형들과의 술자리가 있다.

    다른 약속이라면 당연히 취소하고 그녀와의 술자리를 택하겠지만.... 

    이건 빠지면.. 내 학교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줄수 있는 일이기에 그럴수도 없었다.

    그래도.. 

    그녀가 술자리를 제안해온건데..

    이런기회..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아.. 고민스럽다.

    그냥 확.. 조교형들하고의 술자리.. 불참해버려?

    하지만.. 그럴 용기는 나질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앞으로 내 인생을 좌우할지도 모를 술자리인데..

    어찌 빠지나..

    지연이와의 술자리를 미루면 되는거지..

    어짜피 그녀도.. 나랑 술마시고 싶어하는거 같은데..

    꼭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을테지..

    좀 미안하긴 했지만..

    거절의 한마디를 건내주었다.

    아쉬움이 역력한 표정..

    근데 얘 나한테 혹시 관심있나?

    요새들어.. 자꾸 눈에 보이네..

    에이.. 설마..

    이쁘고 인기많은 지연이가.. 나같은.. 놈한테.. 관심이 있을리가.. 없지..

    아무렴.. 나처럼 평범하고.. 별볼일..

    아니지..

    그 이쁜 윤경이도 나 좋아했던거 보면..

    딱히 이상할것도 없지...

    뭐야..

    혹시 나한테 내가 모르는 여자들을 뿅가게 만드는 매력이라도 있는건가?

    잠시지만.. 이런 착각을 해보며 나른한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네? 아.. 할수없죠.... 네.."

    조교모임이 취소되었다. 

    조교 2명이 사정이 생겨 불참통보를 해온것이다.

    아.. 갑자기 아까 거절한 지연이와의 술자리가 너무나 아쉽게 느껴진다.

    연락처라도 알면.. 

    지금이라도 같이 마시자고 해보겠는데..

    젠장.. 왜 난 아직 그녀의 연락처도 모르는걸까..

    ................

    하긴.. 내폰엔 여자들 전화번호가 존재하질 않았다. 어머니빼곤..




    낮에 보다 말았던 만화책도 보고.. 레포트도 좀 쓸겸.. 

    터벅터벅 도서관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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