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선거날이라 하면 일상의 지루함을 탈피하게 해주는 일종의 오락거리입니다.
그러나 선거날 좀 쉬었으면 좋긴 좋겠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이지요. 정치얘기는 학생들끼리 자주 얘기하는 주제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이건 다를 수 있지요. 누구는 정치얘기, 경제얘기 싫어할 수 있으니까요.
-이러니까 제가 안 생기는 거겠지요.
눈물이 나는군요.
6월 전부터 이번 선거는 초유의 관심사 였습니다.
공화당쪽의 후보는 어쨋거나 맥케인이 될거니까 그쪽은 조용했던 반면에
민주당쪽은 대선후보 결정전부터가 엄청나게 치열했습니다.
지금은 어디론가 증발해 버린 클린턴 여사님과 당선된 오바마 아저씨의
치열한 물밑작업은 정말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두뇌게임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와중에도 서로에 대한 비난은 절대 하지 않았다는겁니다.
토론회에 나가서, 유세장에 나가서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모습,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보기 위해 하는 노력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소화하기 힘든 스케쥴을 항상 웃으며
소화하는 모습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나오는 백인이 아닌 인종대 여성의 대결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었고..
그과정에서 맥케인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다, 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결과는 어제
오바마의 승리로 미국은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뭐 신문에서 하는 얘기는 대충 이런거구요.
선거는 대부분이 참여합니다. 통계는 제가 잘 모르겠고...
월화수목금 내내 시험에 프리젠테이션 잡혀있던 제 친구도
"그래도 선거는 해야지." 라면서 선거를 하고 오더군요.
물론 그 과정에서 밟는 스피드는 규정속도를 착실히 지켰을까요.
딱지하나 날라왔다고 울상짓는 모습은 굉장히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선거장소는 보통 학교에서 주로 합니다.
드라마에서 가끔 나오는 장면에선 주로 체육관을 이용하지만..
현실은 그저 교실 몇개 개통해서 기표소 만들고 책상하나 끌고 와서 접수받고 합디다.
선거는 보통 아침부터 오후까지 진행됩니다. 가만히 선거하러 오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온갖 인간군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수행한다는 생각으로 온다는 공통점을
공유합니다.
언젠가 한번 친구에게 물어본적이 있습니다.
투표를 왜 그리 열심히 하냐고.
권리를 왜 포기해야 하냐고 반문이 돌아옵니다.
여기서 뭐 니 한표가 뭘 바꾸냐 라는 질문 하는건 초등학생도 부끄러워 못할 질문이라
전 그저 아 그렇구나, 라고 맞장구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투표날 저녁이되면 사람들은 TV앞에 모입니다.
하나하나 발표되는 결과에 어떤 사람은 환호하고 어떤사람은 탄식합니다.
그중엔 내기에서 져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고,
제대로 대박내서 환호성을 지르는 저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했다는 생각, 그리고 자신이 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은 선거의 모든것을 즐겁게 받아들입니다. 하나의 오락처럼요.
선거방송이 끝나고 오바마 후보가 당선됬다는 결정이 납니다.
경 오바마 당선 축 파티를 열잡니다. 그냥 술을 마시고 싶으면 마시면 될것이지 이유까지 대가면서
마실 필요있나 싶습니다. 제발 부어라 마셔라말고 건전하게 좀 놀았으면... 그래야 저도 좀 낄텐데요.
내기에서 진아이들을 죄다 "다른데 가서 놀아!" 하면서 쫓아내고 책을 폅니다.
선거는 선거고 제 할일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요.
아직도 연설의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두 후보의 연설은 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멋진 연설이었습니다.
오바마나 멕케인이나 그들은 결국 그들의 가치관을 믿고 자신이 더 나은 미국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살아갑니다.
선거가 끝난뒤에 흔히 겪어왔던 추한모습을 보이지 않고 멋진 패자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건
아마도 어찌되었든 미국을 위한 일을 할 것이다, 라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선거날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시끄러운 고성방가는 여전히 일상은 그모습 그대로 라는걸 보여줍니다.
하지만 일상은 변하지 않을지라도 세상은 변해갑니다.
작은 변화에의 의지들이 모여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오바마의 당선소식을 담을 신문을 기다리며 하루의 막을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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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써내린 얘기라 아무래도 부실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비교하는 이야기는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주제라 제가 회피하는 주제입니다만...
글을 쓰는 내내 이말이 떠오르길래 이렇게 약간의 잡담을 풀어놓는 공간에 써볼까합니다.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자는 비판할 권리도 가질 수 없다.
누군가가 언젠가 했던 말이겠지요? 저는 저런말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
선거라는건 의무이자 동시에 권리입니다.
주제가 주제다 보니 아무래도 그동안 피해왔던 시사적인 요소들을 조금이나마 다루게 되는군요.
오늘은 라면이 정말 맛있게 끓어 기분이 좋습니다. 라면맛의 완성은 한방울의 참기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일개 주방시설로 물을 분식점만큼 강하게 끓여내서 면발을 살아있게 하는 법을 찾아낸지도 이틀전인데 이런 대발견을 또 하다니.
지난주 금요일에 미국친구를 꼬셔서 좀 멀리나가 라면을 4박스를 구매했습니다. 싼걸루다가 밥통도 하나 구매했구요. 덕분에 요새는 아침에 계란토스트대신 계란비밤밤, 피자대신 라볶이를 해먹고 있습니다.
고추장과 식초를 구입한 덕분에 스파게티면으로 만드는 볶음면도 만들 수 있게되서 행복합니다.
아 이놈의 식탐을 좀 줄여야 될텐데요.
싸이월드를 공개한뒤로 일촌이나 방문객은 별로 안늘은데 비해...
초대는 정말 엄청나게 오더군요;; 이걸 승락해야 되는걸까요 말아야 되는걸까요?
여하튼 오늘도 이렇게 한 가락 끄적이고 갑니다.
충혈되다 못해 흰자가 적자가 된 눈을 비비며 저는 오늘도 이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잘 지내고 계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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