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한국 게이머는 봉이었다"
[도깨비 뉴스]
꼴보기 싫은 사람에게는 온라인 게임을 선물하라?!
오래전 한 온라인 게임사에서 광고 문구로 사용했던 말이다. 온라인 게임은 참 매력적인과 동시에 중독성이 강하다. 단순히 프로그램된 일정한 패턴의 이른바 AI는 아무리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라도 곧 식상하기 마련인데 온라인게임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라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현실과 혼동될 정도로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있다. 영화 '매트릭스'가 현실화 되가는 것일까? 게임사의 입장에서도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팔리지않는 패키지 보다는 온라인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고 실제로 넥슨, NC소프트에서 온라인 게임을 내놔 크게 성공했다.
분노하는 한국 게이머들...
이런 와중에 최근 주목을 받던 블리자드의 차기작 WOW (World of Warcraft)의 가격책정 및 약관 때문에 많은 한국의 게이머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된 월 사용료로 '한국의 게이머가 봉이냐'라며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으로 많은 한국인 팬을 거느린 블리자드가 많은 원성을 사고 있고 베타 테스트 기간부터 '믿기 어려운 가격을 약속한 블리자드에게 이른바 '괴씸죄'까지 붙여져 최근 네티즌을 중심으로 대규모 불매운동을 추진하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무엇이 문제인가?
게이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때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과 둘째, 너무 고자세의 사용자 약관이다. 실제로 월정액 요금이 한국에서는 2만5000원으로 일본 1,669엔 (1만6000원) 미국 $14.99 (1만5000원) 다른나라에 비해 약 60% 정도 더 비싼 것이다.
또, 언론에서는 각 나라의 국민 소득까지 조사해가며 명실공히 불공평한 처사라고 하고 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서버가 다운되어 서비스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전액을 청구한다는 약관까지 있어 이러한 결정을 한 블리자드가 비난을 면키 어려울듯 싶다. 블리자드는 과연 한국 게이머를 봉으로 알고 있었던 것일까?
블리자드는 왜 이러한 결정을 내렸을까?
한국은 스타크라프트의 '대박'으로 엄청난 소득을 낸 블리자드에서 사장이 방한까지 하며 관심에, 고마움을 표했을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불과 몇 m 간격으로 있는 PC방에서부터 시작해서 세계 제 1의 초고속망을 가진 나라를 블리자드에서 너무 쉽게 본것일까?
어느 회사든 대게 상품을 팔기 전에 시장조사라는 것을 한다. 블리자드도 단언컨데 이런 조사를 했을 것이고 나름데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을지 싶다. (참고로 필자는 블리자드 사원이 아니므고 이 자료는 공식발표된 자료가 아니다)
1) 한국에서는 패키지 판매가 저조하다. (예, 불법복제, 손노리 등 패키지 제품의 몰락)
2) 초고속 회선으로 내려받기가 수월하다.
3) 인터넷 카페 등이 전국 곳곳에 퍼져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블리자드는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패키지 보다는 다운로드하는 방식이 한국에서 먹혀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을 듯 싶다.
또, PC방의 입장에서도 PC 1대당 1개의 패키지를 구입하는 것 보다 다운로드하는 방식을 채택하면 더 경제적으로 운영할수 있음을 감안한 것 일수도 있다. 실제로 패키지 가격이 미국에서 $50달러인 것과 국내 사용자들이 평균적으로 3개월 미만 플레이를 한다고 했을 때 월정액 2만5000원은 결코
무리한 책정이 아니다.
헌데 문제는, 평균은 말 그대로 평균인 것이고 3개월 이상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때문에 월 60%를 더 내야한다는 말이다. 근데 이 2만5000원은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미 한국 게이머는 봉이었다
한국의 국내외적으로 잘 알려진 게임은 NC 소프트사의 '리니지'이다. 최근 리니지2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다. 리니지의 월정액 가격은 30일에 2만9700원 약 3만원으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WoW보다도 훨씬 높게 책정되어 있다. 서로 다른 게임이고 서비스의 질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다음은 리니지의 개인 월정액이다.
(출처:https://cs.lineage.co.kr/payment/money_info.asp)
그렇다면 리니지의 미국 계정은 어떨까? 과연 미국 국민소득을 가만하여 한국보다 높게 책정하였을까? 다음은 미국 리니지의 월정액 정보이다.
(출처:http://support.lineage.com/cgi-bin/lineage.cfg/php/enduser/std_adp.php?p_faqid=180&p_created=1023809242)
미국의 높은(?) 국민소득에 비하여 왠지 월 $15은 한국의 $30에 비하여 높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그렇다, 같은 게임이어도 한국에서는 더욱 많이 받고 미국에서는 낮게 받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봐왔던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가?
국외에서 싸게 판매 되는 제품들이 국내에서는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팔려왔던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상황이 이럴진데 아무리 국내에 많은 팬을 둔 블리자드가 자사의 이익까지 내팽겨쳐가며 낮은 가격을 책정하리라 생각했을까?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 한국 네티즌들이 너무 순진했던 것이라 생각된다. 혹, 국산 게임이기 때문에 新 게임 광고효과와 다른 게임 가격과 맞추기 위해 어쩔수 없는 결과라고 두둔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한국이 게임을 많이 팔아준 고마운 나라 이전에 물건을 팔 '시장'이고, 이미 미국에서 $15로 서비스하고 있고, 한국 시장에서 선례격인 NC 소프트의 '리니지'를 그것도 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 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한국의 게이머는 그들의 '봉'이었던 것이다.
마치며...
이번 사건으로 네티즌 사이에서 불거진 WoW의 불매운동이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가격이 어쨌건 게임을 할 사람은 결국 하게 되어있다.
또, 국외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국내 게임시장의 선례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결국 이 비싼 돈을 내는 사람은 이러한 국내 언라인 게임의 값비싼 요금 때문에 생긴 선의의 피해자 인 것이다. 국내 언라인 게임이 국산이기 때문에 아껴주고 국산을 더 비싼값에 사주기에는 한국은 이제 너무 세계화 되어있다.
이번 일로 단지 게임상 한글이 된다는 이유로 NC 소프트사 뿐만아니라 국내 게임업체들은 한국 게이머들 비정상적인 폭리를 취해왔음이 명백히 밝혀졌다. 국내 언라인 게임업체는 하루빨리 폭리를 그치고 요금을 해외수준으로 조정하고 많은 경쟁작들에 대비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것이다.
WoW 뿐만아니라 에버퀘스트2, 에쉬론스 콜2등의 유명게임과 더불어 더 많은 게임들이 뛰어난 서비스와 한글화 서비스를 앞세워 들어오고 있다. 과연 앞으로 계속 그들의 봉이 될것인가 아니면 다른 나라와 동등한 입장에서 혹은 더 나은 대접을 받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도깨비 뉴스 독자 = 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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