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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헌병이 된 이유는 딱히 없다.
그러나 헌병이 되고싶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 흐지브지한 헌병. 그것이 바로 나.
때는 바야흐로 05년 7월. 햇살이 쨍쨍하니 입대하기도 참 좋은날이렸다.
306보충대로 향한 나의 마음은 그렇게 빛나긴 개뿔.
전날 여자친구와 나눴던 이야기만이 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너 나 기다릴거니?"
입대전 가족과의 회식을 마치고 놀이터로 불러낸 여자친구의 입에선
"아니" 라는 대답이 나왔다.
나는 왜냐고 묻지 않았다. 나라도 기다리기 힘들것 같으니까.
남자답게 그냥 다녀오자.
"그럼 마지막으로 키스해줘."
그녀는 말없이 눈을 감은 내게로 다가왔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내 입술엔 아무런 느낌조차 없었다.
살며시 눈을 떠보니 그녀는 말을 했다.
"너 입에서 쌈장냄새나."
그 말을 끝으로 그녀와 나는 헤어졌다.
306보충대의 앞에선 수많은 식당아줌마들과 보험직원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난 부모님과 아무런 식당에 들어가 아무런 메뉴를 시켰으나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게 마지막 식사였다면
좀 더 든든히 먹어둘껄... 하고 생각했던것은 바로 그날 밤이었다.
우리는 연병장에 모여 부모님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다.
부모님의 마지막 눈물이 내 가슴을 더욱 무겁게 했다.
그러나 대대장님의 한마디 "부모님! 걱정마십시오! 이제 저희가 가족처럼 아들처럼 잘 대해주겠습니다"
라는 말에 나는 한결 마음이 놓였다.
우리는 마지막 인사를 하며 건물 모퉁이를 돌아서자마자
구대장은 외쳤다.
"이 새끼들아 발 안맞춰? 미친XX들"
이게 현실이지.
우리는 그 날 밤 떡이 된듯한 햄버거빵 두개를 받았다.
그 빵이 원래 부풀어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훈련소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보충대의 밥은 그렇게나 열악했다.
그 다음날
헌병대의 차량이 우리 눈앞에 먼지를 일으키며 섰다.
그리고 약 50명 가량을 불러 우리들에게 헌병대의 장점을 말해주었다.
너희는 헌병이 되는게 어떻냐고 회유하였다.
우리는 모두 벙쪄있었다. 왜냐면 헌병이 실제로 무슨일을 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그들은 그저 "군인 경찰이다" 라는 말을 중점으로 했다.
자세히 가르쳐주지도 않았다.
때는 7월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더웠다.
운전병은 헌병은 에어컨 밑에서 근무하기때문에 추워서 밖이 좋다고 말했다.
그말만으로 우리는 전원 헌병에 지원을 했다.
우선 면접은 간단했다.
등급과 차렷자세를 보았는데 흔히말하는 오다리는 헌병이 될수 없었다.
요기에서 약 1/3 가량이 떨어지게 되었다.
남은 인물들은 자기들이 개발한 무작위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우리들은 로또가 되어 번호가 걸리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헌병이 되었고
훈련소를 배정받은뒤 자대가 아니라
종합행정학교 라는 종행교(헌병 교육학교)로 향해야만 했다.
나머지는 다음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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