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16년 5월 30일, 인천 부평의 해당분야에서 이름난 비뇨기과에서 정관수술을 받고 왔습니다.
예약은 3주전, 같이 민방위를 받고 나란히 수술대에서 수술을 하려 했지만
친구 장인어른이 병환으로 돌아가셔서 민방위도 미루고 저 혼자 수술을 받으러 갔습니다.
금액은 자녀 수에 따라 바뀌더라구요. 가족관계증명도 필요하고.
저는 아들 딸 아빠라 원래 금액(자녀없음)에서 7만원 가량이 할인되었습니다.
수술을 준비하기 위해 수술도구들을 소독해놓고 준비하는데 1회만 사용하다보니
예약하고 도망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수술도구를 버려야한다고 예약금을 받습니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라 선금 입금하고 예약을 마쳤습니다.
수술당일, 바로 어제.
수술시간 3시에 맞춰 도착했지만 그 시간은 평일이고 낮이라 다른 환자는 한명밖에 없었네요.
흰머리로 가득하신 할아버님과 눈이 마주치고 어색한 공기... 설마 저랑 같은 수술을 받지는 않으시겠죠...또르르..
병원 직원분이 건내주시는 약 두개를 받아보니 살짝 긴장도 되더라구요.
'이건 무슨 약이죠?'
'염증생기지 말라고 드리는 거예요. 하나는 수술 마치고 나와서 드세요'
'네...'
약먹고 살짝 기다리자 저쪽 수술실에서 부원장님이 'OOO님 오세요.' 하시더군요.
문 앞에서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고 소지품을 바구니에 넣은 뒤 스마트폰을 껐습니다. 수술에 방해된다셔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수술대에 올라가 다리를 펴고 누워 무릎까지 바지와 속옷을 벗어 내렸습니다.
배 위쪽으로 가림막을 쳐주고 제 하반신은 적나라하게 수술대 불빛에 노출되었죠. 두근두근
정관수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알려주시고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하시더군요.
차가운 느낌이 자꾸 제 멋쟁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봐서는 소독을 하는 듯 했습니다.
소독이 끝나고 원장님도 들어오시고 (두 분 다 남자분) 양쪽에 서서 마취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고환과 성기의 버뮤다 삼각지에 짧은 따끔함이 느껴졌습니다.
잠시 자리들을 비우시고 저만 덩그러니 남아 수술실의 서늘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마취가 다 된 시간인지 다시 자리로 돌아오신 두 분
제 긴장감을 줄여주기 위해 '어디서 왔냐..' '뭐하는 분이냐' 등 이야기로 서서히 긴장감이 사라지던 중
고환 위쪽, 아마도 정관이 지나가는 자리를 손가락으로 잡아보시는 바람에 살짝 뻐근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수술.
마취가 되어서 어떻게 수술이 되는지는 몰랐지만 몸의 느낌만으로 대충 상상이 갔습니다.
왼쪽 고환이 쑥 빠지는 느낌을 받고 살짝 불편했지만 곧 괜찮아졌고
아마도 왼쪽 정관이 잘리고 지져졌으며, 이후 수술용 실로 묶여졌겠죠.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느낌.
다시 오른쪽이 빠지는 느낌. 그리고 반복되는 느낌.
다시 소독되는 느낌의 시원함.
순간 내 고환주머니를 고정하던 테이프가 제거되며 수술 중 가장 따가움을 느꼈습니다. 쫘악~!!
버뮤다삼각지에 위치한 거즈와 고정테이프.
이후 지혈을 잘 해야 고통이 덜하다고 지혈방법을 알려주시고 끝났으니 나가서 남은 약 먹으라고 하시고
20-30분간 엉거주춤한 자세로 팬티 속에 손을 집어넣고 삼각지 지혈을 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남은 금액을 결제하고 병원문을 나서는데 별다른 느낌은 없었습니다.
단지 배부른 상태에서 달리기를 마치고 나서 느끼는 찌릿함과 아랫도리의 심리적인 불편함. 딱 그정도
다시 집에 와서 아이들 감기때문에 병원에 가있는 와이프와 애들을 만나 진료를 마치고
친구 장인 장례식장에 가기위해 정장을 갖춰입고 출발했습니다.
장례식장인데 친구들 사이에서 주인공은 제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전혀 아프지 않다고 너도 받아라 너도 받아라 했습니다.
저도 처음 공포감이 있었고, 알 수 없는 상실감이 있었지만
와이프가 수술을 할 경우 생리통이 허리에 집중되어 엄청난 고통이라는 말을 듣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는 정관수술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복원수술도 가능하다고 하니 적당히 자녀계획이 완성되신 분들은 받고 오셔도 무리 없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물어보시면 상세히 대답해드릴게요^^
절대로 수술 전에 정관수술 동영상을 보지는 마세요. 아파옵니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