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대한 얘기도 요리게에 써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내가 수제빵집에서 일한지 한 두 달 되어갑니다.
수제빵집하면 뭔가 로망이 있지요? 특히 요즘 빠바의 갑질과 횡포 등등에 질려서 수제빵집으로
조금 비싸도 바꾸시는 분들 적지 않으실텐데요,
저희 아내도 제가 하도 spc 나쁘다 나쁜 기업이다 소리를 해대서
제 눈치 보면서 빠바 좀 덜 먹는 편이었는데,
수제빵집 두 달 일하면서 참다 참다 터지네요.
몇 가지 문제점만 적어봅니다.
물론 케바케일 수 있겠죠? 근데 아닐 가능성도 매우 크다는거부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납품 받지 않지요? 가게에서 제빵사가 직접 만들지요? 신선도 기대되지요?
근데 그렇게 특별하게 만든 빵이 유통기한이 없어요.
언제까지 파느냐?
주인장 팔고 싶을 때까지 팝니다.
이런 생각 안해보셨지요?
그래서 아내는 차라리 납품 받아다가 팔고 유통기한 정해져서
기한 넘어가면 다시 반품하는 빠바가 차라리 낫다고 하더군요.
빵이 시들어가는게 눈에 보일 정도이지만
주인이 치우지 못하게 하니 상태 안 좋은게 뻔히 보이는 빵을
손님들이 집어가도 말도 못 하니 더 답답하답니다.
2. 포장을 안 합니다!
신선하게 빵집서 방금 만든 빵이니만큼
포장 안 하는게 때깔도 좋고 향긋한 향도 나고 좋지요?
문제는 이게 오븐에서 나와서 팔릴 때까지,
아니 정확히는 매대에서 빠질 때까지 죙일 공기중에 노출되어 있다는겁니다.
사람들 포장안된 빵 앞이라고 입 가리고 말하지 않죠?
입은 빵 앞에 서 있지 않는 빵집 직원들만 가립니다.
사람들은 빵을 들었다놨다하며 온갖 침과 이물질을 튀기며 말합니다.
포장 안 된 빵 앞이라고 다소곳이 침 안 튀게 말하는 사람, 당연히 없습니다.
침뿐이 아니죠.
하루 종일 들락날락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드나드는 모든 먼지가 고스란히 내려앉습니다.
아내가 참다 못해 해준 얘기인데요,
빵집에는(물론 아내가 일하는 빵집만 그럴수도 있습니다!) 늦가을까지 날파리가 많이 서식한답니다.
이 날파리들이 달콤한 빵들에 자유롭게 들러붙어 시식하고 포식한다고 하네요.
11월 중순까지 봤답니다.
3. 일명 쓰레기빵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식빵 테두리, 안 팔리는 빵들 등을 설탕 넣고 우유 붓고 반죽하고 그래갖고
뭉치고 뭉쳐서 다른 새로운 류의 빵을 만들어서 판다네요.
(이걸 빵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명 '쓰레기빵'이라고 부른답니다)
사람들은 이 빵이 뭘로 어떻게 왜 만든건지 알 수 없겠지요.
물론 아내가 일하는 빵집만 그럴수도 있습니다.
이런 빵은 유통기한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겠지요.
뭐 제가 들은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결론적으로 아내 얘기는 이렇게 공적인 통제가 없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빵들을,
그것도 훨씬 비싼 값을 주고 사 먹느니 차라리 일정한 통제를 받는 빠바빵을 사먹는게
나을꺼같다네요.
저는 빵을 일단 별로 안 좋아해서 빠바든 수제든 다 관심없습니다만,
아내 얘기를 듣고 나니 이걸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겠다 싶어서 올립니다.
수제빵집의 비싼 빵들, 아이들에게 더 좋은걸 먹이려고 엄마들이 아이들이랑
많이 온다고 하네요.
그런데 잘못 걸리면 빠바빵보다도 못한걸, 못 먹을걸 먹이는 것일수도 있으니
잘 살펴보시고 주변 평판도 좀 들어보시고 이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