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는 모 아마존 리뷰어가 말했듯 95% 우리가 알던 알로라입니다. 스토리의 20%정도를 대강 수정하고 5%정도 새 요소를 끼워넣은 뒤 티저를 악마의 편집으로 마개조하면 울썬문이 연성되는 매직. 주인공 새 모습 보고 블화2 같이 몇년 뒤 같은 전개를 예상했으나 현실은 그저 추가 DLC 선행공개였다더라 하는 대참사... 그만큼 울썬문의 추가요소는 DLC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참담함의 연속입니다.
특히 스토리는 거의 변경점이 없다가도 가끔 잠깨우는 식으로 뜬금없는 곳에서 변경점이 보이기 때문에 똑같은 스토리 졸면서 버튼연타로 진행하다 변경점 부분을 무심코 지나쳤을때의 빡침은...
개인적으로는 몇몇 스크립트 빼고는 그냥 썬문을 네번(썬 1팩+문 2팩 구매자) 플레이하는 격이라서 무척 괴로운 플레이였습니다. 변경점도 개연성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기존 스토리에 끼워넣고 억지로 비틀고 하는 식이라 별로 설득력도 없었고, 후속작에서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던 리조트 아저씨라던지 릴리에네 집안 닮은 울트라비스트 떡밥등도 1회차 클리어 시점을 기준으로 전혀 풀리는게 없어서 좀 짜게 식은 감이 있습니다. 2회차는 아직 진행을 안했으므로 모르지만 설마 맥거핀인가 저거...
-몇몇 시련 전개가 바뀌었습니다. 시련 하는줄도 모르고 끌려들어가던 수련 시련이 아무 준비도 없이 갔다가 전멸하는 케이스가 있었던건지는 몰라도 제대로 시련을 하겠냐고 선택지를 주고 수락하면 시작하는 방식으로 변경됐고, 주인 포켓몬도 약어리에서 깨비물거미로, 키아웨의 시련도 염뉴트에서 텅구리로 바뀌는 등 변경점이 있습니다.
특히 아직 시련 몇개 안 거친 뽀송뽀송한 애기들한테 보스랍시고 600족+물포켓몬+비옴+힐러 맘복치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3콤보를 날리던 수련의 시련은 썬문에서 그나마 양심을 챙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여전히 시련의 난이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 만타인 서핑, 울트라라이드(정확한 명칭 기억안남) 등 미니게임 형식의 라이딩이 추가되었습니다. 만타인 서핑은 배틀보다는 미니게임으로 BP를 챙기고 싶다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 다만 저의 경우는 만타인 서핑 자체가 별 재미가 없기도 했고, BP로 얻을 수 있는 물건과 기술에도 딱히 탐나는 점이 없었기 때문에 추가되나마나 별 감흥이 없는 컨텐츠이기도 했습니다.
울트라라이드는 재미있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네크로즈마 하얀 워프홀 진입할때 제 손이 개발바닥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대여섯번은 실패해 다른 워프홀로 진입해버려서 재미보다는 짜증이 먼저 나는 요소였습니다.
- 스토리 진행이 기존작보다 수월해진 느낌입니다. 기존 알로라 포켓몬들이 스피드가 느려 대부분 먼저 얻어맞고 약점찔리고 하던 전작보다 추가된 포켓몬들을 영입해서 빠르게 먼저 찌르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은 꽤 쾌적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여전히 난이도는 라이트 플레이어 기준으로 꽤 어렵기 때문에 상성을 조금 잘 생각하셔야 될 것 같고, 시간이 나실때마다 리프레로 포켓몬을 쓰다듬어서 하트 두개를 채우신 뒤 경험치를 조금 더 드시는걸 추천합니다.
그렇게 대차게 광고하던 로토무 도감의 업그레이드는 개선이라기보단 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로토무는 박찬호급 수다로 맵을 터치할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고, 로토캡슐은 오로지 운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기존의 O파워를 그리워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로토무와의 상호작용이 즐거우냐고 물으면 그렇지도 않아서... 그냥 로토무가 묻는데에 이지선다로 대답할 뿐이어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말하는 도감의 필요성이나 즐거움은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 여전한 제작진의 편애와 스토리상의 비중을 자랑하는 릴리에. 이건 릴리에를 좋아하느냐 좋아하지 않느냐의 여부에 따라 장단점이 달라질 문제지만 개인적으로 주인공 캐릭터에 몰입하는 스타일의 저로서는 릴리에라는 캐릭터에 반감까지 느껴질 정도로 여전히 스토리 몰입에 방해가 되는 존재였습니다.
기존 썬문보다야 ~하실거죠? ~하죠. ~해주세요. 별구름 별구름 노래를 부르던 전작보단 강제성도 덜 한 편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뉘앙스만 부드럽게 변경되었을 뿐 여전히 주인공은 스토리 진행을 위해 릴리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밖에 갈 수 없으며, 잘 뜯어보면 진행 방향까지 릴리에의, 릴리에를 위한, 릴리에에 의한 전작과 동일한 라인을 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난 내새끼 입신양명 챔피언 성공사를 위해 게임을 진행한거지 남의새끼 꿈과 희망과 감동의 가족갈등 화해 스토리를 위해 스토리를 진행하는게 아니었는데...
NPC들이 주인공이고 나발이고 릴리에만 찾던 전작과 비교해 주인공을 먼저 챙기고 릴리에를 나중에 챙기는 등 태도가 꽤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만 전작에서도 릴리에에 관해 노답성을 보이던 아세로라/하푸우는 여전히 릴리에를 먼저 찾고 챙기므로 여전히 스토리상 발암요소가 산재해 있습니다. 나시 아일랜드에서 어이를 성층권 너머로 날려버린 남캐여캐 불문 썸 이벤트도 필수 이벤트에서 삭제되는 등 릴리에에 대한 과한 푸쉬는 좀 가라앉은 편입니다.
그러나 1회차 클리어를 기점으로 이제 해방이겠구나 기뻐 날뛰던 플레이어의 뒤통수를 후려치듯 관동으로 떠나는 것이 뜬금없이 글라디오로 변경되고, 릴리에가 트레이너가 된답시고 옷을 갈아입고 나대는 바람에 릴리에에게서 그나마 해방될 수 있었던 2회차 스토리를 여전히 쭉 릴리에에게 묶여 진행해야 하는 조삼모사격인 전개가 펼쳐집니다.
아니 왜...? 라는 기분이 든 게 솔찌 릴리에를 관동으로 보내 성장시키고 글라디오가 알로라에 남아 집 챙기고 자아성찰하면서 2회차 스토리 같이 돌아주는게 더 설득력 있는데 왜...? 이러한 연유로 2회차가 묶여버리는 바람에 현 리뷰도 1회차 기점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슬픈 전설이 있음...
- 소소한 요소들이 변경되었습니다. 리자몽 플레이트가 리자몽 소환>탑승>비행>착륙의 4단 테크트리로 가뜩이나 늘어지는 플레이 타임을 더 늘려 열뻗치게 만들었다면, 이번 울썬문에서는 착륙의 과정을 지워 그나마 이동시간을 짧게 단축시켜 플레이가 보다 쾌적해 졌습니다.
전작에서는 각 마을 센터당 1개 정도로 소소한 서비스 정도로만 던져주던 사이드 퀘스트도 마을당 2개 정도로 늘고 스토리도 적당히 끼워넣어 퀘스트를 달성하면서 사이드 스토리도 챙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스토리 진행 상황이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메뉴가 없기 때문에 퀘스트를 외우거나 다른 곳에 적어놓고 살펴봐야 하는 등 은근히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 전작의 노잼노의미였던 지가르데 코어모으기가 주인실 모으기로 변경되었습니다. XY에 이어 나올거라 의심치 않았던 Z버전이 나오지 않아 처량맞게 썬문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었던 지가르데는 영원히 하늘나라로ㅜㅜ... 엔딩씬에서 굼실굼실 굴 속을 기어다니다 애써 위엄차려 울부짖는 지가르데가 슬펐던건 저뿐인가요... 주인실을 모으면 갯수에 맞춰 주인 포켓몬들을 던져주므로 모으는 재미는 지가르데 코어보다 비교적 쏠쏠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변경점이나 개선점이 있지만 게임의 50%를 스토리 재탕으로 졸다가 플레이해서 더이상 기억도 나지 않으므로 이 정도 선에서 정리해봅니다. 개인적 별점은 별 두개 반. 박세준 선수 말처럼 이건 만원짜리 DLC지 확장판이 아닙니다 여러분... 썬문 사셨던 분들은 투팩 다 구매하기보단 추가 울트라비스트+추가요소를 49000원 주고 사신다 생각하시고 한팩만 사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이제 1회차 끝나서 2회차 돌아야 하는데 릴리에 또 보고 또 징징대고 또 억지로 모에함을 주입할거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서 플레이하기 싫어지네요ㅜㅜ... 쓰고보니 릴리에 엄청 싫어하는거 같지만 무척 싫어합니다... 플레이 하면 할수록 흙수저로 태어나 입신양명을 향해 달려야 할 내새끼가 금수저 잘못만나 휘둘리면서도 바보같이 헤헤거리면서 빵셔틀 하고있는걸 3인칭 시점으로 지켜본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엄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