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 형들에게. 비록 형들이 싫어하는 글이 3줄이 훨씬 넘겠지만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조금 많이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19살의 한 학생입니다.
처음 글을 쓰는 거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저희 가족은 예전부터 자그마한 농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가족이 먹고살기엔 충분했지요. 물론, 농사일만 한 게 아니라 다른 일도 하면서 근근히 농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적인지 모르겠지만 청년실업이 문제되고, 갑자기 여러가지 사회적인 큰 일이 터지면서 저희 아버지께서 직장을 잃으셨습니다.
그로인해 집안이 힘들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저희에게 힘든 내색 하나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가 해고되신 후 근 몇달간은 해고되신 사실조차 몰랐으니 말이죠..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침에 웃으며 일을 나가신다고 말하셨고, 저희는 무심한 말투로 아버지께 인사를 드릴뿐이었죠. 그러던 중 하교를 하는데 저희가족 논에서 누군가 있는 겁니다.
이 시간에는 아무도 있을 시간이 아닌데? 하며 논으로 가니 회사에 있으셔야 할 아버지가 논일을 하고 계신 겁니다. 바로 아버지께 달려가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왜 여기있냐고. 왜 회사안갔냐고. 하니 아버지께서는 웃으시며 상사와 다툼이 있어서 더러워서 자기가 때려치셨다고 말하셨습니다. 그러고선 제 머리에 손을 얹으시며 언제 이렇게 컸냐며 제게 공부열심히 하란말을 남기시고 다시 논일을 하러 가셨습니다.
그러기를 1년이 지났을까.. 저희집안 사정은 전보다 더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저는 학교를 다니며 자꾸 교재와 필기구 등을 사야했고, 가족들도 다 자신의 기본적인 생활은 해야만 했으니까 말이지요.. 그 와중에 기본생활조차 영위하지 못하신 분이 아버지라는 것을 왜 이제야 알았을지 너무나 후회됩니다.
집안에 쌀 살 돈이 없어 하루 두끼를 드셨고, 옷은 농사일로 너덜너덜해졌지만 단 한번도 내색하지 않고, 저희에게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의 몫까지 감당하려 힘든일을 마다않고 하시는 바람에 전신에 골병이 들었고, 더 이상 힘쓰는 일을 하실 수 없어 집안에서 하는 자잘한 부업만 하셨습니다..하나 조립에 몇원 몇십원 이렇게 하더군요. 집안에 들어오니 늘 고무냄새가 역하게 났고, 그것을 핑계로 한번은 어머니께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왜 아빠가 일을 안해서 우리가 이렇게 고생해야 되냐고, 엄마는 왜 이렇게 아파야 되냐고.. 그렇게 집안일이 힘들면 내가 그냥 학교생활 그만두고, 일하겠다고.. 어머니는 묵묵히 일하시며 제게 밥 먹고 일찍자라고만 하셨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아버지가 큰방에 계셔서 제 말을 듣고 계셨다는 것을.. 위태위태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학교수업조차 제대로 듣지 못했고, 그저 하늘만 늘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수업중 제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라고 제 휴대폰 액정에 분명하게 떴으나 저는 받지 못했습니다. 아니 수업중이라는 핑계로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기를 10번쯤 했을까..이미 주변의 학생들은 제 휴대폰이 울리는 것을 다 눈치챘고, 선생님마저 그것을 느끼고 제 휴대폰을 가져오라 하셨습니다.
그때도 제 휴대폰은 울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제 휴대폰을 보시더니 어머니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복도에 나가서 받고오고 휴대폰은 압수하신다 하셨지요.
어쩔 수 없이 복도로 나가 전화를 받자 어머니께서 제게 통곡을 하시며 '느그 아버지가 지금 심각한 상태니까 빨리 집에 돌아와라' 셨습니다. 이 말을 하시며 얼마나 말을 흐리시던지 모르겠습니다. 제 머리속에 이건 뭔가 아니다 진짜 심각한 일이 생긴 모양이다 싶어 교실로 달려가 제 물건을 챙기고 선생님께 말도 안하고 바로 뛰쳐나왔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니 역한냄새가 풍겼습니다. 평소의 고무냄새와는 다른.. 그리고 거실에서는 아버지께서 몸을 들썩이며, 입에서 뭔가를 구토하고 계셨습니다.
어머니에게 이게 뭐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아버지께서 '제초제(?)'라는 걸 마셨다 합니다. 고의인지 아니면 실수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아버지의 상태는 분명 매우 위독해 보였습니다..
그 즉시 아버지를 눕히고, 몸에 있는 것을 토하게 하기 위해 배와 가슴쪽을 꾹꾹 눌렀습니다.
하지만 차도가 없고, 숨이 더 가빠지자 어머니께서는 구조대에 신고를 했고, 저는 아버지의 가빠지는 호흡을 보며 인공호흡을 시행했습니다.
무언가 역한것이 흘러들어왔으나 저는 그때 아버지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않아 구조대가 올때까지 계속 인공호흡을 했습니다.
구조대가 올 당시에는 오히려 제가 구토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병원을 가니 아버지께서는 제초제를 드신 게 맞으시고, 치사율이 100프로에 이른다고 하더군요..
더 이상 살 가망이 없으니 잘 해드리라고..그 다음 의사선생님께서 어머니와 저 또한 검사를 하셨는데 저도 몸안에 치사량에 가까운 제초제가 있다고 하더군요. 같이 먹었냐고.. 아니라고 말할려다 인공호흡을 해드릴때 뭔가 입안에 자꾸 흘러들어왔던 게 생각났습니다.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아무래도 그게 문제인 것 같다고.. 듣는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이 젊은 나이에 벌써 죽는건가..
아직 못해본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의사선생님께서 다시 말씀하시기를 치사량에 가까운 양을 먹은 것은 맞으나, 정말 100의 확률로 죽는다는 보장은 없다.. 99.99의 확률로 죽는다고 해도 0.01프로의 확률을 믿어보라고..기적이라도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의사생활을 하면서 숟하게 환자를 봐왔는데 죽는다고 확신했던 환자들이 간혹 완쾌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조금 희망이 되었던 말이지만, 제겐 그저 사형선고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다시 눈물을 흘리시며 통곡하셨고, 저는 그런 어머니앞에서 도저히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제 입에서는 다만 울지말고 빨리 아빠보러 가자.. 라는 자그마한 위로의 목소리밖에 흘러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중환자실에 누워계셨고, 상태는 전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멀쩡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따름이었지요.
그에 대해서 의사선생님은 몸안의 약때문에 서서히 숨이 막혀 죽게된다 하시더군요.. 아버지께서도 이미 이 사실을 통보받으셨고, 몇 일간은 정상상태와 비슷할거란 소리도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저에대한 사실은 모르고 계신듯 했습니다.
아버지의 옆에서 통곡하시는 어머니를 보시며, 아버지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무 힘이 든 나머지 하면 안 될 선택을 했다.. 아버지로써의 책임을 다 지키지 못하고 먼저 떠나는 이 못난 아버지를 용서해라. 아는 친구에게 부탁해 너 대학갈때까지의 돈은 다 마련해 놓았으니 너는 집안을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학교 댕기거라.. 아버지는 기쁘다.
마지막으로 아들한테 작은 선물을 줄 수 있어 좋았고,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이런 아버지 앞에서 제 상태를 도저히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담담히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을 듣고 있었지요.. 그렇게 몇일이 흘렀고, 아버지께서는 정말로 숨쉬기를 힘들어하시고, 더 이상 저희에게 뭐라 말씀조차 하지 못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편안히 눈을 감으실 때까지 저의 상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제야 아버지께서 19년동안 짊어지셨던 저라는 짐을 내려놓게 되었는데 이 사실을 말한다면 아버지는 너무나 무거운 짐을 다시 끌어안고 가시게 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짧은 편지를 남기고, 저도 아버지를 따라갈까 합니다.
아버지. 못난 아들 19년 동안 고생만 시켜드리고 보내드려서 너무나 죄송합니다. 아버지가 원하시던 좋은 성적도, 좋은 생활태도도 없던 저였지만 아버지께서는 제게 사람은 좋은 인품 하나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던 것을요.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던 것을요.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주신 사랑이 그 누구보다 크고, 깊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말로 사랑합니다. 가슴깊이 기억하며, 존경할 것입니다. 다음생이란 것이 있다면 꼭 다시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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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lobal No1 Humor 웃긴대학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pg=0&number=341386#ixzz1BeUJsLKT http://www.humoruniv.com 방금 웃대 눈팅하다가 너무 안타까워서 퍼와봅니다... 힘내라구 이분께 기도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