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 장난감 못보던 건데?? 여기 이름도 '토모' 라고 써있잖아. 뭐야 이거??"
평소 본적이 없는, 누군가의 이름까지 써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초1 아들.
아들: "토모키쿤 꺼"
"근데 토모키쿤 장난감을 왜 니가 가지고 있니?"
아들: "..............토모키쿤이 나한테 줬어"
"정말?? 이거 별로 쓴거같지 않은데?"
아들: ".........응"
조금 캐물었더니 머뭇거리는 모습, 얼굴표정..
금새 전 알았습니다.
"아빠는 네가 그렇게 말하면 믿을 수 밖에 없어. 근데 너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지마. 다시 물을게, 정말 토모키쿤한테 허락 받은거야?"
아들: "............"
"왜 말을 못해?"
아들: "......아니"
"그럼 토모키쿤이 허락도 하지 않은게 여기에 왜 있을까?"
아들: "...........가져왔으니까"
"누가?"
아들: "내가..."
"어떻게 가져왔는데?"
아들: "......"
"사실대로 얘기해 생각할 필요 없어"
아들: "토모키쿤이 없었을때 넣었어"
"어디에"
아들: "내 가방에"
"그럼 처음부터 다시 말해봐. 누가 누구걸 어떻게 했다고?"
아들: "내가.....토코키쿤 장난감을 멋대로....내 가방에 넣어서...."
친구 장난감을 멋대로 가져온 모양입니다.
속된말로 "뽀리다" "쌔비다"..정확히 말하면 "훔치다" 가 되겠네요.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맘 단단히 먹고 혼냈습니다.
"아빤 널 혼낼거야. 근데 그 전에 니가 한 행동 어떻게 생각해?"
아들: "......"
"왜 말을 못해. 실감이 안나니?"
아들: "...."
"그럼 아빠가 알려줄게.
지금 쯤 그 친구는 이걸 애타게 찾고있을지도 몰라.
이게 일년동안 기다린 생일 선물이었을지도 몰라.
'집에가서 엄마나 아빠랑 가지고 놀아야지!' 하고 기대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장난감을 잃어버렸다고 엄마한테 혼나고 있을지도 몰라.
왜?
니가 그걸 멋대로 가져왔기때문에."
아들: "....(울기시작)"
"너 지금 굉장히 소중히 다루는 장난감 있지. 그걸 니 친구가 맘데로 가져갔다고 생각해봐. 어때?"
아들: "싫어"
"절대로 안돼. 절대로. 이건 절대로 안되는 일이야. 알겠어?"
내일 당장 돌려줘. 그리고 제데로된 목소리로 제데로 '죄송합니다. 제가 가져갔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신 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사과하고 와."
아들:"(계속 울고있음) 응..."
"한번 더 얘기하지만, 이건 절대로 해선 안되는 행동이야. 넌 지금 친구 물건을 훔친거라고! 그건 도둑들이나 하는 짓이야! 아빤 널 도둑으로 키우고 싶지 않고, 도둑의 아빠가 되고 싶지도 않아!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어.
니가 잘못을 저지른건 사실이고, 이제 니가 할 수 있는건, 반성하고 사과하고 앞으로는 다시 이런 일을 하지 않는것. 그것 밖에 없어. 알겠어?"
아들: "응...."
"됐어. 여기까지. 평소같았으면 널 혼내고 보듬어 주잖아? 근데 이번 일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왜냐면 완벽히 잘못된 일이기때문에. 이 닦고 와. 자게."
그렇게 울다울다 지쳐 잠든 아들.
그리고 "너무 혼냈나...너무 몰아세웠나..." "왜그랬을까.." 생각하며 잠을 못 이루는 아빠였습니다.
하아......녀석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