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을 당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지롱.
자랑글은 아니지만 후후 왜이렇게 웃음이 나오는걸까. 후후. 이거참 쑥스럽다.
뭐 나에겐 그냥 평범하고 흔한 일상의 이야기이니 부담없이 읽어주시길 바란다.
반말해서 미안하지만 난 지금 옛 기억에 콧대가 높아져있으니 이해해주십시오.
일전에 수원역에서 노숙자아저씨에게 프로포즈를 받은 기억이 있었기에 난 그 어느때보다
자신감에 가득찬 한마디로 나의 리즈시절 이야기다.
아 물론 그때 노숙자아저씨는 내게
"아가씨 내 스타일인데, 나랑 한번 만나볼래?"라고 쿨하게 프로포즈했지만
난 그 아저씨보다 더 두꺼운 박스를 소유하고 계신 아저씨가 프로포즈를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된장녀의 마인드로 거절했었다.
나도 어쩔수없는 속물...하......난 정녕 타락했는가...
그리고 그로부터 몇개월 후,
예쁜 옷을 입고 외출을 감행했다.
그당시 난 우윳빛 피부를 소유하고 있었고, 얼마나 뽀얀 얼굴이었는지
지나가던 화교사람들이나 조선족 아줌마들이
경극배우 할 생각없냐고 캐스팅을 하진 않았다.
그날도 화려한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누군가 날 따라오는 시선이 자꾸만 느껴졌다.
아. 또....? 후후..
난 걸음을 늦춰 그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기 용이하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나의 바람대로 그 누군가는 날 불러세웠다.
"저...저기요."
난 그 부름에 긴 머릿결로 귀싸따구를 휘갈기며 45도 각도로 뒤돌아,
최대한 예쁜 목소리로 대답했다.
"후훗..네네~~ 말씀하세요. 후훗.."
"저..쭉 따라왔는데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요."
라고 말하는 그 사람은...
다름아닌 40대 중반가량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하지만 나이가 무슨상관?
사랑엔 국경도 없다는데, 김정일만 아니면 내래 동무의 마음을 받아주갓써.
라는 마음도 잠시.........
그 아저씨의 패션에 나는 갈등할 수밖에 없었다.
목이 늘어난 반팔 티셔츠에(여름이었음)
군데군데 휘갈겨져있는 김치국물은 야성적인 남자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었다.
정확히 도가니뼈까지 내려오는 반바지. 그것은 대쪽같은 남성의 상징이라는걸 그땐 미처 깨닫지못했다.
그리고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슬리퍼..
그리고 슬리퍼안에 꿈틀거리는 회색 빛바랜 발가락 양말..
발가락들은 내게 수줍은듯 꼬물락 거리며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있었다.
"저 결혼했어요." 라고 말한뒤 쿨하게 돌아서는 나의 멋진 뒷모습에 다시한번 반한 아저씨는
"상관없습니다. 제가 신촌에서 일을하니까 그쪽에 오셔서 전화주시면 차 한잔 사드릴끼니?"
계속 따라오며
"번호 알려주시는게 부담스러우시면 제 번호 알려드릴테니까 힘들때라도 전화줍메"
끈질기게 따라오며
"아 뭐야. 되게 비싼척하네. 다음에 만나면 그땐 인연이니까 그냥 나랑 만나묘?"
라고 말하며..나보다 더 쿨하게 사라졌다.
집에와서 난 거울을 앞에두고 큰 고뇌에 빠졌다.
얼굴이......40대 또래처럼 보이나..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예쁘냐는 나의 물음에 더럽게 예쁘다고 대답해주신 엄마덕분에 난 다시 원래 콧대를 찾을 수 있었다.
그후로도 난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에서 수많은 사내들의 끈질긴 관심을 받았지만
다 거절했음.
날 콧대높은 여자라 욕하지마라. 세상이 날 이렇게 만들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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