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근 홍사덕·박효종 5·16 쿠데타 ‘혁명 옹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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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60)과 측근들이 5·16 쿠데타를 옹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표현한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를 편찬한 단체의 인사를 캠프에 영입한 데 이어 캠프 고위 관계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전 위원장에게 아버지에 대한 평가를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2007년 '5·16은 구국의 혁명'이라고 말한 데서 변화가 없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사진)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5·16과 관련한 질문에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포은(정몽주)에게 물으면 역성 혁명이라고 하겠지만 (손자인) 세종대왕에게 물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도 세종대왕과 같은 입장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5·16이) 구국의 혁명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조를 비난하면서까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박 대표에게) 조언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박 전 위원장은 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5·16은 구국 혁명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교과서에서 '5·16 혁명'이라고 표현한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이날 MBN에 출연해 "5·16은 쿠데타이면서 혁명"이라며 "5·16 자체야 쿠데타이지만 그걸로 이뤄진 변화는 가히 혁명적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경제적 기적을 이뤘다는 점을 떠나서도 국민들이 자신감을 느낄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변화는 상전벽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역사 의식은 비단 이들만의 견해가 아니다. 실제 박근혜 캠프 주변에서는 비슷한 언급이 많다. 한 친박계 의원은 "5·16은 쿠데타가 맞지만 뒤에 큰 성과를 남겼다"며 "경제개발에 성공하고 지금도 국민적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16을 단순 쿠데타로 보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캠프 일각에서 "대선 가도의 걸림돌이 되면 해결하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정수장학회는 노무현 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이 바로잡아야 한다며 정권 5년 내내 모든 힘을 기울인 일"이라며 "만약 거기(정수장학회)에 잘못이 있거나, 안되는 일이 있다고 하면 이미 그 정권에서 해결이 났을 것이다. 힘이 없어서 못했겠나"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사 정리 차원에서 실시된 국가정보원 산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진실화해위의 조사를 자신을 향한 정치적 탄압 행위로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일부 인사는 5·16 등에 대한 견해 표명을 박 전 위원장에게 강요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한다. 한 친박계 인사는 "5·16 쿠데타의 책임을 왜 박 대표에게 묻느냐. 박 대표의 책임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