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탐사선을 나포할 근거가 있을까요?
위 그림은 이번에 일본이 수로측량을 예고한 수역입니다.
위 사진은 현재 동해상의 EEZ(배타적 경제수역) 설정도입니다.
일본 탐사선이 조사예정인 독도 부근의 수역은 엄밀히 말해서 우리측 EEZ가 아닙니다. 90년대 말의 한일어업협정에 의해서 중간수역으로 설정되었으며 이 구역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수역이 된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EEZ 기점은 울릉도이며, 중간수역은 한국의 EEZ 설정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물론 우리의 EEZ의 기점은 독도가 되어야 하지만, 이때 동해의 황금어장인 대화퇴(Yamato Bank) 어장을 완전히 일본에 넘겨주게 된다는 것이 중간수역이라는 이름으로 타협을 보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죠. 대화퇴는 중간수역 동쪽과 일본측 EEZ에 걸쳐 있습니다.
사실 이 중간수역은 현재로서 배타적 경제수역이 아닙니다. 물론 영해도 아닙니다. (영해의 범위는 12해리죠.) 위 사진의 빨간색 라인 안쪽의 부분이 우리 나라의 영해입니다. 실제로 일본이 이번에 탐사예고한 수역은 독도 주변 12해리 밖의 영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많이 굴린 결과라고 보이네요.
다시 말해서, 일본측 탐사선이 저 중간수역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사실상 우리가 정선시키고 나포할 근거가 없습니다.
영해와 EEZ는 다른 개념이며, 중간수역은 EEZ 획정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측 EEZ를 침범할 우려가 있다고 하는 것은 독도 근방의 중간수력을 침범하기 때문이 아니라, 일본측 탐사구역의 최서단이 울릉도 근해 40해리 정도, 그러니까 울릉도 연해의 우리측 EEZ를 약간 침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도에서는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우리 정부의 패가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간수역에서 나포하자니 근거가 부족하고, 나포하지 않자니 국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 뻔합니다. 게다가 곧 우리나라 선거철입니다.결국 강경하게 나가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러면 바로 일본측 의도대로 가는 것이죠.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대외적으로 확실하게 알려주는 꼴이 되는 데다가, 일본정부의 탐사선에 대해 강력대응이라도 한다면 국제적으로 설득력을 가지기는 힘든 상황이 되니까요.
ⓒ 리겔
일본의 독도 주변 해역 탐사 시도 소식을 접하고 일본의 노림수를 두 가지로 해석했었다.
하나는 오는 9월 퇴임을 앞둔 고이즈미 이후를 노리는 아베와 후쿠다의 대결구도에서 강경파인 아베가 관방장관의 지위를 이용, 자신의 입지 강화를 위해 꺼낸 카드란 것과 또 하나는 북·미간 합의가 도출되기 전에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겠다는 일본의 강한 의지로 해석하였다.
그런데 오늘 국제방에 리겔님이 올린 한·중·일 수역지도와 일본이 국제수로기구에 통보한 탐사대상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보니 내가 판단한 후자의 가능성은 극히 작다는 것을 느꼈다.
그 반면에 일본의 이번 시도는 일본 국내용과 또다른 노림수를 덤으로 얻으려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띵해진다.
독도에 12해리 영역표시가 분명히 설정되어 있고 일본이 국제수로기구에 통보한 탐사지역이 독도 12해리 영역을 벗어나 있다는 것은 독도 자체의 영유권을 건드리려는 가능성은 작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일본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1. 자민당 내 강경파인 아베의 차기 총리 굳히기 모드이다.
이미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고이즈미 이후를 노리는 차기 총리 후보군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이 자민당 내 강경파인 아베와 온건파인 후쿠다이다.
그중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베가 추격하는 후쿠다를 의식해 독도를 건드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대한민국의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것이다.
2003년 4.15총선이후 광복이후 무려 60여년간 지속되었던 대한민국의 의회권력이 교체되었다.그 결과 일본에 호의적인 이들이 많았던 이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한,일 의원협회가 유명무실해질 정도로 일본이 대한민국의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급감하였는데 이 영향력을 어느 정도 만회해 보려는 의도도 숨겨져 있지 않나 싶다.
공교롭게도 5.31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는데 일본의 이런 도발에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꺼내들 수 있는 카드라야 일본 탐사선을 나포하는 등의 강경책과 독도 12해리 밖인 한·일 중간 수역에서의 탐사를 애써 무시하는 방관책이 있을텐데, 전자라면 한·일 중간수역에서의 나포는 국제적으로 설득력을 잃을테니 이걸 빌미로 일본의 궁극적 목적인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게 되는 큰 빌미가 될 것이고 후자라면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반발이 크리란 것은 자명하니 말이다.
이번 일본의 독도 인근 탐사 시도를 계획한 아베는 대한민국의 대응 강도와 관계없이 그가 얻고자 하는 바는 얻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강경책으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여 차기 총리에 그만큼 더 다가설 수 있을테니 말이다.
최소한 일본으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는 남는 장사이다. 대한민국이 강경책을 쓰면 더욱 좋아라 하며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가져가려 할테고, 방관모드라면 대한민국의 5.31지방선거에서 정부의 대응에 분노한 국민들이 그 반발로 한나라당을 밀어줄테니 자신들과 말이 통하는 이들이 대한민국 정계에 그만큼 많아질테니 말이다.
만약 이번 일본의 독도 탐사 시도의 노림수가 대한민국의 정치에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숨겨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향후 선거철만 되면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정치 구도에 영향력을 행사코자 독도를 건드릴 개연성이 크므로 이런 일본의 의도가 성공하지 못하게 정파를 떠나 힘을 모아 결코 일본의 의도대로 되지 않음을 보여줘야 한다.
혹시 한나라당도 일본의 이런 속내를 잘 알기에 오늘 청와대에서 열리고 있는 초당적 대책마련 간담회에 불참한게 아닐까??? 아님말구.
ⓒ 카모밀레 뱀다리: 일본이 독도문제를 올해 지속적으로 건드릴 가능성이 크겠는데요. 일본의 유엔상임이사국 진출 좌절에 대한 복수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반기문장관의 UN사무총장 저지.....분쟁국에서 사무총장이 나온 예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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