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 모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어머님의 아들이자 오유 눈팅 반년째인 대학생 입니다.
야간 알바가 펑크를 낸 다음 바로 그만둬버려서 지금 삼주째 저희 편의점에서 제가 야간일을 하고 있는데요,
(편의점은 거의 7년째 운영중이라 이런 경험은 많았습니다)
아무튼, 약 반년전 쯤? 에도 이런 상황이라서 제가 밤샘일을 하면서 열심히 와우를 하고 있었는데,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친구가 들어와서는 담배를 달라고 하는겁니다.(전에는 교복입은 친구들이랑 왔었어서 고등학생인걸 어렴풋이 인지 하고 있었고요)
그래서 당연히 신분증좀 보여달라고 했는데 , 당당히 꺼내든 민증엔 88년이고, 사진은 약간 비스므리한데,
주소지가 분당 으로 되어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 거의 매일 지나가면서 시끄럽게 구는걸 봤는데 말이죠.
그래서 제가 "이거 본인 신분증 맞아요?" 하면서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짜증을 막내면서 욕설을 섞어가면서 '맞는데 어쩌라고요' 라는 식으로 계속 우기는 겁니다.
그때 시간이 새벽대라서 사람도 없고 화도 나서 '이 XX봐라...?'라는 생각과, 이성의 끈을 살짝 풀어버릴까 했었는데,.....
저는 편의점의 호스트 이고, 그 양아치는 언제든지 숨을수 있는 양아치군단(친구들도 많이 다닙니다)이라서
부모님 얼굴 생각하면서 꾹 참았습니다. (그 당시 뉴스에서 본 바로는 식별하기에 성인으로 인식되면 담배팔아도 무죄라고 하더라고요....물론 알면서 판건 큰 잘못이지만요, 그 짜증나는 상황을 빨리 넘기고 싶었습니다.)
그리곤 와우 인던을 열심히 돌았습니다 .
아무튼 그렇게 보내고, 드디어 오늘 , 그놈이 오랫만에 새벽 2시에 저희 편의점을 왔습니다.
역시나 양아치답게 술냄새 잔뜩 풍기면서 걸음걸이도 휘청휘청대면서 들어오는데,
제가 누군지 알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어서오세요' 라고 인사를 하고나서, 얼굴을 보니 그놈이더군요
얼굴엔 누구한테 맞은건지 상처도 나있고 ,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것 같았습니다.
그놈도 제 얼굴 보더니 예전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눈싸움 모드로 들어가는겁니다. 저는 '아 ...똥밟았다' 라고 생각하고 눈싸움을 하고 있던 찰나,
그놈이 우유를 고르러 가면서 아주 조그만 목소리로
'븅신' 이라고 하는게 들렸습니다.
진짜 0.3초만에 피가 거꾸로 솓는 느낌이 뭔지 소설에서 나오는것만 보다가 실제로 경험하니
정신이 몽롱 했습니다.
솔직히 그놈보다 적어도 7-8살은 많고, 군대가서 갖은 수모 다 겪으면서 병장전역하고 , 고등학교때 정신차려서 공부열심히 해서 그래도 이름있는 대학교 다니고, 어딜가도 성실하게 지내려고 하는 저였는데,
내가 이딴 놈한테 이런 소리듣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막 드는 겁니다.
진짜 마음같아선 뛰쳐나가서 바로 밟고싶었는데, 그 사이에도 계속 대한민국 헌법과 , 미성년자에 대한 성인의 법적 불리함과, 계속 장사는 해야하는 부모님의 입장과 , 저의 커리어에 빗금이 쳐질까 ...걱정이 되는 겁니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그놈을 계산해서 보내고,
담배 몇대 피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
답이 없습니다.
사실 이지역이 서울 에서 소득수준도 낮고, 외국인 노동자도 많고, 건달도 많고 그런 지역이라서 그동안 편의점 운영하면서 많은 문제가 있었고, 저도 직접 경험 했었는데, 이번엔 진짜 큰 고민이 되는겁니다.
그 놈이랑 똑같이 상대한다? 그냥 이성 그런거 필요없고 죽을때까지 팬다?(제가 키랑 덩치는 그놈보다는 월등합니다. 운동도 꾸준히 했고요) 신고한다? 신고한다고 법적으로 처벌이 될까요? 겨우 욕설하나 한걸로 고등학생을 경찰이 처벌 할까요?
어떤 경우를 생각해봐도 답이 없는것 같습니다.
이럴때 전지전능하고 월등한 오유인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행동을 취해야 마음이 편해질까요?
최대한 감정이입을 시켜드려서 뭔가 조언을 얻고 싶은데, 글솜씨가 모자라서 전달을 잘 못해드리는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후
그리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들 가끔 고민글, 짜증글 올라오곤 하는데,
10000000% 공감합니다.
저는 저랑 제 부모님 앞에서 저희 부모님 욕하는 취객도 봤습니다. 그땐 진짜 정신이 나가서 편의점 밖으로 집어 던져버렸습니다. 다행히 상습범이라서 경찰도 저희 편 들어줘서 잘 해결 됐고요,
편의점 이용하실때, 물론 서비스업이지만, 아르바이트생이나 점주님 입장도 약간은 이해해주시면 정말
받는 입장에서는 큰 감동이 될때도 있습니다.
돈던지고, 다짜고짜 반말하고, 술집인양 서빙시키고, 침뱉고, 먹은 그대로(오히려 더 지저분하게 해놓고)가고,
일부의 손님이지만 , 그런 손님들이 쌓이고 쌓이면 일하는 입장에서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덕분엔 요즘엔 정말 성악설을 아주 믿게 되었어요
아무튼 이제 마무리해야하는데 어떻게 하는거였죠?
내일 열심히 본업하시고 3일 주말 잘 보내세요
요약: 본인이 고딩 양아치 때문에 빡쳤는데 이걸 때릴수도 없고 뿌잉뿌잉. 이럴때 오유인들의 신비로운 해결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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