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까페에서
안락사 직전인 장애묘를 발견하고 데려오자고 주장, 저도 콜!
아무튼 수요일에 동물구조협회에 가서 냥이를 데리고 올 것 같은데요..
뒷다리를 저는 냥이라네요...
집에서 강아지는 길러봤는데 고양이는 처음인데다가, 몸도 조금 불편한 아이 ㅠㅠ;
실수라도 하면 큰일날것 같아요
고양이 길러보신 분들
노하우나 주의사항좀 알려주세요
Version 1_ she
나는 그와의 ' 그냥 ' 전화하기가 즐겼다. 이것은, 특히 내가 정말로 좋아하던 것이다. 아,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상대방 집번호를 눌러 전화를 건 다음 쇼파에 전화기를 둔 채, 각자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주로 쇼파에 앉아 책을 읽었는데, 가끔 즐거운 문장에서 작게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그리고 항상 수화기 너머로 그의 조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무슨 일이야 ? "
나는 그의 이 가느랗고 따뜻한 목소리가 너무나 좋다.
" 어느날 샐리가 우유를 밟고 넘어졌어. 이 부분이 왜웃기냐면, 샐리는 바로 젖소 이름이기 때문이야. "
보통, 그는 하나도 웃기지 않는다며 핀잔을 준 뒤 다시 수화기의 속으로 향했지만, 내가 엘리스의 대한 이야기를 했을때처럼 그에게 괜찮냐는 말을 해야할 정도로 크고 길게 웃은 적도 있었다.
가끔, 나는 재채기를 하거나 작은 하품을 하곤 했는데, 그는 그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그는 정말로 귀가 좋았다. 나의 아주 작은 하품에도 ' 잠와 ? ' 라고 말을 내뱉는 수화기 때문에 난 그가 바로 옆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유쾌한 상상을 하곤 했다.
그는 언제나 함께 있었다. 내 시간에 속에서, 나와 함께 웃고 나를 지켜봐주고 나를 달래주었다. 단지 전화기만 옆에 두고도 따뜻한 그의 품에 안긴듯 마음이 포근해 졌다. 그런 감정은 그에게 " 넌 지금 뭐하고 있니? " 라고 속삭였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여느때처럼 부드럽고 작은 그의 목소리를 기다렸던 내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침묵 뿐이었다. 온기로 가득찬 그의 품에서 멀어져, 손을 내밀어도 닿지 않을 듯한 거리를 느꼈다.
그 순간,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는 지금까지 내게 말을 해준적이 없다. 아마도 티브이를 보거나 그가 아끼는 고양이 모양의 귀여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방금 전, 그에게 무엇을 하냐고 물을 때까지 그것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도 놀라고 말았다.
왜 그가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몰랐을까?
그가 말해주지 않아서 일까?
아니야. 그는 매일 낮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내가 그에게 관심이 없어서 일까?
아니야.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 그를 좋아해.
그럼 혹시, '그'는 없는게 아닐까?
섬뜩한 생각이 등을 스친다.
갑자기 그의 "존재"가 궁금해졌다. 그는 전화기너머에 존재하는 걸까? 난 누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원래부터 없었던 것이 아닐까? 오오, 그것은 정말로 끔찍한 말이지만, 사랑에 빠진 여자아이가 상상속에서 자신의 연인을 만들어 낸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무심코 손에 들려진 수화기가 본다. 확인해 봐야되. 공기와 내 손 가운데 쯤 놓여진 전화기는 차갑게 식어있다. 너무나 무거운 그것을 얼굴에 붙이곤, 떨리는 마음으로 한마디씩 소리를 뱉어냈다.
" 거...기.. 있니? "
돌아오는 것은 시리도록 깊은 적막이다.
다시 말하긴 싫어..
" 있... 어? "
두번의 침묵은 시끄럽게 외쳐댄다.
' 귀가 좋은 그가 알아듣지 못했을리 없어. 그는 너를 두고 갔어. 아니, "그"라는 것은 처음부터 없던 거야. 네 상상이 만들어낸 거야 그는 없어. ' 세상의 중심에서 최고의 관심과 조심스런 사랑을 받던 내가 어느새 차가운 거리로 내몰려 울부짖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읽을 수 없이 멍해진 눈에서 눈물이 그치질 않고 흘러내렸다. 눈물은 책을 적시고, 방금까지도 뜨거운 김을 내뱉던 코코아도 식혀버렸다.
나는 혼자인거야, 죽. 나는 혼자이고 싶지 않아.
왜 사라진거야?
왜 없어? 내가 싫어진거야.
내가 미운거야. 그래서 없어진 거야.
아냐, 원래 그는 존재하지도 않았어.
내가 만들어낸 거야.
그는 원래 없었어.
모든 상념들이 서로 부닥치며 발악을하고 요동친다. 눈 앞이 깜깜해지며 난 그냥 쓰러지고만 싶었다.
" 우는거야 ? "
순간, 다시 온기가 피어오른다. 생명이 돌아왔다. 수화기를 통해 공기를 울리는 그의 목소리는 내 마음을 파고들어와 길고 긴 감동을 주었다. 그의 존재감이라는 것이 이렇게 기쁨이 될 줄은 몰랐다.
" 괜찮아 ? "
그가 돌아왔다. 두번의 떨림은 그가 다시 돌아왔음을 인식시켜주는데 충분했다.
" 지금까지 뭘한거야. "
눈물과 함께 서운함을 뿌린다.
니가 너무 미워. 라는 말이 입까지 올라왔다.
" 미안해, 잠시 화장실에 갔다 왔어. "
생각해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말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에게 처음으로 물어본 '뭐해?' 라는 질문의 답이 '화장실' 이라는 것이 너무나 우스웠다. 화장실. 화장실. 그래, 화장실이였어.
방금전까지 울고있었다는 것 마저 잊은채,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 응? 또 웃긴 부분을 읽은거야 ? 아깐 왜 울었어? "
바보. 책이 아니라 너때문에 울고 웃은거야.
나는 대답대신, 그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 이번엔 따라 웃어줘야되. 엄청 크게. 알았지? 샐리는 말야, 젖소지만 얼룩소는 아냐. 우유같이 흰 색이란 말야. 이 부분은 왜 웃기냐면...."
전화기를 따라 새하얀 웃음과 따뜻한 열기와 부드러운 침묵과, 가끔씩은 조심스런 작은 목소리가 오고간다.
한 소녀가 있고, 또 한 소년이 있다. 소녀는 소년이 잠시라도 없어지면 금세 눈물이 고인다. 그리고 소년은 항상 소녀의 곁에 있는다.
그들의 사랑은 그런 것이다.
나는 널 정말로 좋아해.
우리의 사랑은 그런 것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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