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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오면서 캐나다에 입국한게 4번, 가족들이 들어온게 2번 해서 총 6번이다.
이중 4번은 밴쿠버 공항으로, 2번은 미국에서 캘거리 공항으로(미국에서 캐나다 구간은 거의 국내선과 다를바 없다) 들어왔다.
그리고 이 4번의 밴쿠버 공항으로 입국 중 3번이나 입국이 껄끄럽지 못했으니, 문제발생확률 75%랄까...
1. 생긴게 추레한게 불법체류 노동할거 같이 생겼는데?
2009년 일이다. 당시 여행담당 기자였던 나는 알버타관광청(alberta tourism)의 초청으로 다른 기자들 3명과 함께 밴쿠버 공항에 내렸다. 애드먼튼 행으로 환승하기 까지 딱 1시간 정도 남은 상황. 길을 가는데 갑자기 공항 직원 한명이 오더니 나만 따로 불러낸다.
"뭔데? 무슨일인데?"해봐야 소용없고 다른 일행은 환승이 급하다며 "알아서 잘 하고 오실거죠~" 라며 멀리 떠나간다.
도착한 곳은 길고도 긴 줄. 딱 보니 주로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은 젊은 여자들이고 또 추레하게 차려입은 나...이렇게 있다. 저쪽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직원들은 한 4명? 그리고 내 앞엔 7명...
'한명당 10분 걸린다 치면 한 20분이면 되겠네' 생각했는데 왠걸, 한 사람당 30분씩은 걸리는거 같다. 뭔가 대화를 해보다 조금만 이상하면 단 한명 있는 통역을 부른다. 통역이 다른 창구에서 얘기중이면 그대로 대기....이렇게 10여분간 열띈 대화을 하다 뒤에 오피스로 서류를 들고 들어가는듯 하더니, 다른 직원을 만나 둘이 한 5분씩 수다를 떨고.....(한국 공항에서 이랬으면 난리났을껄)
35분쯤 지나 내 차례가 왔다. 긴장하며 갔는데 왜 왔냔다. 영어도 딸리는때라 "나 코리안 저널리스트고, 니네 나라 인트로듀스 하러 왔어" 했더니 어디서 자냐 묻네. 호텔들 이름이 쭉 적힌 일정표를 줬더니 보고 지갑 열어보란다. 200달러 있는 지갑을 열었더니 이 돈으로 어떻게 1주일 있냐는거다. '아 니네 알버타 관광청에서 초청했어. 거기서 다 내. 나 데려온 사람이 이사람이고' 하며 인솔자(알버타 관광청 한국 사무소 직원)의 명함을 줬다. 그랬더니 이사람 집에서 자냔다...'아니 니네 관광청이 다 페이 해놨어..그리고 나 신용카드 있어' 하며 신용카드를 꺼내 visa마크를 보이며 "do you know visa?"했더니 좀 웃는다. 그리고는 그나마 일사천리..
그래도 50분엔가 풀려났고 나는 정말 캐리어를 끌고 미친듯이 가장 끝쪽에 있는 환승탑승구로 달렸다...간신히 환승 성공...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성매매 하러 올거 같은 여성들과 돈 없이 들어와 불법체류 노동자가 될 거 같은 사람들 단속이 심해졌다며 위로 하는데..어 그럼 내 형색이 노숙자같았다는 얘기 아니오..어쩐지 양복 입고온 타사 선배는 안데려가 가고 나만 데려가더라...쩝
2. 가족들은 왜 밴쿠버에 잡혀 있나..
다시 캐나다를 찾은 것은 2015년. 회사에 허락을 구하고 자비로 1년 연수를 하게 되면서 연수지로 캐나다를 선택했다. 유학원을 통해 서류를 준비하고, 굳이 안해도 될거 같다는 스터디퍼밋까지 일부로 발급 받아서 나는 2월 10일인가에. 아내와 딸은 3월 2일에 들어오기로 했다.
이때 들어올때는 immigration에 스터디 퍼밋 보여주니 거의 만사 오케이. '너 이거 가지고 여기서 일하면 안돼' '응 알어'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고 Kijiji.ca를 통해 집을 rent하고, 차를 구하고 등록하고 보험들고 휴대폰과 인터넷을 개설해가며 가족맞이 준비를 하고 있는데 3월 2일.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어 여기 밴쿠버 보더 서비스 에이전시인데..., 너 누구 기다리는 중이야?"
(아놔 전화 영어 약한데)"어 가족들"
"가족들 오늘 와?"
"비행기 탔다는 연락까진 받았어. 왜?"
"그럼 어서 살어?"
"여기 내가 집 구해놨어"
"넌 뭐로 왔어?"
"스터디 퍼밋"
"언제 만료야?"
"언제야. 그 전에 나갈거야. 가족들은 6개월 미만 있을거라 visitor로 왔어"
했더니 끊는다. (물론 위의 대화는 매우 정리된 것으로, 중간 중간에 엄청난 beg pardon? 과 sorry?가 섞여 있었다)
나중에 캘거리 공항에 도착한 아내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유학원에서 "비자 없이 갈땐 그냥 놀러 간다 해라. 가족 있다고 말하지 마라"고 했고 그래서 가족 없다고 말했다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잡혀서 분위기가 이상해져서 그냥 남편 보러 왔다고 했단다. 내 전화번호도 알려주고....
※ 이렇게 귀여운 아이와 가녀린 마눌제를 테러리스트 같은거로 본건가...밴쿠버에서 잡혀 있다 캘거리 무사히 와서 찰칵. 출입국관리소에선 무조건 사실만 말합시다.
3. 내 영어는 다 어디갔누?
3번째 경험은 바로 지난달에 있었던 기분나쁜 경험. 지난 9월 26일 밴쿠버 공항에서 랜딩한 나는 워크퍼밋 수속을 해준 분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이미그레이션에 가면 인터뷰 하고 바로 워크퍼밋 받아 들어올 줄 알았다. 나름 지난해 영어연수로 영어 실력에 자신감도 붙었고(내가 이래뵈도 Ielts 7.5야) 해서 별 생각 없이 서류를 준비해서 이미그레이션에 들어갔는데
직원이 불러서 뭐라 하는데, 이건 영어라서 못알아듣는게 아니라 소리가 너무 작아서 안들린다.
"I'm sorry?"했더니 다시 말해주는데, 워크퍼밋 신청하고 승인도 안났는데 왜 왔냔다. 어 워크퍼밋 작업 대신해준 내 representative가 와서 인터뷰 하고 받으라던데? 했더니 누가 그런거 말해줬냐네?(이 역시 소리가 작아서 안들려 다시 물었다). 내 representative가 그랬다니까 뒤에 가서 앉으란다. 그리고는 옆에 앉은 여직원과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뭐라뭐라 하는데 마치 있지도 않은 방법으로 내가 work permit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은 분위기
그 다음 질문은 고용주가 왜 널 뽑았냐. 캐나다인이 아니고 넌 여관일도 안했고 기자였는데.....다.(또 안들려서 여러번 되물었다) '그야 고용주가 선택한건데? 일단 내 아버지의 지인의 친척이 날 소개시켜 주셨다. 그리고 나 기자였지만 팀의 vice leader였고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4명의 팀원을 direct했던 경험이 있어서 날 cleck supervisor로 뽑은 거로 안다'고 답했더니 또 앉으란다. 옆에 있는 여직원과 또 실소를 지으며 뭐라뭐라 하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 하고 있네" 하는거 같은 분위기..
그러다 내가 입은 "university wisconsin"후드티를 보더니(추울까봐 입은것) 나를 불러다가 그 대학 나왔냔다(어 제발 볼륨좀 키워줘..) 아니라니까 "what score then?"이란다. 뭐 몇점이냐고? 대학 얘기 하다가 왜 몇점이 나와? 하면서 score? score? 했더니 score!란다....앞의 대화와 연결해서 다시 생각해보니 school이구나 제길....Y대 라고 답하니까 그럼 그 옷은 왜 입었냐네.. 몇년전에 한국에서 유행했다고 하니 또 앉으란다...
혼백은 달아나고 정신은 간데 없고 환승 비행기는 2시간 잡아놨는데 이미 2시간 30분이 지나 환승도 놓쳤고...한데 나를 부른다. 그러더니 또 뭐라 하는데. 이놈아 안.들.린.다.고. 니. 목.소.리.가. 작.아.서! 하여간 계속 아임쏘리 하다가 "아 나 작년보다 영어 실력이 너무 많이 떨어졌나봐" 했더니 "니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work permit을 리젝시킬테니 한국에 가서 영어공부 더 하고 다시 들어와" 란다. "what?"했더니 "I'm just joking"이라며 워크퍼밋을 내준다..아니 이건 농담으로 할 말이 아니잖니??? 하지만 안도하는 마음에(진짜 그냥 귀국해야 하는줄 알았음) 그냥 받아들고 수수료 내고 나왔다.
에어케나다 가서 "이미그레이션 때문에 비행기 놓쳤어" 했더니 친절하게 다음 비행기표 발권해준다. 찢어진 이민가방을 붙일 테이프도 주고 천천히 붙이라고 배려도 해주고...
다행히 캘거리에 온 뒤 SIN, 휴대폰, 알버타 헬스케어, 드라이버 라이센스등을 만드는데 단 한번도 영어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다. 심지어 호스텔에선 한국인 학생을 만나 영어가 잘 안되는 학생을 위해 통역도 해줬을 정도... 아무리 생각해도 밴쿠버 이미그레이션 직원이 이상한 거였어...
정말 캐나다 사람들은 정말 친절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여기만 유독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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