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마트에서 판촉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마트에는 아주 많은 판촉사원들이 근무를 하지요..
각 팀장(마트소속) 들이 관리를 하지만 서로 같은 코너끼리 유대감을 가지면서 협업을 하는게 기본입니다.
주7일 매여있지 않은이상 서로 같이 관리해주면서 일을 합니다.
요즘은 마트 기본 휴무제가 시행중이라 어찌되는지 모르지만, 그당시엔 일주일내내 영업이 기본이었기에
월요일휴무조, 화요휴무조.. 이런식으로 구분되고
하루8시간 근무에 맞춰서 (마트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근무해야하니까) 1,2,3 조로 나뉘고 밥조도 나뉘고 이러다보니..
같은조끼리라도 엄청 친했죠.
서로 일도 같이 도와주고 간간히 쉬는시간에 같이 커피도 한잔하고
근무가 끝나면 간단하게 호프한잔하면서 팀장 험담도 하고..
전 그때 모 대리점 소속이었고,
당시 저희 대리점 소속으로 저희매장에 2명이 배정되어있었는데..
저말고 다른 한분이 그만두시고 새로 사람을 구했었읍니다.
보기엔 다부지고 얌전하고 꼼꼼하실것 같은분이 오셨죠.
친하게 지내야 좋은데 거리감두시는게 참 무섭습디다.
마치 내가 이런데 일할사람은 아닌데 라는듯한.. ;;
마트에 판촉하시는분들 다 허드레일만 했던사람들은 아닙니다.
당시 저희매장에 어느분은 학교선생님이셨는데 결혼하시면서 그만두시고 살림하시다가 생활비보탠다고 나오신분도 계시구요.
어느분은 이름만대면 알만한 대기업다니시다가 더늙기전에 여행다니고싶다고 회사그만두고 몇년을 여행다니시다가 매장에 취직하신분도 계시고
어느분은 사회생활한번도 안하고 졸업하고 바로결혼해서 전업주부로 살다가 남편분의사업이 망해서 먹고살겠다고 새벽엔 우유배달하시고 매장에 출퇴근하시는분도계셨고
어느분은 전업주부로살다가 남편이 바람나서 애둘이랑 살아보겠다고 나오신분도 계시고
어느분은 처음부터 졸업과동시에 판촉일에 뛰어드셔서 판촉일에 청춘을 바치신분도계시고
별의별분들이 다 계셨죠.
다들 그전에 어찌살았던간에 지금은 이일에 뛰어든이상 다들 열심히 사시는분들이셨습니다.
뭐 코너가 거의 끝과 끝이었으니.. 그려려니 하고 말았는데..
문젠 그분이 그 코너에 가서도 말썽이 계속나더니.. 결국 따 당하셨죠. -,-;;;
자기발등 자기가 찍은셈.. 도대체 왜 이런곳에 일하러오신건지 알수가 없을정도로 친화력 제로의 독특한 사차원분이셨음
대인기피증으로 정신과출입을 하는 나도 먹고살겠다고 알랑방귀껴가면서 각종 진상들을 상대하면서 일했는데..
심지어.. 그분 휴무날엔 주변다른분들의 도움이 없어서 결국 같은 대리점소속이었던 제가 그코너까지 가서 일도와줘야했었고..
그 코너분들 만나면 그분불평+니가 고생이다. 를 들어야했습니다.
대리점이나 마트측에서도 매출만 정상적으로 나오면 문제없다는식이라...
괜히 그 코너분들+나 만 고생중이었죠.
따 라고해봤자.. 휴식시간에 커피마시러가는것도 빼놓구 간다거나.. 밥먹으러갈때 빼놓구간다거나..
진열할때 안도와준다거나.. 뭐 이정도였지만..
그렇게 그냥 무난하게 계속 근무하는듯 보였다가.. 어느날 드디어 그분이 사고를 치셨습니다.
엄청난 대형사고를...
근무중에 하나하나 써내러간 고발노트...
몇월몇일몇시 XX회사 담당자 누구가 휴식시간이 아님에도 창고어디에서 앉아서 쉼
몇월몇일몇시 XX회사 담당자 누구가 누구누구가 구매한다구 사은품 하나 더 붙여서 냄
몇월몇일몇시 XX회사 담당자 누구가 몇분지각
몇월몇일몇시 XX회사 담당자 누구가 점심시간후 복귀 몇분 늦음
몇월몇일몇시 XX회사 담당자 근무시간에 개인적통화함
몇월몇일몇시 XX회사 담당자 근무시간에 창고 어느지점에서 잡담함
어찌보면 일하는데 눈감아주고 넘어갈수있는 사소한것들을 노트한권에 오랜기간 그걸 쫘아아아악 적어뒀던겁니다.
국정원 민간사찰보다도 더 철처하게 빽빽히 써내려간 데쓰노트.. ;;;
그걸 들고 어찌했는줄아십니까?
믿거나 말거나.. 우리가 얼굴볼일없는 마트 점장실에 처들어가서 들이밀었다는것 아닙니까?
핵폭탄이 터졌죠.. -,.-;;;; 각 코너별 팀장들까지 다 소집되어서 난리가 났죠.
결국 그 코너에 일하던 모든 직원들이 다 바뀌었습니다.
한두명도 아니고 그 많은직원들이 다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물론 마트소속이 아닌 각자 회사 소속이었던지라 다른마트로 바뀐분들도 꽤 많았지만..
몇몇분빼고는 출퇴근이 힘든 마트로 바뀌면서 결국 그만두신분들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저또한 그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마트측에선 저까진 말을 안했지만.. 대리점측에서 절보구 차타고 1시간넘게 가야하는 아주 외각지로 옮기라고 하더군요 -,.-;;; 후우..
결국 저도 사표쓰고 쫑냈습니다.
뭐 나중에 마트측에서 사실을 알고 다른코너 다른회사 대리점에 마침 자리생겼다구 절 추천해줘서 다시 그 마트로 돌아오긴했지만..
지정된 쉬는시간조차 쉬는게 눈치보일정도로 일하는게 힘들었습니다.
그때 그 데쓰노트의 주인공이셨던 그분은... ... ...
지금은 무슨일을 하시는지 모르지만..
과연 사회생활 잘 하시고계신지...
사이다는 없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