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양극화나 공기업 민영화, 우량 자산의 해외매각, 대학등록금 이런건 이명박 정권만의 문제는 아냐. 저건 김대중때도 노무현때도 있었던 문제거든. 뭐 김대중 정권때야 이해할 수 있었어. IMF터진 직후라 빚갚기 위해 돈되는건 뭐든 팔아야 할 때였으니까, 그런데 김대중 이후 노무현이 벌인 일은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가 없어. 자산규모 60조짜리 은행을 걍 땡처리로 해외 사모펀드에 팔아치우는게 말이 되냐? 

저걸 주어를 이명박으로 바꿔서 써볼까? 

"이명박 정권이 자산규모 60조의 외환은행을 10조원에 론스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지. 이게 신문에 걸려봐 여기 시게에 무슨 글들이 올라올거 같아? 역시 이명박이니 쥐새끼니 쥐박이니 하면서 이명박을 존나 욕하겠지. 그런 일이 벌어진게 노무현때라고. 그것도 서브프라임 사태 터지기 전 세계 경제가 꽤 괜찮게 굴러가고 IMF졸업한지 시간이 꽤 흐른 때에. 

노무현때는 아무 문제 없었고 중산층이 늘어나고 대학 등록금은 오르지 않아서 대학생들이 행복해했고 초중고딩들은 학교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에서 입시지옥으로부터 해방되어 꿈같은 10대를 보냈는줄 알아? 결국 이명박 정권들어 벌어지고 있는 각종 문제는 김대중때도 노무현때도 존재했던 문제들의 연장이야. 

문제는 김영삼부터 시작해 민주정부 10년간 쭉 이어져 온 문제를 해결할 움직임도, 그럴 의지도 없었다는 건데 이건 처음부터 그려러니 했어. 이건 진짜 왠 미친놈이 등장해서 독재를 해가지고 경제체제부터 관료들까지 시스템을 통째로 한큐에 바꾸고 지가 자살을 하든 뭐 하야를 하든 하는 식으로 하지 않는한 이건 지금 누가 대통령이 되든 5년안에는 해결이 안되는 거니까.

더 큰 문제는 이제 신경안써도 될거 같은 거대담론들을 다시 부활시켜버렸다는 거 이게 크리티컬이지. 이게 사람들을 더 피곤하게 만든거라고. 전에는 먹고 사는것만 신경써도 됐는데 이젠 국민들이 정전 무서워 해야되고 북한 무서워 해야되고 광우병 무서워해야돼. 

여기서 스트레스가 겁나 발생하지. 그리고 이것 때문에 혼동이 일어나. 

아 그래도 노무현때는 먹고살만 했는데 하고 말이야. 

착각하지 말자고. 노무현 때나 지금이나 사는거 자체는 비슷했어. 그때도 아파트값은 비쌌고 88만원 세대는 존재했다고. 달라진건 국민이 정부에게 받는 스트레스의 양이야. 그게 당신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든거고. 

정리하자. 노무현이나 이명박이 다른 부분은 몰라도 경제 정책이란 면에선 크게 다를건 없어. 둘 다 주주 자본주의와 신 자유주의 논리를 충실히 따라갔다고. 문제는 노무현이 그나마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면 이명박은 그것마저 못하게 만들었다는 거지. 그리고는 막 겁을 줘. 이게 이명박 정부의 최대 문제라고. 그러니까 노무현때는 경제가 안 이랬니, 이명박이 경제 다 박살내니 하는 소리 제발 하지말자. 그럴수록 인간 노무현을 더 깊이 파묻는 꼴밖에 안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