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매우 길꺼에요. 죄송합니다.
제가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고, 있는 거 하나하나 손가락 나가는대로, 다 넋두리 할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요....
읽다가 길어서 짜증나실 분들에겐 정말 죄송합니다......안 읽으셔도 이해 할 정도로 다 쓸꺼니까....
혹 다 읽으신 분들은 정말 감사드리고, 조언 한 마디 해 주세요. 정신과는 무서워서 못 가겠고, 님들 조언이 버틸 힘이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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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사내 커플로 비밀리에 1년을 만났습니다.
처음에 제 스타일은 아니어서 보지도 않았는데,
같이 일해보니, 예쁘고, 키도 크고, 성격도 괜찮고, 똑똑하고 나쁜 게 없더라구요.
제가 데쉬해서 사귀자고 했죠. 그녀가 그때 말했어요.
"저 성격 진짜 나빠요. 지금까지 사귄 남자들 다 제 성격보고 도망갔어요.
지금 성격은 회사 동료니까 이런 거고, 남친 되면 성격 나올꺼에요."
전 "그래. 어디 그 성격 한 번 보자. 한 번 해보자" 하고 사귀게 되었죠.
만나면서 깨달은 게 뭐냐면
전 분식, 중식 애들 입맛이고, 그녀는 무조건 안주.....
전 술을 잘 못 먹는데, 그녀는 나가면 당연히 소주....
전 강아지 포함, 동물을 무서워하는데 그녀는 강아지라면 사죽을 못 쓰죠.
물론, 여친만 문제 있는 건 아니였죠. 저도 문제점을 발견했죠.
재미가 없다는 거....... . 전 남들 앞에서 주접도 잘 떨고, 시덥잖은 농담하면서 피식피식 잘 웃겨주는 스타일인데,
그녀 앞에선 못하겠더라구요. 이상하게 그녀 앞에 서면 말이 없어지고...
제가 생각해 놓은 데이트 코스나 맛집은....싫어하더라구요. 확실히 둘이 그런 점에서 맞진 않았어요.
또 제가 좀 귀차니즘이 있어서 딱 만날 약속 정하지 않으면, 퇴근하고 연락을 잘 안 했어요. 그녀는 진짜 싫어했죠.
저는 "네가 연락하면 되잖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죠.
하지만 그녀의 문제도 있어요. 그녀가 말한 거. 정말 한 성격했죠.
그녀가 아파서 2주동안 입원 한 적이 있는데, 제가 퇴근하고 달려가서 수발을 들었죠.
퇴근이 늦어져서 늦게 가니 병원 앞에서 전화로 그냥 가라고 짜증난다고 하더라구요.
먹고 싶다고 해서 치킨도 사 왔는데.......그거라도 받으라니까...그냥 가라고....전 혼자 집에가서 먹었지요.
이해는 했어요. 그녀가 아파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으니까.
하여간 둘이 취향, 성격 맞진 않았어요.
그래도 전 결혼하고 싶었어요. 제가 다 맞춰주고 잡혀 살 자신 있었어요.
그런데 그녀는 자기가 맞춰준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그래요. 저도 확실히 문제는 있어요. 인정해야해요.
그리고 그녀는 결혼 생각이 없대요. 난 하고 싶은데..........
그녀의 문제는, 그래도 제가 감수할 수 있었어요. 전 그녀를 좋아했으니까요.
저의 문제점도 고치려고 했어요. 잘 안 고쳐졌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개선하려 했어요.
근데, 우리 둘 사이에 다른 문제가 끼어들었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우린 사내커플이었어요.
회사에선 눈치 챈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 둘은 극구 부인했죠.
그 회사는 서울에 본사를 둔, 지방에 있는 계열 회사였어요.
관리자 7명에 여사원 10여명을 두었던 중견 기업이었어요.
사귄지 3개월 쯤 되었나... 본사에서 인사이동이 있어, 회사의 소장이 바뀌었습니다.
다른 계열사에 있던 소장이었는데, 밑에 직원들 평이 정말 안 좋은 사람이었죠.
하지만 아부스킬이 뛰어나 위에선 사랑받고, 밑에선 씹어대는 사람이었죠.
불길했지만, 내 일 열심히 하고, 연애는 조심하면 문제 없겠지...
...하던 생각은 첫 대면에서 깨졌습니다.
그 소장이 처음 부임하고 관리자들 인사하는 자리였어요......
저를 포함해 다른 관리자들은 다 반갑다고 악수하는데,
관리자 중, 유일한 홍일점인 그녀에게는 "와~ 이쁜데~" 하며 갑자기 포옹을 하려 했어요.
물론 완벽히 포옹하진 않았지만, 남친인 저는 눈이 뒤집어졌었죠.
머리 윗부분만 까진 대머리에, 얼굴은 까무잡잡, 모공도 커서 다 보이고, 눈도 비열하게 쫙 찢어지고...
그 순간부터 인상이 안 좋더라구요.
그리고 43살이나 먹은 놈이 인성이 안 되어 있어서 남 뒷담화를 그렇게 잘했어요.
제 앞에서 과거 제가 모셨던 상사를 씹지 않나, 다른 사원 앞에서 저를 씹지 않나....
또 책임지지도 못했어요.
그때 사무실에서 경리들이 늦게 나오고 빨리 퇴근하고....
다른 관리자들도 못마땅했지만, 그 전 소장들이 다 눈감아 줬기에 놔뒀었는데,
이 윗머리는 대머리에 앞머리는 꼽슬인 소장은 저보고
" 왜 이렇게 사무실 분위기가 위아래가 없어? 네가 잡아야지 않겠어? 막 소리지르고 깨. 내가 뒷감당 다 해 줄테니까."
전 다음 날 경리들에게 맘 먹고 한 마디 했고, 소장은 경리들 앞에서 저를 깼어요.
1시간 쯤 지나, 소장은 저를 조용히 불러 "쟐했어. 잘 했는데, 좀 스무스하게 할 수 없냐?" 말했어요. 아 열 받아.
그리고 여전히 경리들은 늦게 나오고 빨리 퇴근했답니다.
그 후, 한 달쯤 되었나?
회식하다가 전 담배피러 잠깐 나갔는데 그 소장이 따라나오더군요.
그리고 저한테 그러더군요.
소장: "너 재랑 사귀지? 내가 눈치하난 누구한테도 안 진다. 너 쟤랑 사귀지?"
나: " 안 사귑니다."
소장: "내가 눈치하나로 여기까지 온 사람이다. 솔직히 말해라."
나: " 안 사귑니다."
소장: "그래~난 사내연애하는 꼴 못 본다. 그럼 다른 계열사로 보내버려. 나는."
나 "네. 알겠습니다."
소장: "근데, 진짜 솔직히 애기 안 하냐? 이미 다 알어. 임마. 내가 그까짓 꺼 모를 줄 아냐?"
나 " 안 사귑니다~안 사겨요."
이 대화 사이클이 20분간 계속 되었습니다.
전 인정해 버렸습니다. 그 토 쏠리는 얼굴을 20분 간 그 계속 이어지는 대화가 너무 고역이었어요.
그 다음 날, 저는 회사에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소장이 하도 묻길래 너무 귀찮아서 그냥 사귄다고 했다고. 그냥 그렇게 믿고 싶어하는 것 같길래, 그럼 그렇게 믿으라고.
다행히 다른 직원들은 눈치를 챘는지, 정말 믿었는지 모르겠지만, 웃고 넘어갔습니다.
소장도 그 이후로 묻지 않았습니다.
단, 짜증나는 일은 계속 되었죠.
다른 여직원들 만나면 반갑다고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데,
악수하는 도중에 집게 손가락으로 악수하는 손바닥을 간질간질 ~
소장이 가면 여직원들 변태라고 난리를 쳤었죠.
별명이 소아 성애자 였어요. 젊은 여직원들에게만 그 손가락 짓을 해서.
또 있어요.
회식 하다 2차로 노래방을 갔는데,
제 여자친구 앉혀놓고 어깨동무를 하고. 다른 직원들이 보고 있는데도 말이에요.
전 물론 눈 돌아가죠.
근데 여친도 기분 나쁠텐데 가만히 있는데, 제가 나서서 뭐하는 거냐고 하면 여친 입장도 그렇고. 사귀는 거도 탄로나고....
제 좌우명이 쓰러질때까지 일하자. 였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몇 년을 일했어요.
근데 그 소장 오고나서는 그렇게 일하기 싫어지더라구요.
기본적인 것만, 제 파트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만 일하고 그때부터 일 안했습니다.
하기가 싫더라구요.
그래서 그 소장이 일 안 한다고 불러서 깨도 전 한 귀로 흘려버렸습니다.
그녀와 나 둘이 술 마시면서 서로 그 소장 씹기 바빴습니다.
그녀는 그래도 자기를 좋아하는지 뭔진 몰라도 자기한텐 뭐라고도 안하고, 잘 해준다고 일적인 부분에선 싫지는 않다고 하더라구요.
단 뭔 간식, 커피 심부름을 그리 시키는지, 하루에 6번씩 시켰습니다. 그걸 진짜 짜증내 했어요. 내가 지 비서냐고!
전 그냥 우리 같이 그만두고 둘이 가게 하나 차리자...얘기했고,
같이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전 10월 초에 그만 두었고, 그녀는 갑자기 집에서 대출이 있어 한 두달만 더 하다가 그만둔다고 하더라구요.
여친은 "오빠 나 땜에 관두는 거 아니지? 다니고 싶음 계속 다녀...."라고 말해주었지만,
저도 그 소장새끼 매일 얼굴 보는 게 정말 싫었고, 내 여친이 이 대접 받는 것도 짜증났고....
쓰러질때까지 일하자는 좌우명은 어디가고, 맨날 놀고있는 내가 한심도 하고....
그래서 그만두는 거지. 너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전 먼저 그만두었고, 원룸 잡았습니다. 그 동안 고생했으니 한 두달 제대로 놀아보려구요. 노는데 부모님 눈치도 보이고 해서.....
그리고 10월 말경 헤어졌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제 귀차니즘으로 연락을 하루 이틀 안 하는 게 있어서, 그녀가 삐졌을 꺼라 생각했지만,
전 내심 연락이 없음 혼자 밥은 먹었는지.....안부라도 물을 걸 기대했는데 톡도 안 오더라구요.
제가 적반하장 격으로 '나 걱정 안 되? 내심 먼저 톡 오길 기대했는데...'
라고 톡을 보내고 씹혔습니다. 저도 기분이 나빠져서 한 일주일 연락을 안 했어요.
내가 얘 성격 잡아야지! 할 생각이었죠. 어디 언제까지 안 하나 보자....
어차피 성격, 취향 모든 게 맞지도 않고! 성격은 한 성격, 아니 세 셩격은 하고!
이번에 저 고집 못 잡으면! 그래! 헤어진다! 그럴 각오가 아니면 안 되! 하고 굳게 결심했지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ㅡ ㅡ 역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건가....
그래! 헤어지자! 헤어져! 라고 다짐했지만, 미치겠는거에요.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제가 가슴에 사람을 잘 묻어요. 아프지만, 가끔씩 툭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는 편이에요.
근데 이번엔 진짜 하루 종일 생각 나더라구요.
제가 일 그만두고 그 동안 고생했으니 한 두달 놀 생각이어서,
원룸 잡고 제대로 놀고 있는데, 일을 안 해서 그런가.....
밥 먹다가도 얜 밥 먹었을까...편의점에서 음료를 고르다가도, 자연스럽게 소주를 고르고 있고....ㅡㅡ
당시 회사에 있던 다른 직원들 통해 슬쩍 떠 봤습니다. 잘 사는지....
저 관두고 한 두달 더 일 한다는 애가 아직도 일하고 있습니다.
그 대머리 소장 밑에서 비위 맞춰주고 있는거 생각하니 열 올라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그 소장새끼는 1월 초에 다른 계열사로 또 진급해서 갔다고 하더라구요. 아부만 잘 해가지고...ㅡㅡ
어쨌든 헤어졌으니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해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네. 저만 직장 잃고 여친 잃은 거 맞아요.
괜찮습니다. 제가 선택한 거에요.
알에 매너리즘에 빠져있었고 평생 직장으로 할 생각도 없었으니까.
여친 헤어질 각오로 연락 안 했으니까.
근데.
근데..
진짜 집착하는 거 같고, 스토커 같고 정말 싫은데
그녀 생각 좀 안 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일요일에 교회 나가서 기도도 합니다.
제발 그녀 생각 좀 안 나게 해달라고.
독서실도 끊었습니다. 놀기만 하면 생각날까봐.
좋아하는 독서하면 생각 안 나겠지. 하고.
그래도 너무나 미치겠어서, 연락 안 한지 세 달만에 톡 보내봤습니다.
잘 지내지?
역시나...읽고 씹더라구요. 끝난 거 맞아요. 세 달동안 연락 없음 끝난거지. ㅎㅎ
얜 이쁘니 금방 남친도 생겼을꺼에요.
아 미치겠습니다. 원룸에 혼자 앉아서 폐인 됬어요.
가장 큰 문제는 제 마음을 모르겠다는 거에요.
제가 그녀를 아직 사랑하는 걸까요?
- 성격도, 식성도, 취향도 모든 게 안 맞아서 이성적으로는 얘는 나랑은 아니다. 라고 확실히 결론 내렸는데!
왜 아직도 이러는 걸까요? 미운 정 들은 걸까요?
제가 다시한번 톡이라도 보내볼까요? 이성적으로는 얘는 아닌데?
혹 다시 만나게 된다 하더라도 안 맞을꺼 뻔한데? 근데 난 왜 하루종일 얘 생각만 하지....4개월째 입니다.
4개월째 이렇게 폐인생활 하고 있어요....
얘 곧 명절이라 회사 아르바이트 많이 필요할텐데
알바 다 구했어? 분명 다 구했겠지만, 혹 결원나면 이 학생 써봐...일 잘하는 애야....
라고 톡 보내볼까요? 몇 개월만에 너무 티 나겠죠?
아 님들 미치겠어요. 어떻게 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