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정부에게 목숨을 사야 합니다
저는 중증장애인입니다. 숟가락질도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장애인이 된 이유는 희귀병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병은 근육병이라는 난치병으로 전신의 근육이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진행성 병입니다. 폐근육까지 힘을 잃게 되면 살기위해 호흡보조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호흡보조기는 정부에서 임대료를 지원해 주었기에 경제활동을 못하는 제게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정부에서 돈을 내고 호흡보조기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호흡보조기는 2천만 원이 넘습니다. 가래를 빼기위해 기침 유발기도 사용해야합니다. 이것도 7백만 원이 넘습니다. 구입할 수 없어 임대를 합니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제게, 장애인활동보조 자부담, 장애인보조기구들, 의료용품들 등 지출과 함께 호흡보조기 임대비용은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저는 숨을 쉬기 위해서도 돈을 내야합니다. 제가 가진 병은 유전병이라서 우리 언니도 같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부담 또한 두 배입니다. 살고 싶습니다. 이제 죽기까지 돈을 내고 매달, 매일 시간 시간마다 목숨을 사야합니다.
============================================================================
안녕하십니다. 「인공호흡기 사용 장애인 생존권 보장 공동대책 연대」입니다.
위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근육장애인 약 1380명<잠재적인 호흡보조기 사용 근육장애인은 3만5천명으로 추정>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들은 근육이 점점 퇴화하는 질병입니다. 병이 발병하고 나면 진행속도, 방법은 약간씩 다르지만 결론은 호흡보조기를 사용하게 되어 20~30년 이상 호흡보조기의 도움으로 살아야합니다. 호흡보조기를 사용하면 죽음에서 생명으로, 일반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생활전선의 벼랑은 물론이고 목숨을 위협하는 벼랑 끝에 서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 중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100% 보장하겠다.’ 라는 약속이행은 고사하고, 원래 지원을 받고 있던 부분까지 국민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정부는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가정 내에서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호흡보조기 임대비용을 건강보험으로 전환하여, 오는 11월부터 사용자에게 10%를 자부담하는 정책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우리 근육장애인들은 유전병으로 위 사례와 같이, 형제, 자매가 같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장애인활동보조자부담, 의료용품, 추가로 호흡기 임대료까지 월 1인 20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출해야합니다.
24시간 도움이 필요한 근육장애인 특성상 가족들은 맞벌이도 할 수 없습니다. 육체적인 고통은 감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허덕임은 한 가정을 파괴시킬 것입니다. 근육장애인들은 정부에게 공기를 살 수 없어 죽어 갈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우리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왜 우리는 돈을 내고 숨을 쉬어야 합니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방에 누워서 한 달에 한번 외출하기도 힘든 우리는 힘이 없습니다. 여러분! 호흡보조기 자부담 시행 폐지에 동참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마음과 서명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사람 죽이는 정책을 막아주십시오. 우리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