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3시경 서울시 방*동에
○○아파트에서 이사짐을 옮기던 크레인이 넘어져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삿짐운반센터 직원 두명이 찰과상을 입고 20대초반의 여대생이 숨졌습니다.
이 여대생은 이사작업을 하던 14층의 바로 아래층인 13층의 베란다에서 1층으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
끔찍한 사건이었다.
이 이야기는 귀신을 봤다거나 꿈을 꾼 이야기가 아닌
혈기왕성했던 어렸던 나를 일주일동안 집밖으로 나갈수없게 만든
실화 이다.
중2때 중간고사를 앞두고
심한 몸살로 일찌감치 조퇴를 한날로 기억하고있다.
여름이라 해도 뜨겁고 겨우겨우 기다시피 집으로 들어와서는
침대위로 길게 뻗었다.
눕긴했는데 잠이 오질않았다.
빌어먹을 이사하는 윗층때메 시끄러웠다.
거실로나가서 보니까 창밖에는 이삿짐옮기는 두껍고 시커먼 크레인기둥이
햇빛들어오는 커다란 창을 가로질러 올라가고있었다.
더워서 창문을 닫을수도없고 시끄러운 기계음을 계속 듣고있어야 했다
(그당시 집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거실에 주저앉아서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는 크레인을 넋놓고 보고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티비위에 놓여진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꺼인것 같았다. 약간 오래된 수동식 카메라.
지루한데 잘됐다 싶어 카메라를 집었다.
손으로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면서도
크레인소리가 계속 신경쓰였다
그런데 크레인소리에 섞여 '히히히'하는 웃음소리가 계속 들렸다.
신경쓰지 않았다.
분명 '미친년'웃음소리겠거니 하고.
13층 그러니까 우리집 마로 윗층에는 정신이 이상한 여자가 산다.
장애인은 아니지만 어느날인가부터 정신이 이상해져서
동네에서 노는 아이들을 떄리거나 장난감을 뺏고다니는,
동네아이들이 그렇게 부르듯 그야말로" 동네 미친년"이었다.
하필 우리집 윗층이라니..
갑자기 아저씨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어.어~!"
다급한 비명. 나도모르게 내 걸음은 금세 베란다를 향해 내딛고 이었다
그떄 갑자기 크레인이 심하게 좌우로 요동쳤다.
나는 놀래서 걸음을 잠깐 멈췄지만
계속 걸어서 베란다 창문을 바라봤다.
커다랗고 시커먼 기계의 움직임이 위험해보여서
창문까지 살금살금 다가가 위쪽을 보려고 하는찰나.
굉음을 내며 크레인이 왼편으로 쓰러지고있었다.
거의 측면을 보이면서 쓰러져가는 크레인을 자세히 보기위해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밑을 쳐다보았다.
시끄러운 소리와함께 크레인이 바닥으로 쓰러지고
밑에있던 몇명의 아저씨들이 넘어지고 다친듯했다.
그 순간.
"히히히히히히히히"
분명히
내 귀에다대고 내는 소리였다.
난 온몸에 털이 서는듯 소름이 돋으면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들고있던 카메라를 꽉쥔다는게
셔터를 눌러버렸다.
그리고 이어서.
쿵..? 우직..?
듣기엔 두소리가 섞인듯한 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근데 방금 그 웃음소리는 뭐지...
미친년웃음소리
미친년웃음소리 미친년웃음소리 미친년웃음소리 미친년웃음소리 미친년웃음소리 .....
카메라와 내 손바닥 사이로 땀이 맺히는게 느껴졌다.
저 밑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두려운 뭔가에 휩싸여
쉽사리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아수라장이 됬을 저 밑에.
미친년이 사는 이 위에.
지금 혼자있는 이 집..
다 무서웠다
벌벌 떨며 기어서 방에 들어갔다.
현관밖에서 누군가가 계속 벨을 누르는데
그게 더욱더 나를 무섭게 만들었다
침대에 올라가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열쇠로 현관이 열리고 엄마가 들어왔다.
"어머 얘 많이 아프니..? 이 땀좀봐.."
엄마라 다행이었다 .
힘이 너무 없었고
머리가 아파왔다.
그 웃음소리..뭐지..
제기랄......
잠이 들었다
엄마에게서
위에사는 정신나간 여자가
지금 떨어져죽었다는 소릴듣고.
기절하다시피.
잠이 들었다.
..............................
이삿짐을 옮기던 14층
그러니까 그 여자가 사는 13층 위.
그 여자는 자기네 집 창밖에 윗층으로 올라가있던
커다란 기계를 보고
베란다로 달려가 잡고 흔들어댔고.
다른 이삿짐 크레인보다 작은 기계였던데다가
그여자 힘이 어찌나 샜던지 물건을 다 내렸던 빈 크레인은
그여자의 힘에 의해 여기저기 흔들리다가
결국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고한다.
그리고 자기 힘에 못이겨 중심을 못잡은 그여자는
앞으로 꼬꾸라졌지만 옷이 베란다의 날카로운 어딘가에 걸려
아주 잠시동안 밑에층에 대롱대롱 메달려있다가
무게에 못이겨 밑으로 추락한것.
그 웃음소리는
옷에걸려 메달려있을때
내 귀에 대고 속삭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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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주일후 아버지가 카메라를 들고나가더니
필름을 현상해 왔다.
여러가지 아버지의 작품사진중에
부자연스러운 하늘이 찍힌 사진이 있었다.
귀퉁이에는 햇빛을 가린 검은
긴 산발머리의 여자얼굴이 있었고
희미하게 보이는 표정안에는
입이 귀까지 찢어진듯하고
검은자가 위로 쏠려 흰자위만 섬뜩하게 보이는
미친듯한 미소가 있었다.
미친년의 미소였다.
미친년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들리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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