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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10746
    작성자 : 인중없는아이
    추천 : 22
    조회수 : 1540
    IP : 222.121.***.118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8/22 21:22:24
    원글작성시간 : 2008/08/22 02:04:48
    http://todayhumor.com/?humorbest_210746 모바일
    인우(人雨)
    #야 저기 저거봐봐.. 저거 뭐냐?#

    #뭐?#



    나는 친구가 팔을 들어 검지손가락으로 가르키는 하늘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내가 시선을 옮긴 하늘 한 가운데 내눈에 들어온 물체는 비행을 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추락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공에서 무언가가 추락한다. 무엇일까.. 나는 땅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추락하는 그 물체를 지켜보았다.


    얼마지나지 않아 그 물체는 뚜렷한 형태를 갖추었다. 아니 사실 제대로 짚어 말하면 내눈의 시력이 닿는 높이까지 추락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사람# 이라는 것을 알고서 본능적으로 추락예상 지점으로 뛰어갔다. 분명히 그 추락을 막을수는 없지만.. 인간의 도리라는 것이 그런것일까.. 몸이 반사적으로 구해야한다고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친구역시 나와함께 뛰고 있었다. 아니 나보다 달리기 실력이 좋았던 친구는 나보다 한참이나 더 앞서 추락하는 사람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추락하는 사람이 거의 땅에 추락할 때 즈음 친구는 그 위치에 서서 #그것#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리였다. 절대 무리였다. 엄청난 높이에서.. 그러니까 처음에는 뭔지 모를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높이에서 떨어진 사람은 힘의 공식.. 그러니까 무게분의 가속에 비례해 엄청난 힘으로 친구를 박살 내버릴 것이었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콰앙.. 콰직..


    엄청난 피바람이 몰아쳤다. 추락하고 있던 그 남자의 것과 그남자를 받으려 서있던 친구의 피가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섞여 피바람을 만들고 있었다. 그 피바람을 직격으로 맞아버린 내 얼굴엔 사람의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이 어처구니 없는 순간에 공포로 바지에 오줌을 지려 버리고 말았다. 눈앞에서 두사람이 죽었다. 처음 죽은 사람을 보는 것 이었고, 마찬가지로 사람이 죽는순간 또한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보다 더한것은 이렇게 엽기적으로 죽은 사람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내친구가 말이다.


    나는 머리로 계속 뒷걸음 질 치길 명령했지만 본능에 충실한 육체는 계속 해서 시체쪽으로 다가갔다.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이 궁금했기 때문이랄까..


    그것은 이미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짜부라진 살 덩어리들 사이로 잘게 부서진 하얀 뼈들이 드러나 보였다. 머리카락으로 보이는 검은 털들이 수북하게 쌓여져있는 곳이 분명 머리가 있었던 곳 일것이라 예상했다. 그정도였다. 사람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빨갛게 끈적이는 액체와 살색의 고깃 덩어리 들만 널부러져 있었다. 나는 순간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그자리에 주저 앉는 것밖에.. 그리고 그저 눈물만 흘릴뿐이었다. 내가 친구보다 좀더 빨리 달렸더라면 친구대신 내가 저렇게 되었을 거라는 공포도 함께였지만.. 중요한건 친구가 눈앞에서 죽어버렸다는 것이다. 어이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낙하물에 의해서.. 그리고 어이없게도 그 낙하물이 사람이라는 것도..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지만.. 더더욱 중요한건 소중한 내친구가 내눈앞에서 죽어버렸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눈물만 흘릴뿐이었다.


    한참을 울고 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낙하물#이 낸 커다란 소음때문에 몰려든것인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신고를 한것인지 경찰들도 몰려왔다. 그리고 그 경찰들 중 한명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학생이 이 시신들 발견한 건가?#

    #네.. 네? 아니요.. 시신들 발견한게 아니라 죽는 모습을 봤어요..#


    나는 사실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경찰은 나에게 경찰서로 가서 진술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는 그때까지도 황당하고 어이없는 이 사건에 얼이 빠져있었다. 마치 넋이 나간사람처럼..


    #학생.. 학생이 본 그대로 말해줘야해 그래야 우리도 수사하기가 쉬워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그래 좋아. 아까 잠깐 알아보니까 그 시체들 중에 니친구가 있었다고 했지? 니친구가 떨어진 사람인거야 아님 떨어진 사람에게 깔린게 니친구 인거야?#

    #제친구는 떨어지고 있는 사람을 받을려다 그렇게 된거에요..#

    #그렇군.. 얼마나 높은데서 떨어졌길래.. 받을려던 사람까지 그렇게 짜부러질수가..#


    경찰은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또다시 울상을 하고있는 나를 눈치 채서 였을 것이었다. 친구얘기가 나오자 나는 또다시 울컥했다. 눈물이 앞을 가려 더이상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정말 절친한 친구였는데.. 갓난 아기때부터 같이 키워졌던 친구였다. 그랬다 친구와 나는 고아원 형제.. 말이 친구였지 거의 형제나 다름없었다. 같이 먹고, 같이 생각하고, 같이 자며, 같이 공부했던 친구였다. 17년을 말이다. 그랬다. 나는 친구를 잃은게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가족을 잃은 것이었다.


    #어이 김형사 일루와봐 국과수에서 성분검사 나왔어.. 완전 짜부러져서 시체가 두 구 라는 것도 판명하기 졸라 힘들었다는데 암튼 이리 와서 좀 보라구#

    #아.. 알았어 곧가#


    울고있던 나를 측은한 듯이 바라만 보던 김형사는 더이상 내 진술이 필요없는 것인지, 힘들어 하는 나를 보기가 안쓰러웠던 것인지 더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힘없이 친구와 살던 아파트로 돌아갔다. 아무도 없었지만.. 마치 한두시간만 기다리면 언제나 그렇듯 알바를 마치고 힘든 표정으로 #영수야 나 죽겠다..# 라며 푸념을 해대던 친구가 돌아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돌아오지도 않을 친구를 기다리며 현관문을 정처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정말 이상해요..#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한구의 시신은 분명 이세상 사람입니다. 아까 진술을 하던 그학생의 친구.. 이영석.. 89년생.. 그런데 다른시체로 보이는 이 시신은.. 3년전에 죽은 사람입니다.#

    #뭐요?#


    김형사는 어이가 없었다. 그럼 하늘에서 죽은 사람이 떨어졌다는 건가? 말이 앞뒤가 안맞지 않은가.. 정상적이라면 분명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은 낙하훈련을 하다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아 추락해버린 군인이라던가.. 돈없는 스카이 다이버가 헌 낙하산을 쓰다가 운없게 추락해버린 뭐 그런거여야 했다. 아니 그마저도 정상적 이진 않았다. 이런 어이없는 사건은 형사생활 15년의 그역시 한번도 본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더 어처구니 없는 소릴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국립과학연구소 에서 일한다는 사람이었다. 국과수 말이다. 그 엘리트만 있다는 국과수.


    #성분결과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저도 이짓 한두번 해본거 아니지만.. 이런경우는 처음입니다. 누가 하늘에서 일부러 시체를 떨어트린건지.. 이자는 분명 주민등록번호가 말소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더 어이없는건 국립 묘지에 안치되어있는 사람이 라는 겁니다.#

    #에? 뭐라구요?#


    설상가상이었다. 국립묘지에 안치되어있다니.. 그럼 도대체 그런 시체를 어떻게 빼내서 어떻게 하늘에서 떨어트렸다는 말인가? 김형사는 분명 이 자가 미친것이 아니면 실수를 해도 단단히 실수를 한것이라 생각했다. 말이 안되지 않은가 애초에 3년이나 된 시체가 썩지도 않았다는 것도 이상했다. 그때였다.


    #어이 김형사! 큰일났어! 지금 뉴스특보가 떳는데.. 하늘에서 사람이 졸라게 떨어지고있대 씨바.. 이게 뭔일이야#

    #뭐라구? 뭔소리야 그건또!#


    말도 안되는 일이 계속 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사람이 계속해서 떨어진다니.. 김형사는 마형사의 어이없는 소리에 서둘러 티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생생하게 전파를 타고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들을 하나의 빠트림도 없이 보여주고 있는 뉴스를 시청했다.


    #여러분 여긴 서울시내 한복판 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제뒤로 지금 수없이 떨어지고 있는건 다른게 아니라 시체입니다. 마치 비처럼 내리는 시체입니다! 도대체 이 믿을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걸까요! 성경에서 나오는 재앙이라도 되는 걸까요!...으악!!!......#


    기자의 뒤로 사람으로 보이는 물체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뜨문뜨문 떨어지던 시체들이 갑자기 폭우가 내리듯 비처럼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무수한 #낙하물# 속에서 열변을 토하던 기자는 소나기처럼 내리는 시체의 비에 뒤덮쳐 버리고 말았다. 곧이어 카메라 기자도 변을 당했는지 카메라 마저 쿠당탕 소리를 내며 내동댕이 쳐져 버렸다.


    #세상에.. 이럴수가..#


    마치 성경에 나오는 재앙같았다. 언젠가 10개의 재앙을 다룬 영화가 있었는데 거기서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었다. 두꺼비 비가 내리는 것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영화였고.. 이것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더 심각한건 두꺼비 같은것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체가 떨어지는 것이었다.


    김형사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티브이 속 주인잃은 카메라는 땅에 쳐박혀 버린채 계속해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 떨어지는지 믿을수 없는 숫자의 시체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모습을 비춰주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 역시 시체의 빗속 하나의 빗방울에 맞아 완전 산산조각이 난듯 티브이 화면엔 지지직 거리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대한민국 서울.. 아니 그이후로 전세계에 시시각각 이 시체의 비가 내린다는 뉴스가 보도 되고 있었다. 세상은 아비규환 그자체였다. 성인 평균 60kg 정도 나가는 시체는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작은 별똥별 파편 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떨어질때마다 땅이 푹꺼져 버리는 것은 당연지사 시체가 떨어져 버린 가옥은 구멍이 송송 뚫려져 버렸다. 그나마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나 안전할까.. 하지만 그역시 오래된 건물의 경우에는 피해를 막을수 없었다. 더욱 심각한것은 해변에 사는 사람들.. 도대체 얼마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인지 알수는 없었지만.. 시체가 떨어지는 바다는 시시각각 커다란 해일을 일으켰다. 해변가에 사는 사람들은 작게잡아 한번에 5~6미터씩 되는 해일의 재앙을 맞이 해야만 했다.


    세상은 정말 아수라장 그자체였다.



    3일후


    영수는 티브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얼이빠진 얼굴로.. 하루종일 계속 되는 뉴스속보는 연일 이어지는 시체의 비를 보도 하고 있었다. 이 재앙 아닌 재앙에 인명 피해는 속속들이 이어졌고, 일부시각으로는 방공호를 짓거나 지하벙커를 지어 이 사태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었다.


    콰직..콰직..


    영수는 티브이를 바라보다 베란다쪽으로 시선을 한번 돌렸다. 시체는 이제 뜨문 뜨문 떨어지고 있었다. 정말 장마비 처럼 세차게 내리다 잠잠해졌다 반복하고 있었다. 결국 친구를 삼켜버린 그 시체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이 판명 되었지만.. 넋이 나갈대로 나간 영수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소중하디 소중한 단하나뿐인 가족을 잃어버린 그였기에..


    #여러분 지금 믿을수 없는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이 인우(人雨) 의 근원은 바로 이미 죽었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죽었던 사람이 비가 되어 내린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선 링컨대통령으로 밝혀진 시체가 발견되었고, 일본에선 이토히로부미의 것으로 추정되는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미국측에선 3만년동안 죽은 시체가 모두 내리고 나면 이재앙은 멈추게 될것이라는 추측을 내비췄습니다. 앗!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은 땅에 추락하기 직전까지 살아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기 때문에 기절을 할뿐이지 그들은 어디서 떨어지는 것인지는 알수없으나 추락직전까지 살아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영수는 앵커의 열변을 듣고 있기 거북했다. 더이상 저딴 뉴스를 들어서 뭐할건가.. 시체가 떨어지건 링컨이 발견되었건 이토히로부미가 하늘에서 떨어지건 영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였다. 영수는 이제 모든걸 잊기로 했다. 더이상 이렇게 슬퍼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야만 했다. 이미 죽어버린 영석을 위해서라도 자신은 꿋꿋이 살아야만 했다. 영수는 뜨문 뜨문 떨어지는 시체를 피해서 이미 모두 도망가고 아무도 없는 마트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너무 자주 보아서 그런지 떨어지는 시체도.. 튀어오르는 피도 더이상 이질적이지도.. 비위 상하지도 않았다. 영수는 마트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먹을것을 찾아 해맸다. 먹을것을 먹어야만 했기때문에.. 3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은 그였다. 이내 과자를 찾은 그는 봉지를 냅따 뜯고 우적 우적씹었다. 근처 드링크 코너에서 냉동이 전혀 되지 않아 미적지근한 이온음료의 뚜껑을 투박하게 뜯어내 버리고선 벌컥벌컥 들이켰다.


    공복감이 어느정도 채워졌을까 영수는 앞으로 자신이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했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뉴스 말대로라면 3만년이나 죽고 태어나고 죽고 태어나고 반복한 인간은 도대체 이때까지 죽은 사람의 숫자가 몇이나될지 알수가 없었다. 매일매일 떨어지고 떨어져도 끝이 날리가 없었다. 그랬다. 이세상의 윤리와 도덕 그리고 사회체계는 이미 무너지게 되어있었다. 지금껏 해왔던 공부도 모두다 필요없게 되었다. 영수는 마트안에서 100리터 짜리 쓰레기 봉투를 집어들고 음식물들을 집어담았다. 먹을수 있는 것은 모두다.. 유통기한을 체크하는 것은 빠트리지 않았다. 꽤나 무거워진 봉투를 등에 짊어지고 바깥으로 나서던 영수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들을 목격하고 말았다.


    구석에 벌레처럼 쳐박혀 지내던 사람들이 모두 바깥으로 나와있었다. 그리고 떨어지는 시체에 맞아 짜부러 지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은 사람들을 받으려 하고 있었다. 얼마전에 죽어버린 자신의 친구인 영석 처럼.. 도대체 왜 그런짓을 하는 것일까 영수는 알수 없었다. 하지만 영수는 그들이 왜그러는지 곧이어 알수있었다.


    자신역시 하늘을 쳐다보며 본능적으로 떨어지는 사람을 쫒아 그쪽을 향해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문득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뉴스에서 앵커가 한말..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기 때문에 기절을 할뿐이지 그들은 어디서 떨어지는 것인지는 알수없으나 추락직전까지 살아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하늘에선 영석이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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