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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감량을 위해서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는 사실 위에 제목같이 질문하는 것 보다는 주로 "살빠지는 약을 처방해 주세요"하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저는 먼저 환자의 몸을 빠르게 스캔하고, 전에 왔던 차트를 확인합니다. 오늘 초진이라거나 전에 체중감량을 위해 내원한 적이 없다면 일단 한숨을 쉬고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아마도 진료시간이 꽤 길어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실 다이어트에 관련해서 조언을 하는게 웃기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고 제 배를 만집니다-네 저는 돼지 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과 지식이 있으니까 설명드릴께요. 살을 빼려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하고 물으면 100명중 99명은 건강을 위해 빼고 싶다고 합니다-네 저는 시골에 개업하여 젊은 여자 환자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살을 빼고 싶은가 봅니다.
"단순한 체중계에 찍히는 숫자가 아닌 건강을 위해 빼고 싶으시다면 그 목적에 맞게 말씀을 드릴께요. 살이 빠지는 기전은 단순합니다. 혈당을 낮추면 살이 빠집니다. 혈당을 낮추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먹는 양을 줄여서 체외에서 피속으로 당이 옮겨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 있고 두번째는 근육을 많이 사용하여 혈당을 소모해서 낮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혈당이 떨어지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혈당을 회복하기 위해 저장되어 있는 영양분을 탄수화물로 바꿔서 혈당을 높이게 됩니다. 탄수화물은 당인데 저장형태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저장되어 있는 열량은 지방과 단백질 두가지로 우리몸에 존재합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같은 질량 대비 칼로리가 4:4:9입니다. 그 말은 지방은 적은 양에 많은 칼로리가 저장이 가능하고 그만큼 견고한 형태로 저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적으로 봤을때 저장된 칼로리를 탄수화물로 전환시키는 비율이 거진 단백질이 9 이상이면 지방은 1 이하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단백질이 부서지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어서 살빼기를 시도하면 단백질 부터 적어진다는 뜻이죠.
지방은 배나 허벅지 등 흔히 우리가 아는 지방 덩어리로 저장됩니다. 단백질은? 바로 근육이죠. 그러니까 혈당을 낮추면 근육이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열량을 소모하는 곳이 근육이거든요. 근육이 많으면 같은 일을 해도 열량소모가 많고 근육이 적으면 같은 일을 해도 너무 효율적으로 해서 열량소모가 적습니다. 근육이 많으면 에쿠스처럼 기름을 소모하고 근육이 적으면 오토바이처럼 기름을 소모한다는 말이죠. 이것을 기초대사율이라고 하는데 근육의 양이 가장 중요합니다.
식사량을 줄여서 살을 뺀다면 근육량이 줄어듦을 말하는 것이고 다이어트 시작 후 아주 빠른 시간에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위 열량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이어트를 끝낸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졌으니 더 빠르게 살이 찔겁니다. 에쿠스가 소나타로 바뀐거에요. 요요가 빠진 만큼 찌는게 아니라 5키로를 뺐으면 10키로가 더 찌는게 요요입니다.
반대로 운동으로 살을 뺀다고 합시다. 먹는 것은 그대로인데 운동을 많이 했어요. 살이 빠질까요 안빠질까요? 당연히 빠집니다. 운동을 하고 살이 안빠진다면 허기진다고 더 먹은것이거나 충분히 운동을 안했거나 너무 짧은 기간에 많이 빼려는 욕심인거에요. 운동을 하면 근육 아참 제가 말하는 운동은 걷기 혹은 유산도 운동이 아닙니다. 웨이트를 하셔야 살빠져요. 웨이트를 하면 근육이 자극이 되요. 물론 혈당이 떨어지면서 그래도 근육은 파괴되겠지만 더 많은 근육이 커지고 증식이 돼서 근육량이 늘어나요. 그럼 부족한 혈당은 지방을 깨서 충당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살이 빠지는 것이죠. 운동을 잠시 쉬어도 먹는량이 그대로라면 기초대사량이 늘어서 같은 일을 해도 살이 더 빠집니다. 심지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평생 못하지만 운동은 재미가 붙고 습관화 하면 평생 할 수도 있어요.
그동안 살면서 다이어트 몇번 해보셨어요? 젊은 시절부터 쭉 생각해 봅시다. 다이어트 시도하고 다이어트 식품 먹으면서 살빠지는 약먹으면서 도대체 살이 얼마나 빠졌나요? 길게 한번 보세요. 오히려 젊은 시절부터 아예 살 안빼고 그냥 되는대로 살았으면 지금보다 살이 덜 찌지 않았을까요? 간헐적으로 살을 왕창 빼고 그거 몇달이나 갑니까?
잠깐잠깐 제 말을 들어보시고요. 지금 FDA에서 승인된 다이어트 관련 약물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식욕억제제이고요, 하나는 지방흡수억제제 입니다. 식욕억제제는 말 그대로 먹지 못하게 해서 살을 빼는 건데 요요 온다고 말씀 드렸죠? 기본적으로 신경과민을 일으키는 약인데 사람이 예민해져서 불면증이 생기고, 손이 떨리거나 심장질환이 유발 될 수도 있고 ....... 이렇게 많은 부작용이 있는데 어떻게 평생을 먹겠습니까? 약 끊으면 바로 미쉐린맨 되고요. 지방흡수억제제는 논문에 따르면 체중감소효과가 거의 없어요. 미미합니다. 진짜로 써보면 살빠지는 사람이 드물어요. 그런데 왜 쓰냐고요? 약을 먹으면 변을 지립니다. 지방변이 나오기 때문에 방구를 못뀌어요. 방구뀌면 바로 기름똥이 옷을 적셔요. 그래서 먹는 음식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키고 충격을 주는 효과에요. 일하다가 지리고 싶으세요?
아 참... 저도 그냥 처방전 내드리고 돈받으면 편해요. 지금 제 설명 듣고 운동이나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나가시면 이건 보험진료가 아닌 비보험 진료라 저한테 남는거 0원이에요. 목만 아프고. 그래도 굳이 약을 원하시면 처방은 해드릴께요. 왜냐면 어차피 딴데 가서 엄한약 타시는 것보다는 제가 하는게 나을테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제가 설명드린 내용은 다 알고 드시는게 맞습니다"
직원들 한숨소리 난지는 꽤 됐죠. 물론 100명중에 한명 꼴로 웨딩사진 찍어야 한다거나 직업적인 이유로 일단 체중이 중요한 분은 운동병행 설명하고 약 처방해 드리기도 하죠. 혹은 재진 환자들도 설명을 또 하지는 않고요. 하지만 초진의 다이어트 환자에게는 저 위에 쓴 말을 모두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모두 하고 있긴 합니다.
아 쓰고 보니까 왜 환자가 없는지 알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칠한 저한테 오는 환자들에게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밑에 저혈당 의심이 되는 분 글에 댓글 달다가 생각나서 너무 긴 글이 될거 같아서 새로 파서 써봤습니다. 밑에 글 쓰신 분은 안하시던 운동을 하면서 체중을 감량하신 분으로 아주 칭찬받아 마땅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