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잔데.. 얼굴이 X같이 생겼다.
살도 쪘고
키도 작다
집도 크게 부자는 아니다.
음.. 딱보면 앗!오덕후!? 라는 느낌?
(맞을지도.. 겜 좋아하고 나가는걸 싫어하니.. 피식..)
참으로 다행인건 내 얼굴이랑 몸이 저주받았다는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착하다는 소리는 듣는다
바보 같은거일 수도 있지만...
그 덕에 편의점 알바를 한다.
얼마전 일이다.
편의점에 이 겨울에 짧은 치마 입고 들어오면
남자라면 눈이 간다. 그것도 다리 늘씬하고 이쁜여자면..
살짝 보고 바로 고개를 내렸다
얼굴도 되도록이면 안본다.(살짝봤는데 엄청 이쁘다.. ㄷㄷㄷ)
내 얼굴로 오래보고 있으면 변태라고 여자들이 싫어한다.
계산 끝낫는데 여자가 안간다
" ? "
" 킥.. 오빠 그렇게 보면 여자들이 싫어해요. "
" !? "
순간 쪽팔려 죽는 줄 알았다/..
" 예.. 죄송합니다. "
순순히 사과했다. 내가 안봤다고해서 믿을 거 같지도 않고
기분 나빴으리라...
" 되게 순한 오빠네.. "
오빠 소리 듣는게 얼마만인지...
죄다 아저씨라고 부르는데...
" 아하? 빨개지네? "
민망 민망 민망..
놀리는거 같기도 하고... 술취한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여자랑 일케 이야기 하니 나쁜 기분은 아니다..
놀림 받는거 같기도 하지만..
내 주제에 그런거 아니면 여자랑 일케 있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도 절케 이쁜여자랑...
" 흠~ 휴대폰 있어요? 전화 급한데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 "
아... 그거 때문이었나?.. 쩝
휴대폰 빌려줬다
가게 전화 줄려다가.. 걍 내꺼 줫다.
근데 젼화하더니 핸드백에서 벨이 울린다
어?
" ^^ 그거 내 번호에요~ 오면 받아야 돼~ "
어?
그러고 나갔다
순간 멍...
이게 뭔 일인가..
내 평생 여자랑 인연 없을줄 알았는데..
" 난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국제 결혼할꺼야!
착하게 대해주는건 자신 있으니까 잘해줘야지! "
이게 내 꿈이었다. 결혼이라도 하자.
그런데 이게 무슨..
" ? 오늘 기분 좋아보이네? "
" 예? 아.. "
티 안낼려고 하는데 티가 나는 모양이다
가게에 들어오는 자주보는 손님마다 웃는다.
알바 끝나고 생각해봤다
내가 먼저 전화해도 되나?....
< 그거 내 번호에요 오면 받아야 돼~ >
하라고는 안했구나.. 전화 하면 받으라고 했지..
벨소리를 최대로 켜두고 충전기에 꼽아뒀다
.
.
.
.
몇 시간인가 기다리다가
피식.. 내가 미쳤지
내 주제에..
술 취했었나보지.. 신경쓰지 말자.
번호 지웠다.
그런데 신기한건..
번호 외웠다...
외울라고 외운것도 아닌데 외웠다
요즘 닌텐도로 두뇌개발 트레이닝에서 순간기억 했더니만
순간적으로 숫자 외우는 실력이 좋아져서 그런가..
한번에 9개도 외우는 단계가 되다보니
ㅡ.ㅡ; 앞에 010 배고는 외워버렸다
" 에이 몰라!! "
걍 게임이나 하고 놀았다
다음날
- 띠리리리~~
" ? 어!? "
그 번호다!!
" 여!! 여보세요1? "
" ㅡ.ㅡ;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아요? "
" 아!? 아.. 응.. 끊어질까봐.. "
" 아~ 이런 목소리구나~ 그때는 한마디도 안해서 목소리 궁금했는데 "
" 아.. 예.. ^^: 이런 목소리에요 하하.. "
.
.
.
.
전화 끊고 생각해봤다
다시 전화 왔으니 술취한건 아니다.
뭘까..
음..
< 아놔.. 꽃뱀 물렸어. 너 도 조심해라.
인터넷에서 애인대행했는데. 강간당했다고 신고해서 아놔~
조심해. >
그때는 웃었다. 암만 돈이 좋아도 날 건드릴까 ㅋㅋㅋ
그런데.. 이게 왠...
죽었다 깨어나도 날보고 한눈에 반했다는 있을 수 없다.
꽃뱀 인가...
그뒤로 문자 주고 받으며 몇일 지났다
알바 하는데 찾아왔더라
" ^^ 오빠 안녕~ "
" 아.. 예 어서오세요"
나이는 내가 많은데 난 존댓말이고 그애는 반말이다
뭐 나도 존댓말이 편하니까.. (여자한테 반말한건 중학교때 이후로 한번도 없다
고등학교 부터는 남고로 진학해서 3년간 여자 본적이 없다.)
따로 돈달라는것도 없고
그냥 와서 신세한탄 비슷한거 하고 간다.
그때 부터 난 미친듯이 오유를 뒤졌다
재밌는 이야기 꺼리.. 이야기 꺼리...
그러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저런글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없다. 봐서 어따 쓰랴?
클릭!!
- 여자들은 자기 이야기 잘 들어주는 남자를 좋아한다.
+_+ 그거 하면 또 나지!!
만나면 신세한탄 하는거 들어주고
맞장구 쳐 줬다
누가 잘못했건 나랑은 관계없다
난 무조껀 그애 편이다.
그애 말이 맞고 상대는 죽일놈이다.
그러다가 몇번 이야기가 끊기고 분위기가 어색해지더라..
음.. 어캐하지..
다시 오유를 뒤졌다.
재미있는 동영상 있으면 다운 받아서 닌텐도에 저장했다
플래쉬 동영상 받는다고 블로그를 몇개나 디적거리고
DPG 파일로 변환한다고 또 고생좀 했다
컬트쇼 라디오가 재밌다길래 다운받아서 재밌는 부분만 녹음해서
자르고 편집하고 MP3로 바꿔서 넣었다
웃게 해줘야지..
매일 신세 한탄하는거 보면 나한테 올때 기분이 별로인 모양이다
기분 좋게 가도록 해줘야지
이야기 하다보니 그애 취향을 좀 알겠더라
가본적 없는 아웃백이랑 TGI 베니건스 가봤다
혼자 가기 겁나게 쪽팔리더라
가서 꾿꾿하게 분위기 보고 제복 보고
여자들이 좋아하는거 시켜먹어봤다
왠 오덕후 같이 생긴넘이 혼자와서 메뉴판 보고
주문하는데 끙끙대니 웃겼는지
담당 서버기 피식 거린다
뭐.. 자주 있는 일이라 상관없다
편의점에 있는 무비위크 꺼내다가 요즘 하는 영화 제목이랑 줄거리 봤다
네이버 뒤적거려서 줄거리 자세히 보고 감상평 보고
그렇게 지냈으니
올때마다 나랑 이야기 하는게 재밌나보더라
덕분에 야간 알바 뛰면서 암것도 못먹었다
배고파 죽겠는데..
입냄새 날까봐
점점 오는 횟수가 잦아지더라
난 그걸 좋아라 했다
어제 일이다
" 재밌었죠? "
" 예? "
갑자기 재밌었죠? 이러니 할말이 없다.. 뭐가.. 재밌다는 건지..
" ^^ 오빠 같은 사람 나 같은 애 랑 이야기 하는것도 힘들거 아냐? "
아... 맞는 말이긴 한데..
지금 까지 괜찮았는데.. 나도 알고 있었는데..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왜 기분이 나쁠까?...
" 아하하하.. 표정 진짜 재밌어 "
" .... "
" 남자 친구랑 깨져서 기분이 좀 나빴는데
가게에 들어오니 누가 다리 힐끔 거려서 말좀 걸어봤는데
얼굴 빨개지는게 너무 웃겨가지고 깔깔깔 "
"...."
" ^^ 나 꼬셔보겟다고 고생 많이 한거 같은데.
택도 없네~ "
" .... "
안다.. 내가 택도 없는거.. 그건 아는데..
" 거울이나 좀 보고 오세요 "
안다.. 내 얼굴 졋 같은거..
" 살 도 좀 빼구.. "
안다.. 내가 뚱뚱한거.....
" 말은 재밌게하고 착한거 같은데 그러니까 여자 친구가 없지. "
안다... 왜 여자친구 없는지... 다 안다
안다
안다
안다 안다 안다 안다 너무 잘안다 너무너무 잘안다
미치도록 잘 안다
병신같이 잘안다
잘안다! 너무 잘안다!! ㅅㅂ 진짜 잘안다!!!!!
그리고 그애는 나갔따 깔깔 거리면서...
오유하는 여자분들에게 궁금하다
이런게.. 재밌나?...
얼굴 졋같고 뚱뚱하게 생긴넘은 가지고 놀아도 되나?
그런 넘은 자존심도 없나?..
그런 넘 들었다 놨다하면서 가지고 노는게 재밌나?
진짜.. 그런게..
재 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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