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딸기주스님께서 닭껍질을 나눔해주셔서 일산에 가서 받아왔습니다.
사실 나눔은 예전에 받았는데, 좁은 냉장고를 테트리스하여 이 닭껍질을 겨우 넣고, 다른 음식들을 먼저 해치우고 난 뒤
얼린 닭껍질을 녹이는 데 또 하루 시간을 보내고, 그 뒤 요리하였습니다.
한 봉지에 1kg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2kg, 도합 8kg 이네요;
저는 3봉지를 받았습니다. 꽤나 무거웠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았어요. 생딸기주스님께서 더운 저를 생각해 생수까지 주셨습니다.
저는 직접 키운 고추 한 봉지를 드렸습니다.
냄비 가득 넣었어요. 봉지의 반 좀 넘게니까, 1kg가 살짝 넘는 건지... 한 근 느낌이 들었는데 더 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운데 긴 건 프라이팬에 튀겨먹으려고 가지런히 놓았답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소금만 뿌려 튀겼는데,
치킨과 똑같은 맛이 납니다.
앞으로 치킨집 갈 일 없이, 이걸 튀겨서 맥주 안주로 해도 좋을 듯 합니다.
(닭껍질 인터넷에서 사면 한 봉지 3,000원입니다. 이걸 튀기면 치킨값 굳습니다, 여러분!)
양념은 닭도리탕 양념입니다.
원래 프라이팬에 한번 볶은 후 양념을 하는데, 몽글몽글한 껍질의 느낌이 좋아서 (그리고 그게 더 맛있습니다.) 삶았습니다.
손질하면서 기름기는 몇 개 제거하다가, 이것도 맛있을 것 같아 내뒀습니다.
양념은 고추장3, 고춧가루3, 간장2, 마늘1, 설탕1.5 인데 1만 넣어야 합니다. 너무 달아서 나중에 양념 추가했습니다.
제주도 갔다가 친구에게 선물받은 한라산 올래 소주를 넣습니다.
몽글몽글.
기름층이 5cm는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수저로 떠서 버리다가 나중엔 아예 콸콸 버렸는데 그래도 국물에 기름층이 상당히 두껍게 생깁니다.
기름 버려내고, 물 추가하고, 양념 다시 하면서,
이건 다음번에 할 때 팬에 기름 두르고 한번 볶아서 기름을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닭볶음탕 할 때, 보통은 한번 삶아서 그 삶은 물을 버려서 기름을 제거하시는데,
삶는 것보다 볶는 게 훨씬 더 기름이 잘 빠집니다. 기름은 기름으로 녹습니다.
양념을 추가하느라 오래 익히다보니, 저 몽글몽글한 느낌도 사라지더군요.
아참 그리고 닭껍질이 안 잘린 채로 고기가 길어서, 가위로 많이 잘라줬습니다.
익혀서 그릇에 담았습니다. 예전엔 어떤 음식이든 냄비 째로 냉장고에 넣었는데,
지금은 냉장고가 작아서 뭐든 요리하면 냄비에서 전부 반찬통에 담아서 냉장고에 깔끔히 보관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거는, 반찬통에 닭 고추기름이 베이는 게 싫어서 일부러 그릇에 비닐 씌워 담았습니다.
이대로 냉장고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얼린 밥과 이 닭껍질조림을 한 그릇에 놓고 데워, 쓱싹 밥 비벼 먹고 출근합니다.
(닭감자조림으로 양파, 당근, 감자, 채소 등을 함께 넣고 요리하려 하였으나, 제가 시장을 못 가서 닭감자조림이 아닌 only 닭껍질 조림이 되었습니다. 저는 채소를 할 때, 마트가 아닌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 가서 사 옵니다. 천국입니다. 아마 강남에 살았다면 가락 농수산시장만 갔을 듯 합니다.)
그냥 눈 뜨자마자, 밥과 닭껍질조림부터 데워서 밥을 한 그릇 비우고,
그 다음에 씻고 옷 입고 출근합니다.
한큐에 아침밥을 해결하니 너무너무 좋습니다.
아침 업무시간에 배고파서 과자 먹으면서 점심 기다릴 일도 없고요.
간식 값도 굳혔습니다. (배고파서 서랍에 과자를 항상 보관해 둡니다. 과자값도 장난 아니지만 제 아침식사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사 두었지요.)
도시락 반찬으로도 좋을 듯 하고, 술안주로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닭껍질을 좋아했습니다. 닭도리탕하면 몇 안 나오는 닭껍질을 떼어서 먹고 황홀경에 빠져 혼자 눈동자만 홍콩에 다녀왔어요.
호프집에 가서 치킨을 먹으면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 닭껍질만 주라그래서,
친구들이 그뒤로 치킨집만 가면 닭껍질만 제 그릇에 모아줄 정도였지요.
그런 제게 닭껍질로만 만든 닭볶음탕이라니!!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이걸 먹고 싶어서 퇴근하자마자 곧장 집으로 달려와 이것만 먹습니다.
매일 매일 매 시간마다 생각날 정도로 좋아합니다.
마치 집에 내 아기 보고 싶어 일찍 퇴근하는 것처럼,
닭껍질을 먹고 싶어서 일찍 집에 갑니다. 어디 가지도 않고 이것만 먹어요.
다만 걱정되는 건,
밥(탄수화물)과 닭껍질(고지방) 이것만 먹습니다.....!;
느끼해서 김치나 오이무침 조금 먹어주기도 하고요.
저녁은 이 닭껍질조림을 밥과 함께 볶아서 (+파프리카) 볶음밥을 할까 합니다. 오이무침도 함께 볶아도 좋을 것 같네요.
새로운 반찬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딸기주스님!!
잘 먹겠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