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3일 숭례문 화재참사에 대한 책임론과 관련, "사과할 사람이 세 분 있다"면서 ▲ 대책 없이 개방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 지금 숭례문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 문화재 전반에 대한 보존책임 맡은 유홍준 문화재청장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숭례문 화재참사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론을 강조한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사저 건축에 가진 관심의 10분의 1만 있었어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요지로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논평을 발표한 것과 관련, "제 생각에는 그 분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이어 "(사과할) 세 분 중에 한 분(유홍준 청장)은 사직서를 냈고 또 한 분(오세훈 서울시장)은 사과했고 나머지 한 분(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지금 모금운동 하고 계신다"면서 숭례문 복원을 위해 국민성금 모금을 제안한 이명박 당선인의 구상을 맹비난했다.
그는 "아마 그 때문에 누리꾼들이 이명박 당선인을 2메가바이트라고 부르는가 보다"라고 비꼬면서 "숭례문이 무슨 불우이웃인가. 사고는 자기가 치고 재미도 자기가 보고 돈은 왜 우리가 내냐는 게 국민들 정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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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명박 당선자, 숭례문이 불우이웃인가”
13일 라디오 인터뷰서 “MB, 복원의 공까지 챙기자는 것”
[데일리서프라이즈 조은아 기자]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 성금을 모금해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복원하자고 나선 것에 대해 “숭례문이 무슨 불우이웃이냐”라며 날선 반기를 들었다.
▲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자료사진) ⓒ 데일리서프라이즈
진 교수는 이날 오전 PBC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사고는 자기가 치고 재미도 자기가 보고 돈은 왜 우리가 내느냐는 것이 국민들 정서”라며 “아마 이 때문에 누리꾼들이 이명박 당선인의 ‘2MB’, 즉 2메가바이트라고 부르나보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일부 언론들과 시민단체들이 이미 성금모금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왜들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진 교수는 “예산범위 밖에서 어떤 일이 생겼을 때 하는 게 성금”이라면서 “성금을 모금하는 건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다. (복원은) 국민들이 낸 세금 내에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B, 모금운동 발의로 복원의 공까지 챙기자는 것”
이어 진중권 교수는 “당장 급한 건 타지 않은 문화재들”이라며 이명박 당선자를 겨냥, “책임 있는 정치가라면 낯간지러운 모금 운동을 할 때가 아니라 그 어떤 방화에도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당선자가)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들여다보인다. ‘불타 버린 국보 1호,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다시 서다’라는 게 감동적인 드라마고 그(복원된 숭례문) 앞에서 활짝 웃으면서 사진 찍을 것이며 모금운동도 자기가 발의했으니까 복원의 공까지 자기가 챙기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도 그런 게 잘 통할까 싶다”고 비꼬았다.
인터뷰 중 진 교수는 숭례문 화재사건이 발생 다음날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노무현 대통령이 봉화마을에 가진 관심의 10분의 1만 있었어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한 것과 관련, “나경원 대변인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책임을 정확하게 물어야 되는데 내가 보기에 대책 없이 개방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지금 숭례문 관리책임 맡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그리고 문화재 전반에 보존책임 맡은 유홍준 문화재청장 세 사람”이라면서 “세 사람 중에 한 분은 사직서를 냈고 또 한 사람은 사과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지금 모금운동 하고 있다”고 이 당선자측을 힐난했다.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 재직 당시 충분한 대비책 및 관리책 없이 숭례문을 개방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진 교수는 “사고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중대한 원인임엔 틀림없다”면서 “왜 대책도 없이 서둘러 개방부터 했느냐는 것이 문제인데 내 생각에는 (당선자의) 개인적인 야심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숭례문 복원을 두고 교훈적인 의미로 전소된 채 그대로 놔두자는 의견과 최대한 설계도면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에 대해 진 교수는 “물론 교훈적인 의미로 파괴된 대로 그대로 두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전소된 남대문이 주는 교훈이라는 건 대통령이라도 문화재를 대책 없이 개방하면 이 꼴 난다는 것인데 그걸 무슨 공공의 집단적 기업으로 거리에 세워둘 가치까지 있어 보이진 않다”며 “그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계천 주변 유적들도 소리 없이 사라졌다”
아울러 그는 “숭례문은 그나마 파괴된 게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만 보이지 않고 파괴되는 유적들이 많다”며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시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청계천 사업과 현재 추진 중인 대운하 건설에 대해서 역시 비난을 퍼부었다.
진 교수는 “청계천 사업은 외국에서라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을 사업”이라며 “문화 복원도 아니고 생태 복원도 아닌 그냥 커다랗게 콘크리트를 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청계천 주변 유적들이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고 강조한 뒤 “그런 걸 지금 업적이라고 하는 이 사회의 문화적인 천박함도 지금 이번 사고와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진중권 교수는 대운하 건설에 대해서도 “주위의 유적지들, 생태계들, 불도저에 다 망가진다”고 지적한 뒤, 이명박 당선자가 “두바이는 사막에 운하를 판다”며 대운하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에 대해 “금수강산과 황량한 사막의 차이를 구별 못하는 것이다. (이 당선자의 눈에) 대한민국 금수강산이 온통 사우디 사막의 공사판으로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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