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흰둥이의 식성 연구
(부제:녀석이 못 먹는 것이란 존재하는가.)
실험자:오늘의 유머 소속 검사Kei
실험대상명:흰둥이
종류:진돗개 백구
성별:암
신체특징:귀사이가 동종에 비해 좁은 편임.
나이:1살 다 되어감.
취미:밥그릇 부시기,
지나가는 가족들 발로 건드리기,
누가 벨 누르면 미친듯이 짖기,
물그릇 엎기,
집 안에 담요 넣어주면 꺼내놓기 등.
실험주제:흰둥이는 도대체 무엇을 못 먹는가.
실험가설:못 먹는 것은 없을 것이다.
실험준비물:여러 가지 먹을 것과 못 먹을 것들
*실험과정과 결과
1)첫날
어머니 심부름으로 콩나물을 사러갔다오다가 흰둥이에게 몇 가닥 줘보았다.
잘 먹는다.
그래서 한 웅큼 더 줬다.
좋아했다.
2)둘째날
전날 흰둥이가 콩나물을 잘 먹던게 생각났다.
부엌에 갔다.
양파가 있었다.
흰둥이에게 던졌다.
게눈감추듯이 먹는다.
놀라웠다.
3)셋째날
양파의 사촌 파를 꺼내다가 줬다.
그냥 줬더니 질겨서 그런가 안 먹는다.
손으로 마디마디 끊어서 줬다.
잘 먹는다.
놀라웠다.
4)넷째날
배추쌈싸먹다가 밑동이 남았다.
문득 흰둥이 생각이 났다.
마당에 가서 던져줬다.
안 먹는다.
손으로 끊어서 줘보았다.
서걱서걱 소리 내면서 먹는다.
지금은 안 끊어줘도 먹는다.
맛 들인것 같다.
5)다섯째날
저녁에 고기를 먹으려고 마늘을 까고 있었다.
문득 흰둥이 생각이 났다.
마늘이 좀 매워서 주기 그랬지만,
국산이라 덜 맵길래 던져줬다.
안 먹는다.
안 깐 거라 그런가 싶어서 까서 줘보았다.
잘 먹는다.
녀석이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6)여섯째날
오늘은 아무 것도 안 주려고 했다.
저녁에 사료 주려고 다가갔다.
빨간 파편들이 있었다.
헉..
이럴수가..
고무장갑을 뜯고 있었다.
워낙 이빨을 가만두지 않는 녀석이긴 하지만..
녀석은 버려진 고무장갑을 두 번 죽이고 있었다.
이미 파편이 되어버려 그냥 놔뒀다.
7)일곱째날
손에 피가 났다.
어딘가 살짝 긁힌 듯 싶었다.
휴지로 상처를 막다가 흰둥이 생각이 나 나가보았다.
나가자 흰둥이가 발로 치려고 달려들었다.
똥밟았던 발이란 생각이 들어 잽싸게 피했다.
실수였다.
휴지를 흘리고 말았다.
흰둥이가 잽싸게 휴지를 낚아채더니 집 안으로 들어갔다.
몇 분 뒤 휴지는 흰둥이 배 안으로 흡입당하고 말았다.
8)여덟째날
전날 휴지를 먹은 흰둥이의 충격 때문에 밖에 나가질 않았다.
저녁 알바를 마치고 온 동생에게 지금까지 흰둥이에게 줬던
음식들-_-;;을 얘기해주었다.
그 날 난 동생에게 충격적인 소릴 들었다.
흰둥이 변을 치우다가 변에서 삐져나온 붉은 파편을 보았다는 것이었다.
틀림없었다...
그것은..
고무장갑임이 확실했다.
녀석의 식성은 감히 '세상에 이런일이..'감이었다.
9)아홉째날
나의 탐구심이 절정에 달했다.
집에 있는 생강을 줘보았다.
역시 이건 너무 강도가 심했던지..
거부한다.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꿀을 발라주었다.
흰둥이녀석은 몇 번 핥아먹더니 이내 삼켰다.
나도 모르게 헉..소리가 절로 나왔다.
10)열흘째날
이제 더이상 줄 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인간이 먹는 것에서부터
인간이 먹지 못 하는 것까지 줘보았다.
이 녀석은 모든 걸 해치워버렸다.
이쯤되면 포기할까싶었다.
그러다 귤이 생각났다.
얼른 까서 흰둥이에게 던져주었다.
흰둥이가 얼른 귤을 물었다.
결국 실패인가...
그 순간,흰둥이가 귤을 뱉어내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벅차올랐다.
실험고찰:이번 실험은 꽤 장기적인 실험이었다.
인간과 가장 가깝다는 동물인 개를 대상으로
그 식성에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라는 교훈을 남겨주었다.
하지만 인간은 위대하다.
그 맛있는 귤을 흰둥이는 먹지 못 했다.
개의 미각신경에서 신 맛은 쓴 맛과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 후 살아있는 민달팽이 등도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했다.
실험체가 너무 작은 듯 싶다.
어느 날인가는 아버지가 즐겨 드시던
멍멍탕(나는 안 먹는다.오해 말길 바란다.)이 남아서
어머니가 흰둥이에게 주라고 했지만 나는 극구 반대했다.
주면 미친듯이 먹을 놈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동족상잔의 비극을 내가 시행할 수는 없었다.
문득 광우병이 생각난 까닭도 있다.(광우병:소가 소고기 먹고 병 일으킴.)
흰둥이가 나중에 새끼를 낳거든 그 식성이 유전되는가에 대해서도 연구할 예정이다.
<뽀너스 사진 공개>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인가에 의문이 생기실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1]
![](http://my.netian.com/~biopiracy/hwalbum/20031002003544/z.jpg)
갓 데려왔을 때..
생후 1개월 된 녀석의 모습.
작년 4월 26일 사진.
이미 녀석의 공격적인 습성이 엿보이기 시작했음.
[2]
![](http://my.netian.com/~biopiracy/hwalbum/20031002003544/x.jpg)
녀석의 엄청난 식성.
옆의 우유팩을 보시면 짐작이 갈 듯.
2시간여 전철타고 왔으면서도 끄떡없었음.
[3]
![](http://my.netian.com/~biopiracy/hwalbum/20031002003544/c.jpg)
4월 27일 사진.
밖에 내놨더니 신발장 안으로 자꾸만 들어가서 못 나오고 낑낑대는 모습.
겨우 나와서는 다시 들어가는 끈기를 지녔음.
[4]
![](http://my.netian.com/~biopiracy/hwalbum/20031002003544/v.jpg)
마당에서 카메라를 졸졸 따라오는 모습.
[5]
![](http://my.netian.com/~biopiracy/hwalbum/20031002003544/b.jpg)
심심하면 다시 들어가는 흰둥이.
p.s 지금도 이 모습이라 생각하면 낭패!!
(그저그런 글 다 읽느라 수고 많았소!!)(-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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