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당신들의 천국'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이청준 씨가 우리나이로 70세 생일을 9일 앞둔 31일 새벽 지병인 폐암으로 타계했다. .
이 씨는 지난해 여름 폐암을 선고받고 투병생활을 했으며 지난 12일에는 병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져 문학 팬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했다. 투병 중에도 결코 손에서 펜을 놓지 않았던 이 씨는 지난해 11월 소설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를 발간하며 문학에의 열정을 이어갔다.
1939년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난 이씨는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1965년 사상계에 '퇴원'이란 단편소설이 당선돼 문단에 진출했다. 이어 '임부', '줄', '무서운 토요일' '병신과 머저리'등의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특히 등단 1년 만에 '병신과 머저리'로 제12회 동인문학상을 받으며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 외에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중앙문예인상, 대한민국 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소설에만 한정되지 않고 영화와 연극 등을 통해 폭넓은 방식으로 대중들과 소통했다.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서편제'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소리꾼 아버지와 배다른 의붓남매 사이에 얽힌 소리와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이청준의 '서편제'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 내용과 작품 완성도, 연기자들의 연기 모두 찬사를 받았던 1994년 작 '서편제'는 한국 영화 최초로 서울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기록을 세웠다. 각 학교에서는 서편제 단체관람 붐이 일었으며 이 영화가 데뷔작이었던 배우 오정해는 이후 충무로 정상급 배우로 발돋움하게 된다.
또한, 전도연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벌레이야기'를,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다. 이 외에도 석화촌, 이어도, 축제 등 그의 많은 작품이 영화, 연극, 드라마 등으로 제작됐다.
네티즌들은 거장 문학인의 타계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소설가 이청준이 창작활동을 더 할 수 있는 연세로 하늘로 가셨다면서 더는 그의 신작을 볼 수 없는 것에 가슴 아파했다.
한 네티즌은 "짧으나마 선생님과 동시대를 함께 해 행복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남겼으며 다른 네티즌은 "당신이 남겨준 소중한 작품들은 우리에게 당신이 남기고 간 큰 선물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 문학계가 '토지'의 소설가 박경리를 5월 잃은 데 이어 이청준까지 잃게 되면서 슬픔이 겹쳤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 문학계가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며 안타까워하면서 최근 투병소식이 알려진 시인 이해인 수녀의 건강을 염려하는 등 거장 문학인을 더는 잃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편안한 영면을 기원했다.
(디씨펌)
정말 좋아하던 작가셨는데 조용히 하늘로 가셨군요.
개인적으로 이문열님이 경상도의 정서의 글을 쓴다면 이청준님은 전라도의 정서를 대변하는 글을 많이 쓰셨다고 생각합니다. 서편제의 한의 정서같이 말이죠. 당신들의 천국으로 처음 접하고 어린나이였지만 뭔가 많은 생각과 감동 받았던게 생각나는군요. 정말 박경리씨나 이청준씨나 너무 일찍가셔서 참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