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포괄수가제의 단점에 대해선 다른분들이 잘 설명해 주셨으니 저는 다른 관점으로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일단 포괄수가제를 찬성하시는 분들의 의견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보도록 할게요.
1. boksid님의
"사실 저 제도가 시행되는 이유는
병원에서 필요치않은 시술을 마구잡이로 행하고 있기때문입니다.
아마 모두들 한번정도는 느껴봤을겁니다.
이유도 모른채 병원에서 하는 검사나 치료는 일단 하라니까 다 받고나서
생각보다 엄청 비싼 진료비에 당혹스럽지만
어쩔수없지모..라고 생각하시지 않으셨나요? "
---->물론 일부 부도덕한 의사들은 실제로 필요치 않은 검사임을 알면서도 수당을 더 받기 위해서 과잉진료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떤 집단이든 소수의 부도덕한 사람들이 있는 것 처럼 과잉진료란 그 부도덕한 개인의 문제이지, 의사라는 집단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에서 하는 검사들....환자로서 '나는 지금 괜찮은거 같은데, 이미 충분히 검사한 것 같은데 왜 그저께 한 검사를 또하자 그러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치료란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해야지 한 시점에서 약을 처방하고, 수술을 했다고 완치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께에 비해서 오늘은 환자 상태가 나아졌나, 그대로인가, 악화되었나를 알기 위해서 검사를 해야 하는경우는 수도없이 많습니다.
또한, 제 가치관으로는....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검사일지라도 CT를 100번 찍어서 1~2개라도 놓칠뻔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면, 1%의 가능성을 위해서 불필요한 99번을 버리는 것이 옳을까요? (물론, 의학적 관점에서 1%라는 확률은 매우 큰 확률입니다.)
2. "포괄수가제가 그렇게 단점이라면, 이미 선진 의료로 평가받고 있는 유럽에서 수많은 국가들이 포괄수가제를 택하는 점은 어떻게 된거냐?? 왜 그들은 의료서비스 질 저하..도 감수하면서 포괄수가제를 택하고 있고, 의료의 수준도 높은건가?"
--------> 일단, 정확한 데이터는 첨부할 수 없지만 유럽에서 택하고 있는 포괄수가제와 우리나라의 포괄수가제는 좀 다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질병군별로 지급되는 수가에서부터 차이가 나는데, 유럽의 포괄수가제의 경우 많으면 우리나라에서 책정한 수가의 10배는 넘는 비용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가 하에서는 사실 이익이 남지 않으니까 하고 싶은 의료서비스를 충분히 시행할수 없는...그런 상황은 일어날 일이 없지요. 가끔 유럽의 일부 복지국가에서는 무상으로 치료를 받게 해준다던데...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좀 더 공부해보면 그들이 국가에 내는 세금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금액을 알게 되신다면 깜짝 놀랄겁니다. 괜히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료비가 OECD 평균의 절반정도 되는게 아니에요..
3. "너네 의사들 지금 돈없으면 환자들 제대로 진료 못해준다고 협박하는거 아니냐?"
-------->음....이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데요...일단 의사들은 자원봉사자가 아닙니다. 의대를 다닐때 지불했던 학비도 "쿠바"같은 국가처럼 국가에서 전액 지원해주는 구조도 아니구요.("쿠바"의 의사들은 유명하죠. 가끔 오유에도 글이 올라오곤 하는데, 그들이 괜히 전세계를 돌면서 봉사하러 다니고 그런게 아닙니다...쿠바는 의대 학비를 국가에서 전액 지원해줘요. 대신 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일종의 공무원?처럼 직업을 가지게 되는 거죠.---잘못안게 있으면 지적해주세요..저도 자세히는 몰라서.) 의사들도 부양할 가정이 있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노동을 하면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면 그것을 직업으로 가진다는게 가능한 일일까요? 어쩔수 없이 좀더 저가의 기구들, 간단하지만 후유증이 나타날 확률은 높은 수술법, 저가의 약들...을 써서라도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겁니다.(그렇다고 국가에서 인증되지도 않은 말도안되는 기구, 약을 쓴다는 말은 아닙니다. 엄연히 논문으로도 효과가 입증된 방법을 쓰되 효율성의 측면에서 최신 기술보다는 못한....그런 것들 말입니다.) 의료는 "서비스"입니다....보수를 받는만큼 서비스를 하는거죠.
가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들먹이시면서 나는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어쩌고......하아.....
히포크라테스...가 언제적 사람인지 아십니까? 무려 2000년도 전인 "기원전" 사람입니다. 그때의 선서를 오늘날까지 강요하다니...오늘날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이윤을 추구하는건 당연한겁니다.
4. 그리고.....사실 포괄수가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의사들이 받는 불이익은 크지 않을겁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좀더 싼 장비, 싼 약을 사용할 수도 있고, 이번에 DRG로 정해진 7개 항목들...그 중 대부분에서는 오히려 수가가 상승했음을 아실겁니다.(백내장만이 유일하게 10%정도 깎였죠.) 하지만 의사로서 자기가 하고싶은 진료를 맘껏 하지 못하고 그를 제도적으로 막으려하는것...저는 그것때문에 대부분의 의사들이 포괄수가제에 대해 반대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좀 더 쓰고싶었는데 뭔가 뒤죽박죽 생각이 정리가 안되네요..혹시 제가 틀린점이나 지적하실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 달아주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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