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부산으로 여행 계획 세우는 분들이 많을 거 같네요.
블로그는 못 믿겠다, 인스타를 믿어야 하나, 어디를 가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서 몇 자 남겨봅니다.
우선 전제는 수도권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즉, 수도권에서 접하기 어렵거나 가성비가 안 나오는 그런 식당 또는 메뉴 위주입니다.
먼저 아침 식사...
여행갔을 때 아침식사만큼 애매한 게 없습니다. 문 연 식당이 거의 없죠. 여행왔는 데, 게다가 해장하고 싶은 데 대충 먹기는 싫은 분들을 위해서 메뉴부터 추천하면 시락국, 콩나물 해장국, 복어국이 괜찮습니다.
시락국의 경우 서울에서 좀처럼 먹을 수 없는 아침 메뉴죠. 포장마차에서 파는 곳이 있다고 들었지만, 부산에서는 정말 흔하디 흔한 메뉴입니다. 통영 오징어분들께서 우리가 더 유명하다고 하시면 맞는 말입니다.
된장국에 시래기가 들어간 건데, 따뜻하게 속 풀기 좋습니다. 특별히 추천한 만한 식당은 없고, 본인 숙소가 위치한 동네 이름 치고, 시락국이라고 치면 왠만하면 검색될 겁니다. 아니면 전날 시락국이라고 적혀 있는 가게 있으면 그 곳으로 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 음식 먹을 때 정말 정말 조심할 게 있는 데 산초라 말하고, 제피라 이해되는 향신료입니다. 부산에서는 이게 구분없이 사용되는 데 제피라는 말보다 산초가루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진짜 부산 스타일로 먹고 싶으면 식탁에 놓여 있는 이거 뿌리면 되는 데, 후추 아닙니다. 가끔 향토색 강한 식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뿌려서 나오니 주문 전에 미리 말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수도 있습니다.
전라도 출신이지만 40년 넘게 부산에 사시는 제 아버님도 아직 이 제피가루에는 적응을 못 하셨습니다.
다음 추천할 음식으로는 콩나물 해장국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삼백집 등의 전주식 콩나물 국밥이 요새 유있는 데, 부산에서는 김치, 콩나물 넣고 계란 토핑 올린 얼큰하게 끓인 콩나물 국밥이 있습니다. 따로 체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시 검색해서 가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아침부터 고급스럽게 먹고 싶으면 복국이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게 유명 체인이 달랑 하나죠. 다행스럽게도 아침부터 영업합니다. 인천 사람들은 싫어할 상호죠. 인천 금수가 졌습니다.
서울 강남일대에도 진출 했는 데, 아침 장사하는 지 모르겠네요. 해운대에서 주무시면 여기가 괜찮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통영 서호시장과 비할 바는 못 됩니다.
이외에도 아침식사하기 좋은 곳을 꼽자면 돼지국밥, 개미집 체인 계열의 낙지 전골이 있습니다. 이건 밑에서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아침은 이렇게 대충 계획하면 될 거 같고, 이제 본격적인 점심 먹거리를 이야기하면, 누구나 생각하는 곰장어, 회가 있을 거 같네요.
우선 곰장어 골목하면 자갈치 생각하겠지만, 부산 사람도 왠만하면 안 가고, 전국 어딜가나 마찬가지지만 먹거리 골목은 가는 거 아닙니다.
그런데 곰장어와 관련해서 2부류로 나눠서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그것은 냉동과 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산 곰장어는 살아있는 거 돌판에 올려서 꼼지락 거리는 거 보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냉동 파는 곳도 많습니다.
조리법은 냉동이나 생이나 같습니다. 냉동 곰장어로 유명한 곳은 동래가 있습니다.
돈 없는 데 푸짐하게 꼼장어 먹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추천입니다. 단점은 꼼장어 특유의 꼼지락 거리는 것을 볼 수 없다는 거죠. 그러나 양은 많습니다.
그리고 생곰장어 유명한 곳은 온천장, 해운대 등이 있는 데, 적당히 동네이름 더하기 꼼장어 또는 곰장어 검색하고 양이랑 가격보고 들어가면 됩니다.
이게 양념맛으로 먹는 거라 그 양념이 여행객 입맛에 맞아야 하는 데, 가게마다 마시께로 맛을 내기는 하지만, 베이스가 조금씩 다릅니다.
참고로 서울식과 부산식의 차이는 국물과 양파 유무가 아닐까 싶네요. 이상하게 수도권은 숯불 닭갈비는 철판 닭갈비한테 패했는 데, 곰장어는 그 반대현상으로 숯불 또는 연탄이, 돌판이나 철판한테 이겼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후자가 양도 푸짐하고, 밥 볶아 먹기 좋은 데...
논외로 곰장어계의 이단아(?) 짚불이 있습니다. 기장 일대에서 파는 데, 원래 기장은 부산이 아니었죠. 그런데 편입되었으니 부산 음식으로 이야기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해운대 근처에서 머문다면 한 번쯤 방문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 일대의 자매품 멸치회, 멸치조림이 있는 데, 인원이 어느 정도 된다면 짚불이랑, 멸치회 같이 하는 곳을 가서 맛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짚불 곰장어 맛은 사실 짚불 맛이 나는 건 아닙니다. 약간의 향이 다른 거죠. 검게 탄 비주얼이 충격적이지만 나름 재밌습니다.
탄 부분은 먹는 거 아닙니다. 벗겨 줍니다.
추천하는 식당은 이화장인 데, 이유는 위에도 언급했지만 멸치 요리랑 같이 먹기 좋습니다. 그리고 이 동네 특징이 기장이라 해초쌈 싸 먹기 좋습니다.
수도권 일대의 경우 해초쌈이 흔하지 않은 데, 이 음식을 해초쌈 할 수 있으니 기억에 남을 거 같네요.
물론 이곳보다 더 괜찮은 곳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곳이 두 음식 모두 평타는 칩니다. 그래서 저도 내려가면 입맞 맞추기 귀찮아서 가족 외식으로 이곳을 갑니다.
그리고 이제 회를 언급하면, 제발 부산까지 가서 양식산 우럭, 광어 드시지 않길 바랍니다. 개취 존중이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안타깝습니다.
여행객이 양식산 우럭, 광어 먹는 것을 여행와서 동네 중국집 가서 자장면 먹는 거라고 이야기조차 합니다.
현재 양식 우럭, 광어 상당수가 중국산이고, 부산도 예외는 아닙니다. 광안리 수산시장을 비롯해서, 그런 곳에서 파는 양식은 다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부산도 공급받아서 양식산 팝니다.
중국산의 경우 가장 신선한 우럭, 광어는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입니다. 부산은 최악입니다. 거리가 멀어요. 4-5시간 넘게 수조차 안에서 힘겹게 있다가 나오는 애들입니다.
그나마 광안 대교보면서 먹으니 풍경이 팔할이라 맛있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개인적으로 비추합니다.
만일 스끼다시 많은 거 원하면 블로그 보고 적당한 곳 가면 됩니다. 광안리에 많습니다. 물론 퀄러티 절대 보장 안 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곳은 선장이 운영하는 가게입니다. 부산 사람들이 모두 배 한채씩 갖고 있는 어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은근히 선장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리고 안주인께서 영업을 하시죠.
상품성있는 것은 어시장에 팔고, 싸이즈가 애매한 것들, 또는 수량 부족이거나 남는 게 있으면 그걸 파는 곳도 있고, 아니면 자체적으로 자급자족하는 곳도 있습니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음식점 중 몇 안 되는 믿을만한 특등급 음식점입니다.
이게 서울가면 말도 안 되게 비쌉니다. 주문하기조차 두려운 싯가가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모듬회로 팝니다. 어종은 그날 그날 다릅니다.
잡히는 물고기가 다르니 뭐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럭, 광어 자연산만 먹어도 본전 이상은 뽑습니다.
밑반찬이라 불리는 스끼다시는 별로 없지만 회자체를 즐기고 싶으면 선장이 운영하는 곳이 좋습니다.
동네 이름치고 선장이라고 검색하면 좋습니다. 제가 자주가는 곳은 해운대 박선장인데, 선장이름이 없는 횟집 중에서도 자연산을 다루는 곳이 많습니다.
물론 자연산이라고 100프로 더 맛있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오히려 위생을 생각하면 양식이 더 안전합니다. 산에 사는 멧돼지와 양돈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비교해서 생각하면 되니다. 다만 활어회의 특유의 탱탱함은 더 좋습니다. 밥을 안 주고, 스스로 밥 벌이 하다보니, 탄력이 더 있는 거 같네요.
그리고 돼지국밥의 경우 추천하기 가장 애매한 음식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음식인 데, 이게 부산 대표 서민음식이다 보니 고급화가 안 되었습니다. 평냉처럼 고급화가 되었다면 타가게 대비 확실히 뛰어난 국물맛과, 고기 퀄러티를 이야기할 수 있을 건데, 평균 6천원대, 비싸봐야 7-8천원 정도의 가격이라 재료 자체에서 우위를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역시나 동네 이름치고 돼지국밥 가장 유명한 곳을 가면 좋을 거 같은 데, 허름한 곳일수록 돼지 특유의 냄새가 강하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반면 깔끔한 돼지국밥 가게는 그 맛도 깔끔합니다. 그리고 쌍둥이를 비롯해서 언론에서 언급된 곳은 깔끔한 국물맛이 강합니다. 그래서 부산에서 돼지국밥 먹을 때 부산 방송 아니라, 전국구 방송에 나온 집은 믿고 거르는 편입니다. 여기는 돼지 특유의 러프한 맛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죠.
저같은 경우 주로 서면 돼지국밥 가게들을 가는 데, 이곳도 허름할 수록 육향이 강합니다. 취향에 맞게 골라 가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지 않는 음식입니다. 차라리 서울가서 평냉을 먹고 말지... 그런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도 평냉 대비 절반의 가격에다가 평냉이랑 달리 다양하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유의할 것은 본점과 지점의 맛의 차이가 현저합니다. 본점까지 찾아가서 먹어야 그나마 먹을 만한 음식입니다. 아무 밀면집 들어가면, 정말 밍밍하고 심심한 국물맛 더하기 무미한 밀가루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없고, 간식도 먹고 살아야 하니, 간식도 몇 개 추천하면, 옵스 많이 가시던데, 본점을 일부러 찾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별 차이 안 납니다. 그냥 근처에 있는 지점 가셔서 드셔도 됩니다.
다음으로 삼진 어묵이 유명한 데, 역시나 부산역 가셔서 기념품으로 사 가시면 기차 안에서 요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아마 가져다 줄 어묵이 안 남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명절이나 사람이 많은 경우에는 고로케를 비롯해 몇 가지 품목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지점이 있습니다. 맛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남포동의 씨앗호떡이 유명한 데...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서울에도 씨앗호떡 파는 곳이 많이 생겼고, 맛 차이 거의 없습니다. 더운 여름 줄 설 필요 1도 없습니다. 기념샷 찍을 거면 모를까, 맛으로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만일 서면 일대에 숙소를 정했다면 돼지국밥 콤보 더하기 씨앗호떡은 최고의 조합입니다. 남포동 대비 싸이즈도 더 크고, 견과류도 더 실합니다.
부산 사람도 잘 모르지만, 30대 넘는 부산 사람은 알 수도 있는 우리 때 흔히 똥튀김이라 불렸던 야채튀김도 맛 보면 괜찮습니다. 해물떡짐 체인에서도 파는 곳으로 아는 데, 이거 먹자고 가기엔 애매하죠.
제주도의 고기튀김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데, 추억의 맛입니다. 그리고 추억의 맛이 언제나 그렇듯 첨에 먹을 때는 감회에 젖지만, 먹다보면 느끼해 집니다.
서면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데, 역시나 그 근방이라면 한 번쯤 먹어봐도 기억에 남을 거 같습니다. 서울 포장마차에서는 이걸 잘 안 파네요.
즐건 부산 여행되시길 바라며,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