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 사항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 해온 사람입니다.
아래 천안함 논쟁을 지켜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이 글로서 천안함 논쟁의 핵심은 그런 사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코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천안함이 북한어뢰에 의한 기습폭침이라는 결론에 개인적으로 대단히 희의적이라는 점을 우선 밝혀둡니다
그 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국제정치학적 이유.
당시 북한은 남한의 포용정책에 힘입어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었고,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자신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남한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들 부시의 2기 대북정책은 럼스펠드 등 대북강경파(소위 네오콘)가 퇴장하고 콘돌리자 라이스를 중심으로 하는 유화파가 득세하여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에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북한이 그 토록 원했던 북핵문제의 포괄적 일괄타결(소위 페리 프로세스협상의 재개)가 임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그토록 소원했던 경제난 해결이 일거에 해결될 상황에서, 어이없게도 천안함을 어뢰로 기습 침몰시킬 정도로 바보인가?.........
당시 천안함 소식을 들은 저같은 사람들은 마지 쇠몽둥이로 한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북한이 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마찬 가지죠. 한반도 전문가인 '도날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같은 사람들도 지금도 이것을 북한의 소행으로 믿지 않은 이유는 북한에게는 그런 짓을 할 이유와 이익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북한에게는 범죄의 동기가 없다는 이야깁니다.
2. 국내정치적 이유.
처음 이 사고를 접한 이명박은 그 유명한 '내가 배 좀 만들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하면서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말합니다만, 한찹 뒤에 갑자기 표변해서 북한의 소행으로 대대적으로 몰아가면서 임박한 64지방선거에 이슈화를 획책합니다. 말하지 않더라도 촛불시위이후에 궁지에 몰린 mb정부가 천안함으로 정권의 중간평가가 될 중대선거를 앞두고 천안함침몰을 호재로 삼어 여론의 반전을 꾀했다는 정황은 자명합니다. 물론 이 시도는 역풍을 맞아 보기좋게 선거에 패배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겁니다. 당시 남한정부에게는 국내정치적으로 이것을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야 할 충분한 이유와 정치적 이익이 있었다는 거죠.
3. 선체에 남은 증거.
우선 당시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파로 인해 천안함 선저에서 모종의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는 점은 대체적으로 전문가들 사이에 동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겁니다.
1번어뢰에 써있는 글씨의 솔벤트블루 안료가 공산권에서 쓰는 안료라는 희한한 개드립을 믿을수도 없거니와(이것은 사실 국산 모나미 매직펜에 쓰이는 안료였음) 더 나아가서 사고후 한달도 안되어 인양한 어뢰가 3년은 물속에서 부식된듯한 상태라니.... 그리고 거기에서 검출된 수화물이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퇴적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 등등, (이것이 북한어뢰라고 북한 팜플렛을 들고서 국방부가 브리핑을 하다가 영국의 아마추어 밀메에게 설게도와 어뢰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논박되던 망신살은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1번어뢰가 직접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증거라는 인과성이 거의 입증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30m 남짓의 백령도 인근 천해를 예정에도 없이 30노트 가까이 고속항해하던 천안함을(잠수함에 탑재된 소나 탐지도 엄청나게 제한되어 무조건 천안함에 발각되지 않고 근거리에 접근해야만 되는 상황에서), 당시에 실전배치되었는지는 고사하고 존재조차 불분명했던 150톤급 남짓인 저속의 연어급 잠수정이(도대체 함내부에 적재공간도 없어서 외부에 추가어뢰팩을 장착해야만 한다는 수준), 위치를 어떻게 알고 천안함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또 그 멍텅구리 어뢰로 고속항해중인 목표를 명중 시켰다는 것을 믿을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왜 현장의 아군함은 뜬금없이 새때를 향해서 발포를 했을까요? 아마도 이것은 현장의 어느 누구도 이것이 사고인지 기습인지 조차 판별할 수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남한정부는 현장에서 범죄자를 목격하거나 꼬리를 잡은 바가 없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남한측의 주장과는 달리, 이 사건은 북한이 했다는 직접증거는 사실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겁니다.
4. 1차 러시아 보고서와 안수명 박사의 보고서.
주목할 점은 당시에 보도된 '1차러시아측 보고서'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선체의 파단면을 관찰한 러시아 전문가는 이는 어뢰에 의한 파괴가 아니며 '전형적인 기뢰에 의한 폭발흔적'이라고 단언했다고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보고서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언론보도로만 전파되었지만 말입니다. 또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안수명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천안함 특조위의 공식보고서는 매질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계산의 오류였음을 지적합니다. 그에 따르면 폭발은 특조위의 계산보다 폭발은 훨씬 더 함저에 가까이에서 있었으며 탄두의 무게는 약 150kg정도(특조위 공식보고서는 650kg)라고 합니다. 이 보고서를 따른다면 폭발원인은 한가지 가능성으로 수렴합니다. 과거 70년대 백령도 방어를 위해 설치했다가 그 지역에 무단 폐기했던 아군의 기뢰무게가 바로 150kg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점은 1차 러시아 보고서와 안수명박사의 연구가 아군의 기뢰폭발에 의한 천안함 폭침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겁니다.
5. 결론
이상의 이유로 북한의 기습공격에 의한 천안함 폭침보다는 아군의 무단폐기된 기뢰에 의한 사고에 의한 폭침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쪽으로 저의 추론은 끝납니다.
6. 사족.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이상의 제 추론에는 한가지 약점이 존재합니다. 당시 기뢰를 폐기할때 불능화작업(뇌관제거)을 거쳤다고 보도되었는데, 뇌관없는 어뢰가 어떻게 폭발했냐는 것은 현재로서는 저도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당시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백령도 근해에서 어민들이 기뢰로 추정되는 폭발을 수차에 걸쳐 목격했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내가 모르는 또다는 기폭의 메카니즘이 있는거 아닌가 추정할 뿐입니다.
프로펠라가 휘어진 방향이 추진방향에 역방향이며 그 추진축에 어망과 어구가 잔뜩 감겨져 있는 천안함을 보면서, 최초에 천안함은 암초나 바위에 좌초가 되고 이를 빠져나오기 의해 프로펠라를 역회전시키는 상황에서 폐 그물과 어구가 추진축에 감기면서 해저에 있던 아군의 무단폐기된 기뢰가 같이 딸려오면서 재수없게 폭발사고가 난거 아닌가.... 이런 추리가 듭니다만, 이를 확인 할 증거가 없습니다. 이 사족부분은 순전한 제 추측입니다.
이 글에 대해 반론이나 반증을 제시하신다면 환영합니다. 근거와 팩트가 정확하다면 얼마든지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