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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206510
    작성자 : 숲고양이
    추천 : 6
    조회수 : 562
    IP : 112.167.***.44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1/09/14 09:20:55
    http://todayhumor.com/?gomin_206510 모바일
    [♬] 오유에는 관심병자가 많네요.


    Raidohead - Creep



    저도 사실 관심병자에요.

    그런데 소설같은건 어... 음.. 쓴적이.. 있네요..

    잘...은 아니지만 오늘 다시보니 그럭저럭 호평을 받았네요 ;ㅅ;

    무튼 소설 두개는 제쳐두고.

    사는 얘기 써가면, 힘내라는 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술한잔 사주신다는분들도 계시고..
    (진짜 사주실건가요 ㅠㅠ)

    그래서 또 관심병이 도져서 장문의 글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나이 스물 한살.
    만으로는 열 아홉.
    아직 생일도 채 지나지 않은 어리숙한 청년.

    1991년 12월 6일.
    겨울 새벽아침 택시안에서, 한 아이가 나오려 합니다.
    그리고 군포의 한 병원에서.
    크진 않지만 주변을 울릴정도의 울음을, 마치 이 세상에 던져진게 원망스러운듯한 울음을 쏟아내며.
    한 아이가 태어납니다.

    세살까지의 이름은 김 가람.
    그렇지만 할아버지께서 구슬처럼 둥글게 살라며 지어주신 호적에, 등본에 올라간 이름.

    김 진옥.
    金 眞玉.

    아직도 사진첩, 저의 아기때 모습 아래에는 '웃고있는 가람이' 라는 메모가 적혀있습니다.

    여섯살 끝무렵, 일곱살 초.
    어린나이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붉은색 스티커.

    어머니의 고향으로의 귀향.

    강원도 양구.

    자동차가 많고 사람이 많았던 수원 화성에서 지내던 아이는 자동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없는 한적한 이곳이..
    너무나 낯설고, 신기했습니다.

    처음 2년. 이모댁에 얹혀살았던 설움.
    냉장고에 어머니가 사다 놓으신 과자.
    그 과자를 자기네 냉장고에 있다며, 그러니 자기 허락을 받고 먹으라며 저를 힘으로 찍어 누르던 친척동생.

    어린 마음에 느꼈던 설움.
    얹혀사는 설움을 그 어린 아이가.

    그리고 아는이 하나 없는 초등학교 생활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소위 말하는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뭘 잘못했는지도 몰랐고, 지금 생각해도 그저 유치원부터 친했던 아이들 사이에 끼어들지 못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는, 드디어 우리 집에 다시 살 수 있게 됩니다.
    양구에서도 외진 곳에 있던.
    화장실은 밖으로나 나가야 대변을 볼 수 있고, 시골집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빠지면 큰일나는!
    그런 화장실.

    그렇지만, 아이는 더이상 설움없이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합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버지의 사고.
    춘천까지 나가 용역을, 공사판을 전전하던 아버지가 추락.
    그리고 신체장애 판정.

    아버지가 없는 집은 너무도 춥고, 어두웠습니다.

    아버지가 해주시던 된장찌개, 김치볶음밥.
    두달여간의 병원생활로 인한 어머니의.. 요즘말로는 투잡이죠.
    낮에는 회사 경리일을, 밤에는 식당잡일을.

    어린 아이는 그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아. 엄마 오늘도 아침에 잠깐 들어오셔서 밥만 해주시고 가네.

    동생이랑 놀고, 밥 챙겨줘야지.

    하나 있는 남동생.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목에 칼이 들어온대도 내줄 수 없는 내 소중한 동생.

    동생과 양구 이곳저곳을 쏘다니는것이 그렇게도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집세를 내기도 힘들었는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다시 얹혀살게 됩니다.

    다시 시작된 설움의 시간.
    힘으로도 이길 수 없었고, 공간으로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이모댁에 살며 수많은 설움과, 학교에서의 따돌림은 어느새 더 확대되어있었습니다.

    그저 어릴때부터 친하지 않아서..

    그렇지만 나름대로 깨닳은 아이는, 비굴하지만 무슨일이 생겨도 미안하다며, 잘못했다며 빌며..
    요즘 아이들 말을 빌리자면 빵셔틀노릇도 하고, 잘못한것도 없는데 맞아가며.

    적응을 합니다.

    그러다가 친구도 생겼고요.
    지금은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도 안나는. 거의 10년지기 친구가 세명이 있습니다.

    그렇게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됩니다.

    중학교 시절, 3년이나 저의 담임을 맡아주시면서 방과후에 대화처럼 상담도 해주시고, 학교생활 힘든것은 없는지 엄마처럼 자상하게 대해주셨던 임 미영 선생님.

    결혼하셨다고 소식을 들었는데.
    연락도 못드려 죄송해요.
    저 아직 자다가 전화받고 너무 반가운 마음에 '엄마' 라고 불렀던거 잊지 못해요.

    그리고 꿈을 찾게된 고등학교.

    고등학교 1학년, 서울로 돈벌러 가신 아버지의 소식이 끊기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며, 집안이 힘들다는 사실을, 집 곳곳에 붙어있던 빨간 스티커의 의미를 알게된 소년은.
    아르바이트란것을 시작합니다.


    패스트푸드점.
    그 맛있어보이던 햄버거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돈도 받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

    고3 막바지에는 돈을 모아 말레이시아로 한달동안 어학연수를 친구들과 학교의 지원을 받아 다녀온것이.
    나름 소년의 자랑거리입니다.

    이젠 아이가 아니라 소년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키가 큰 아이는 소년이 되어 꿈의 계기를 맞이합니다.

    풀빵엄마.
    어째서인지 돌아가신 풀빵엄마보다는, 남겨질 아이들에대한 동정으로 몇일이나 우울하게, 눈물을 쏟으며 소년은 곰곰히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생각한것이 아이들에 대한 직업을 꿈으로 갖자!.

    소년은 생각합니다.
    우선 무엇부터 해야할까.

    그러다가 접한 미혼모 관련의 다큐.
    고아.

    그에대한 사회적 편견.

    고아는 모두 더럽다. 바보같다. 장애가 있다.

    사회적 시선을 바꾸고싶다.
    내가 고아원을 차려서, 자체적으로 교육도 하며, 사회에 멋지게 성장시켜 내보내자.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고, 그 사랑을 동생뻘 되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을 만들자.

    이게 제 현재 목표입니다.

    유아교육과에 진학했고요.
    아마 졸업후엔 유아복지, 사회복지쪽으로 야간이던, 어떤식으로든 배움을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꿈을 향한 공부도.

    돈이 없으면 힘들더이다.

    소년은 이젠 청년이 되어 대학교에 입학합니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그럭저럭 맞는 대학, 유아교육과에 진학합니다.

    시작된 학교생활, 여름방학에는, 나름 경험을 쌓고자 멘토링알바와 유치원 교육봉사활동을 병행합니다.
    겨울방학에는, 어찌어찌 아버지와 연락이 닿아, 아버지가 다니고 계신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여 노트북을 장만합니다.

    그동안 친구의 눈치를 보며 했던 과제들.
    친구의 노트북으로 잠깐 메신저를 나누었더니 '너는 매일 노닥거리기나 하냐' 라는 핀잔을 들었던 일.

    그간의 돈이 없어 내 컴퓨터 라는것이 없었던 청년은 자신의 노트북을 보고는 왈칵. 눈물을 쏟아버립니다.

    그리고 2학년을 맞이하고.
    학기초부터 마음에 품어오던 아이에게 퇴짜를 맞고.
    (기억나는건 이것밖에 없네요. 나름 상처여서 그런가..)

    다시 맞은 여름방학, 어린이집과 호프집이라는 두가지의 일을 병행합니다.

    그리고 2학기가 되어, 자취를 하며.
    낮에는 강의, 새벽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며.
    이렇게 아침에 잠이 오지 않아.

    오유에 글이나 올리고 있는.

    이 청년은.

    다른이들과 마찬가지로 관심병을 앓고 있습니다.

    나를 알아줘요.
    나를 동정해줘요.
    나와 공감해줘요.

    물론 이 청년은 그게 옳지 않다는것도.
    이 방법이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나마, 몇자 적고나면, 마음이 편해질까.
    힘들었던것이 조금은 후련해질까. 하고...

    항상 너보다 힘든사람 있다 힘내라. 라는 말을 들어온 청년은.

    자신보다 힘든사람을 찾는일에도 이골이 나고, 지칩니다.
    남이 아픈것을 이해는 할 수 있어도 공감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합니다.

    이렇게, 청년은..
    서러운 마음을 추스리고..

    오늘도 강의를 들으러 나갈 준비를 합니다.

    평소와 다른것은.
    그저, 이렇게 몇자 적어 글을 남기고 있다는것.
    숲고양이의 꼬릿말입니다

    요술토끼님이 그려주셨어요 '-' 데헷

    요술토끼님이 그려주셨어요 '-' 데헷


    엠보싱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으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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